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창업- 반찬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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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를 하다 보니, 집에서 요리할 시간이 언제나 부족해요. 그런데 어느 날 동네에 반찬가게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남편과 함께 가게에 들러 주인에게 요모조모 물어보면서 이것저것 맛도 보고, 반찬을 삽니다. 마치 주방에서 저희가 직접 조리하는 것 같은 느낌이죠.” (신혼부부 K 씨)

“집에서 약간 멀다는 것 말고는 만족스러워요. 입에 맞는 반찬을 사기 위해서는 할 수 없죠. 가끔은 주인아주머니께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해요. 집에서 친구들이 모일 때는 미리 주문해 준비하기도 하죠.” (독신 남성 X 씨)

“반찬가게는 여기저기 있죠. 그렇지만 제대로 내 마음에 드는 반찬가게는 찾기가 쉽지 않아요.”(가정주부 13년 차 F 씨)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현실. 여러 음식 재료를 사서 준비하는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소가족이라서 남은 음식을 처리하기 곤란한 경우도 많다. 게다가 가정주부들이 일상에서 겪는 큰 스트레스 중 하나가 바로‘오늘은 또 무슨 반찬을 해야 하나’다. 이런 불편 때문에 많은 사람이 반찬가게를 찾는다. 그럼 반찬가게가 이용자에게만 매력적일까? 아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반찬가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첫째,시장의 경쟁자가 많지 않다. 당장 동네만 나가 보아도, 편의점과 치킨집, 빵집이 온 거리를 점령하고 있지만, 반찬가게는 그렇지 않다. 알게 모르게 조금씩 늘어 있다곤 해도 아직은 선점해서 자리 잡는 쪽이 임자다.
둘째,반찬은 여성들만 하는 것이란 편견을 버려라. 오히려 잘되는 가게를 보면 남성이 운영하는 곳도 많다. 요리 솜씨? 배우면 누구나 가능할뿐더러, 이제 아내와 동업자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마저도 싫다면 완제품 반찬을 공급해주는 프랜차이즈 반찬가게도 많다.
셋째,반찬은 비수기가 없다. 반찬은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생활필수품이니까. 따라서 내 노력과 능력만 갖춘다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점포 투자 비용도 운영 방식과 노하우에 따라 꽤나 저렴한 편이다.

자, 어떠한가? 우리 동네에서 제법 먹을 만한 반찬을 만드는 반찬가게가 있는지 찾아보자. 제대로 갖춘 반찬가게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직접 반찬가게를 차려보는 건 어떨까? 지금 한창 영업 중인 반찬가게 네 곳을 찾아가 며느리도 모른다는 그들의 영업 비결을 들어보았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오레시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오레시피(5개월 차)

투자액약 1억원(프랜차이즈 10평. 프랜차이즈 가맹비와 시설비, 인테리어까지 4500만원 정도, 임대료와 권리금 등 기타 비용 약 5500만원)
월 순수익500만원(로열티 20만원, 계절에 따라 매출이 다르지만 여름엔 좀 더 잘된다)
왜 반찬가게인가?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보던 중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일이 반찬가게밖에 없더라.

개인이 하는 반찬가게는 요리하는 사람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오레시피는 일정한 비율로 만든 양념이 본사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원재료가 아주 다르지 않는 이상 맛이 일정하다. 물론, 주인의 요리 솜씨가 좋으면 더 좋다. 그리고 프랜차이즈에서 중요한 건 본사 지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싱싱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물류 차량 지원도 잘되고, 물건에 하자가 있다거나 음식에 대한 고객 클레임이 있으면 본사의 슈퍼바이저와 상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본사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가게 반찬이 맛있다는 인식만 생긴다면, 유부초밥이나 죽, 김밥 같은 메뉴를 판매해도 잘 팔린다. 본사도 가게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메뉴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편이다.

+ 본사에서 조리된 제품을 받아서 판매해도 되지만, 손님의 요구에 따라 추가로 직접 만들어서 판매해도 된다. 남은 반찬은 직원들이 가져가거나, 저녁 손님들께 서비스로 제공한다.
+ 반찬가게를 하려면 연령대가 20대~40대 주부가 많이 거주하고, 최소 2000세대 이상 되는 아파트 단지 쪽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데일리 반찬가게

서울 송파구 잠실동
데일리 반찬가게(10년 차)

투자액약 3억원 (개인 매장 30평. 요리사 10명 포함해 직원만 총 15명이다. 반찬가게계의‘마트’인 셈)
월 순수익1000만원(프랜차이즈까지 생각하고 있다)
왜 반찬가게인가?어머니가 반찬가게에서 일하다가 가게를 인수하셨다. 어머니 일을 돕기 위해 시작했으나 점차 오기가 생기고 제대로 반찬가게를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파트 지하 상가에서 운영하던 반찬가게는 현상 유지를 하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1년 전 1층 대로변으로 가게를 옮겨 매장 크기도 넓히면서 데일리 반찬가게’란 이름으로 변경했다. 가게 운영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우선 좋은 재료다. 그래서 매일 새벽, 가락시장으로 출근했다. 그다음은 반찬의 가짓수다. 손님이 다양하게 고를 수 있는 메뉴가 필요하다. 그래서 개인 매장이지만 프랜차이즈 못지않게 100여 가지 반찬을 구비하고 있다. 그리고 음식점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든다. 쉽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 어느 반찬가게나 가장 힘든 점은 재고관리다. 그날 만든 반찬이 얼마나 팔릴지 감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영업을 하다 보면 나름대로 감을 잡을 수 있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등 고객들이 외출하기 힘든 날과 외식을 주로 하는 빨간 날은 재고가 많이 남는 편이다.
+ 음식을 잘 만든다고 잘 팔리는 건 아니다. 그래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최소한 1명은 있는 것이 좋다. 음식을 잘한다면 그 음식이 잘 팔리게 도와줄 영업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고, 판매를 잘할 것 같으면 음식을 잘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다. 영업과 맛, 이 두 가지가 잘 맞아야 한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 푸르맘찬

