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조언 - 새해맞이 관계학

기사 요약글

어차피 사람이 다 가질 수는 없다.

기사 내용

인간관계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자신의 모든 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길 바라며 아등바등 스스로를 옭아매고 속박하기 때문이다. 포기할 건 포기하면 편하다. 정리할 건 정리하면 편하다. 집도 정리된 집이 살기 편하듯, 인간관계도 정리할 수 있다. ‘이제 와서 무슨 그런 일까지 하냐고’ ‘새로운 관계 맺기가 피곤하다고’ ‘나는 노력하고 싶지 않다고’ 지금의 상태에 안주하지 말자. 관계 맺기라는 게 꼭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만 가능한 건 아니다. 지금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를 다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친구’인 줄 알았던 ‘적’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의 관계 지도를 그려보자

나의 VIP

30년 지기? 무조건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고 전부 나의 ‘VIP’는 아니다. 혈연관계라고 다 가족이 아니듯, 나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진짜’ 가족, 그리고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절친한 친구들, 또는 내가 살아가면서 닮고 싶은 인생의 롤 모델 같은 사람들처럼 VIP를 정할 때에는 특별한 자기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VIP가 괜히 VIP는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정성을 쏟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100명의 새 친구를 만드는 동안 소중한 1명은 남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VIP는 10명에서 30명 사이로, 적어도 매월 한 번씩은 연락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구성하는 게 좋다.
+ 더해서 ‘나중에 밥 한 번 먹자’ 같은 뻔한 문자는 관계의 질을 떨어뜨린다. VIP는 만나야 할 때가 아니라 만나고 싶을 때 만나는 관계가 좋다. 휴대폰을 열고 ‘내 장례식에 초대할 사람’ 명단을 만들자. 그들과 주고받았던 문자, 선물을 정리하다 보면, 누가 나에게 정말 VIP인지 알게 된다.

중요한 이방인

맛집을 찾을 때, 또는 지인의 생일 선물을 살 때, 가전제품을 바꿀 때 누구에게 정보를 얻는가? 내 주변 사람들 중 자주 만나거나 깊은 속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가볍게 담화를 나누는 게 껄끄럽지 않은 사람들이 나의 ‘중요한 이방인’이다. 중요한 이방인의 경우 간단한 부탁이나 도움은 서로 쉽게 주고받을 정도의 친밀감은 있지만, 경조사에 부를지 말지 고민이 된다면 온전히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긴 애매하다. 즉,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다 죽이 맞아서 가끔 따로 본다거나 SNS나 인터넷 카페에서 친해진 사이처럼 말이다.
+ 더해서중요한 이방인은 ‘불’이라고 생각하자. 춥지 않을 정도로 가깝게, 타지 않을 정도로 멀게 말이다. 중요한 이방인은 친하다 해도 결국 이방인이다. 모든 관계가 원만해야 한다고 아등바등하지 마라.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준 것을 받은 것보다 크게 여긴다. 그래서 내가 배려한 만큼 배려 받기를 바라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만이 생겨 관계가 깨지는 법이다.

 

 

그냥 아는 사람

어쩌다 보니 우연한 기회에 안면은 텄다. 그런데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크게 엮일 일은 없다. 서로에게 필요할 때만 가끔 연락한다. 혹은 예전에는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만나지도 않고, 휴대폰 번호만 남아 있어 지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연락을 하기도 애매한 말 그대로 정말 그냥 ‘알기만 하는’ 사람들이다.
+ 더해서그냥 아는 사람들이란 이사 간 옛 동네의 중국집 연락처처럼 내 인맥에서 없어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다. 만약 내가 큰 노력 없이 인간관계를 확장하고 싶다면 가장 편하게 공략할 수 있는 상대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서 자주 가는 단골집의 주인이나 안면이 있는 택배 기사들에게 웃으면서 인사해보자. 어차피 별 부담도 없지 않은가?

 

비즈니스 관계자

사회생활을 하면서 공적으로 맺어진 관계에 있는 사람들.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은 대부분의 일 관계자들은 서로 사생활 얘기를 하기도 어렵고, 서로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경우도 드물다. 살다 보면 안부를 묻기도 하고 필요에 의해 친한 척할 수도 있지만, 일 관계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는 사람들.
+ 더해서퇴직을 해도 남은 인생이 아직 길다. 퇴직이 내 비즈니스의 끝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니 일 관계가 끝이 나도 새로운 일 관계로 이어질 최소한의 여지는 남겨두는 게 좋다. 그렇다고 은퇴까지 했는데 무작정 모든 비즈니스 관계자를 관리하기도 힘든 노릇. 내 비즈니스 인맥을 ‘중요도’에 따라 분류하고, 그가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인지, 노력을 해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인지, 좀처럼 만나기 힘든 사람인지 구분해놓으면 언제 누구를 만날지 정리가 된다.

 

빨대 같은 사람

불평만 하는 ‘투덜이 스머프’ 같은 사람, ‘음란마귀’에 씌어 음담패설만 늘어놓는 사람, 약속을 우습게 여기는 ‘나무 늘보’ 등 만날 때마다 내 시간과 돈, 에너지나 감정이 소모된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한 번 관계를 맺은 사람들을‘무 자르듯’ 잘라 낸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만나고 싶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내 인생의 ‘빨대’ 같은 존재들이 있기 마련이다.
+ 더해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란 말이 있다. 고르디우스 왕의 전차에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아무도 풀지 못하자 알렉산더 대왕이 단칼에 잘라버렸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말로,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과감한 행동으로 간단하게 해결한다는 뜻이다. 빨대 같은 사람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해결책 같은 걸 찾으려 애쓰지 마라. 포기하면 편하다. 그냥 그들의 연락처를 휴대폰에서 지워버려라. 혹시 무작정 연락처를 삭제해서 실수로 전화받는 게 부담스러우면 그들의 연락처를 휴대폰에서 ‘받지마’라고 저장하자.

 

 

나의 ‘관계 지도’ 읽는 법

VIP가 독보적으로 많다면?

너무 친한 사람만 만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때로는 아주 친밀한 사이보다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관계에서 더욱 부담 없이 내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이방인이 독보적으로 많다면?

중요한 이방인들과의 거리감이 당신을 지치게 할 수도 있다.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은 사람은 정리하고, 일부는 VIP로 등업을 해줘도 되지 않을까?

빨대 같은 사람이 독보적으로 많다면?

이제 그만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다. 그러다가 제명에 못 죽는다.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휴대폰 번호를 바꾸는 것.

그냥 아는 사람이 독보적으로 많다면?

정말 이런 경우가 있을까? 혹시 지금 당신은 은둔형 외톨이? 그게 아니면 대인기피증 환자? 뭐가 되었든 정말 당신이 이 경우라면 병원부터 먼저….

비즈니스 관계가 독보적으로 많다면?

일 중독자이거나 회사의 노예로 살고 있거나. 이제는 일에서 좀 벗어나 개인적인 시간을 통해서 자기 삶을 찾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