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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은 전국적으로 약 70여 만 가구지만 각 시· 군마다 거래되는 빈집은 3~5% 내외이며 그중 매매는 약 60~70%, 나머지는 임대 및 무상 임대 형태다. 거래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시골분들이 빈집일지라도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빈집 거래를 돕고 있다.
어디서 알아보지?
귀농귀촌센터 종합센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www.returnfarm.com).
각 지역 귀농귀촌 담당자들이 1년, 분기별, 혹은 상하반기 등으로 기간을 정해 빈집을 조사하고 구매 희망자와 소유자의 연락을 돕는다. 각 지자체 정보가 한데 모여 있어 원하는 지역을 설정하면 빈집 현황이나 시세 리스트가 뜬다. 여기서는 정보만 보여주기 때문에 연락처를 보고 직접 전화를 해야 한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고자 하는 지역의 지원프로그램이나 홈페이지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자. 각 지자체 빈집정보담당자에게 해당 지역 매물의 거래와 매매 시세를 문의할 수 있다. 다음은 무조건 발품이다. 경험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발품을 팔아야 좋은 집이 나온다’는 것.
사회적 기업이나 온라인 사이트
민들레코하우징(www.cohousing.or.kr)의 농어촌 빈집찾기 프로젝트에서는 약 20~30여 개 시·군의 빈집과 대지 등을 조사해 현장답사 및 귀농투어를 진행한다(부동산을 제외하고 지자체나 사회적 기업은 알선까지만). 검색창에 ‘빈집’ ‘농가리모델링’ ‘귀농귀촌’을 검색하면 다양한 사이트들이 나온다.
렛츠고시골(www.letsgosigol.com), 온라인 카페 지성 아빠의 나눔세상(cafe.naver.com/kimyoooo), 귀농귀촌 전원생활 집짓기(cafe.naver.com/makeho) 등이 있다.
구입부터 개조까지의 가격은?
매매는 공시지가의 3~5배 수준(격차율)이면 바람직하지만 이는 참고 정도로 한다. 보통 매매는 1~2억에서 4~5억 선, 임대는 1천만원부터 4~5천만원까지가 평균이다. 개조나 비용은 지역, 위치는 물론 계절, 주택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 평균적으로 1천만원에서 7~8천만원 정도다.
정부 혜택이나 지원이 있나?
도시민이 농촌 빈집을 구입할 경우 농촌 주택 구입이 되므로 1가구 2주택이어도 기존 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세는 비과세가 된다(해당 지역 세무서 확인 필요). 또 지자체마다 빈집 수리비 보조금을 지원한다.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철거비 50만원, 개조비 5백만원 정도(구매, 임대 모두)다. 빈집 보조금은 사전에 공사를 마치고 견적서를 시나 군에 제출하는 형식이다. 다만 임대의 경우 개조해놓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위약금과 이사비를 주고 나가라는 식의 악덕 주인들도 있다니 조심해야 한다.
미리 체험도 가능하다고?
정부 지원 빈집 개조 프로그램 ‘귀농인의 집’이 있다. 지자체에서 농림부 지원을 받아 빈집 개조 조성을 한 후 신청인을 받는 형태로, 하루부터 1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월 사용료는 10만원 정도. 작년까지 전국에 300가구 정도가 있었다. 올해 전국적으로 재편성된다.
빈집 사기 전 확인할 것
• 부지가 대지인지, 무허가는 아닌지?
대지가 아닌 농지에 지어져 있거나 무허가로 지어진 경우 등 확인
• 지적도와 현황 도로 확인 필요
지적도는 유실이나 도로 유입 등으로 달라졌을 수 있고 현황 도로는 타인의 땅을 무단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땅 주인과 건물 주인이 같은지(지상권), 주변에 축사나 고압선, 혐오시설은 없는지
• 집 내부 확인
지붕의 용마루선, 기둥(이 둘은 개조 시 첫 단추이자 이후 작업을 좌우하는 큰 요소), 벽, 난방 종류와 수도, 전기, 화장실 상태 등
• 토지이용계획,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불확실하다면 계약서상에 의심 부분을 기재한다 (인터넷( www.minwon.go.kr)으로도 열람 가능)
• 등기부등본, 건물 용도와 정확한 면적, 저당권 및 기타 권리 설정 여부
건물 수리 허가가 필요한 지역은 아닌지?
전남 화순의 목조주택 이택균, 임경혜 부부네
부부는 여러 차례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40~50대 부부들이 전원생활을 즐기며 생활하는 것을 보고, 나이 들면 귀촌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꽃꽂이 강사였던 아내는 지인의 추천으로 빈집 찾기를 시작했고 섬유업을 하던 남편과 함께 6년 전 전남 화순에서 제2의 인생을 꾸렸다. “전원생활을 결심한 건 50대 초반부터였죠. 이곳을 사기 전 두 차례 정도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처음엔 부지가 너무 낮아서 물에 잠겼고, 두 번째 집은 계약까지 했는데 무산됐죠.” 부부는 발품은 물론 공인중개사,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정보를 얻었다. 그러던 중 10년도 넘게 비었던 낡은 목조 주택을 만났다. 뒤쪽이 대밭이었던 집은 무성한 대나무들이 지붕까지 뚫고 들어와 있었다. “주변에서는 헐고 신축하자고 했죠. 그런데 왠지 전 잘 살려서 고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집 본채와 안채, 그리고 창고까지 포함한 부지는 2천여 평. 2006년부터 토목 공사를 시작해 2008년 5개월여에 걸쳐 25평의 집 개조 작업으로 이어졌다.