인천 계양구 계산동
푸르맘찬(1개월 차)

투자액약 1억원(프랜차이즈 15평. 현재 푸르맘찬은 30호점까지 가맹비와 교육비가 무료다. 31호점부터는 500만원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할 예정)
월 순수익500만원(로열티 20만원. 1개월 차라서 연 평균치로 볼 수는 없다)
왜 반찬가게인가?사람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다가 반찬가게를 권유받아 알아보던 중 프랜차이즈 반찬가게를 알게 되었다. 아직 시작 단계인 본사의 전폭적 지원이 좋아서 선택했다.

프랜차이즈라 해도 개인 점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본사에서도 우리가 직접 만들기 힘든 완제품, 좋은 양념과 재료를 제공하지만, 본사에서 정한 가이드라인만 지키면, 그보다 더 좋은 재료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점포 콘셉트도 친환경, 유기농이고 손님들 중에서 아토피 환자, 암 환자 같은 분들도 있어서 특히 좋은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우리 가게에서는 반찬 외에도 올리브협동조합의 유기농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데,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기본적으로 건강하고 좋은 반찬을 드시려는 분들이라서 유기농 상품과의 시너지도 좋은 편이다. 예를 들어 아이 반찬으로 달걀말이를 사러 왔다가, 남편에게 먹일 도라지즙도 사 가는 식이다.

+ 반찬가게는 입소문이 중요하다. 아이 엄마들이 모여서 식사하다가‘이 집 반찬이 맛있다’라는 얘기가 오가면서 우리 가게를 소개받게 된다.
+ 제사 음식이나 야유회 음식 등 단체 주문이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한 준비도 잘되어 있어야 한다.

성남 중원구 여수동 리쿡54

성남 중원구 여수동
리쿡54(3년 차)

투자액약 4000만원(개인 매장 8평. 인테리어를 직접 해서 비용을 절약, 현재 장소로 옮겨 가게를 확장하면서 보증금 외 추가 비용 2000만원 지출)
월 순수익500만원(마진율은 매출의 30% 선)
왜 반찬가게인가?가게 이름이 리쿡54인 이유는 조리원에서 근무하시던 어머니가 54세일 때 가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아버지도 은퇴하실 나이라서 가족이 함께 반찬가게를 열게 되었다.

우리 가게에서 반찬을 사 먹은 손님이 10년 후에도 자기 아이를 데리고 다시 사러 오는 믿을 만한 수제 반찬가게로 만드는 중이다. 시작은 매장 판매와 요즘 트렌드인 배달, 두 축으로 했다. 병원이나 미용실 등에 고정적으로 배달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반찬가게이지만 쿠폰도 만들고, 깔끔한 용기에 로고도 만들어서 마치 커피 전문점을 경영하는 느낌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가게를 확장하면서 그동안 직접 만들지 못했던 장류도 담가서 거의 모든 종류를 국산 제품으로 직접 만든다. 그 대신 전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매장 안에서 우리가 만든 반찬으로 백반을 판매해 식사를 원하는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 재료에 대해서 타협하지 마라. 어머니가 반찬가게를 차리기 위해 다른 반찬가게 두 곳에서 일을 하셨는데, 그곳에선 자기네 반찬을 자기들이 먹지 않는다더라. 자기도 안 먹는 음식을 어떻게 손님에게 팔 수 있나?
+ 지역마다 손님이 원하는 적절한 음식의 간이 다를 수 있다. 반찬가게를 하려는 지역에서 손님들에게‘간 테스트’를 미리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정도는 알고 반찬가게를 논하라

 

1 맛있게 만든 반찬이라고 모두 판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법령에 정한 식품군에 한해서만 판매가 가능하니, 개인 점포를 운영할 생각이라면, 창업 전에 미리 확인하자. 사실상 웬만한 반찬은 거의 다 법령에 등록되어 있긴 하다.


2 직접 만든 반찬이 기준이나 규격에 맞는지 등을 잘 모르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반찬가게를 창업하려면‘식품위생법’에서 관련 사항을 잘 체크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는 영업 신고증은 업소 안에 보관해야 하며, 손님이 보기 쉬운 곳에 가격표를 붙여야 한다. 제조 및 가공한 식품을 영업장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하거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판매해서는 안 된다.


3 당연히 반찬가게도 식품위생 교육이 필수다. 창업 전후로 식품위생에 관한 교육을 8시간 받아야 하고, 매년 3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만약 매년 시행되는 위생 교육을 받지 않으면 주인에게는 20만원, 종업원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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