개조를 위해 돌은 25톤짜리 트럭으로 60대, 흙은 120대가 들어왔다. 흙은 남편이 가장 신경 쓴 부분. 평생 쓰고 만지고 닿기 때문이다. 집의 앞마루에 붙어 있던 창문을 뗀 것을 제외하면 집의 구조는 거의 그대로 살렸다. 특히 온돌방은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곳. 아파트의 온돌바닥과는 비교할 수 없이 따뜻하다. 다만 목조건물이라 시간이 흘러 문틀에 조금씩 뒤틀림이 생긴다고. 기존의 건물 특성을 그만큼 잘 파악해야 한다. 집을 둘러싼 부지는 봄이 되면 온통 꽃밭으로 변한다. ‘2월부터는 제초 작업도 해야 한다’는 아내의 얼굴은 벌써부터 들떠 보였다. 작년에는 창고를 다시 고쳐 작은 찻집까지 마련했다. “이 나이에 돈을 벌자는 생각은 없어요. 자연과 함께하고 또 이곳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 한다는 게 중요하죠.” 나중에는 큰 본채를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하고 싶다. 자신들이 가진 것을 더 나누고 활용하고 싶어서다. 그리고 원래 바람대로 이곳을 자녀들에게 물려주 싶다고. “딸이 나중에 여기서 산다고 하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택균, 임경혜 부부의 Tip
- 1.50대가 넘어 움직인다면 주변에 병원이나 은행 등 편의 시설이 갖춰진 지역이 좋다.
- 2.그곳에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한다(건물마다 용도가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할 것). 용도에 따라 지을 때 정화조나 전기 설비 등이 달라진다.
- 3.건물 특성(흙집인지 목조인지 등)을 먼저 파악한다. 개조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 4.가능하면 바닥, 창문, 기둥 등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따로따로 시공받는 쪽을 추천한다.
- 5.‘문의 뒤틀림 수리’ ‘바닥 장판의 곰팡이 제거’ 등 처음부터 내용을 구체적으로 나눠야 경비가 절감된다.
- 6.가장 신경 써야 할 건 지붕이다. 살아보니 단열이 가장 중요하더라. 전원생활은 겨울이 6개월이라고 보면 된다.
- 7.옛집이나 빈집들은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붙박이장보다는 농이나 이동식 서랍장 등이 낫다.
시골집 개조로 책까지 낸 서천농가 흙집 오미숙 씨네
어린 시절 놀러 갔던 할머니댁의 한옥과 마당을 잊지 못해 시골행을 결심했다. “땅을 보러 다니다보니 집을 짓는 건 비용도 많이 나올 테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차라리 빈집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녀는 거의 매일 인터넷으로 빈집을 물색하고 주말마다 그곳을 찾아갔다. 발품은 3년간 계속됐다(빈집을 구할 때는 반드시 직접 가봐야 한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으로 찾은 충청도 서천에서 그녀는 자신이 원하던 20평짜리 한옥 빈집을 찾을 수 있었다. 창고와 별채를 포함한 1백여 평의 부지였다. 대나무 언덕의 탁 트인 전경에 아궁이가 있는 정겨운 공간은 그녀를 다시 꿈꾸게 했다. 인테리어 일을 하는 그녀는 잘 모르는 인근 업체보다 서울에 아는 업체를 불렀다. 공사 날짜는 곧 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 집은 황토벽으로 이루어진 흙집이었기에 묵은때와 부식물 제거에 손이 많이 갔다.
주방과 안방, 창고에는 창문을 더 냈는데(옛집은 보통 문이 창문 역할을 한다) 주방과 안방의 창문은 벽 중간을 가로지르는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살린 독특한 모양이 되었다. 천장의 서까래도 그대로 노출시켜 시원하게 보이도록 했고, 내부 흙벽은 한지로 도배해서 한기를 막았다. 벽장이 있는 집이어서 그대로 살려 쓰니 수납도 한결 쉬워졌다. 그렇게 한 달여에 걸쳐 방 4개에 욕실 1개(그녀는 창고를 욕실로 개조했다)의 집, 장독대와 데크까지 하나둘씩 완성되어갔다. 그녀는 이 집을 주말 주택처럼 이용한다. “특히 신경 쓴 곳 중 하나가 부엌이에요. 신식으로 개조했지만 아궁이는 그대로 살렸죠.” 친구들과 동네 지인들로 북적거리는 부엌 한 켠에 선 모습은 이제 영락없는 자연인, 포근한 시골 인심 나는 여인네였다. 그녀는 현재 자신과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에 더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미숙 씨의 Tip
- 1.강원도나 경상도, 전라도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좋은 곳이 많지만 서울에서 너무 멀다면 경기도(용인이나 이천 등) 지역을 추천한다.
- 2.귀농을 생각하면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하는 농촌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본다. 정보, 인맥 쌓기에 좋다.
- 3.빈집 개조는 견적이 확실히 안 나온다. 의외의 수리, 개조비가 더 들기 때문에 경비가 초과되는 일은 다반사다. 초과 견적까지 어느 정도 짜놓는 편이 좋다.
- 4.골격만 남기고 수리하는 경우가 많아 일단 주춧돌이나 기둥이 잘 서 있는지를 체크한다. 설비와 미장 시에는 방수를 꼼꼼히 체크한다.
- 5.기존 농가에 많은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는 절차가 따로 있으니 업체나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 일반 지붕에 비해 철거비가 2배가량 비싸다.
- 6.처음부터 다 고치겠다고 생각하지 말 것. 흙집이나 목조나 자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살면서 손보고 보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