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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광고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뒤 영화 조감독을 거쳐 광고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TV CF가 한창 주목받던 시기라 다양한 광고를 찍으며 영상 기획, 연출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나갔지요.
이후 직접 프로덕션을 차려 10년 동안 CF 감독으로 살았어요. 그런데 나이 50이 넘자 일이 점점 줄기 시작했고, 어느덧 은퇴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잘나가던 CF 감독도 인생 2막의 문제는 피해 갈 수 없었군요.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위해선 새로운 일이 필요했지만, 무작정 아무 일이나 할 수는 없었어요. 대신 그동안 경험한 영역 안에서 일감을 찾기로 결심했지요. 그러다가 모 잡지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왔고,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 연출하는 데는 자신이 있어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원래 영상 관련 일을 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겠네요.
의외로 유튜브는 그리 만만한 영역이 아니었어요. 영상을 찍기만 하면 편집팀에서 편집하고 송출팀에서 영상을 방송에 내보내던 과거와 달리 영상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 채널 운영까지 모두 직접 해야 했거든요.
다행히 공부하는 만큼 실력이 늘었고 유튜브 채널에도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유튜브 세계에 눈을 뜨게 됐고, 이곳에서 2라운드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시니어 유튜버도 직접 발굴하셨다고요.
시니어 유튜버를 육성하기로 결심하고 반드시 지인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튜버는 철저히 개인을 드러내는 일이잖아요. 제가 그 사람을 잘 알아야 그가 보유한 콘텐츠가 유튜브와 맞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맨처음 연락한 사람이 충무로에서 화실을 운영하는 친구였어요. 그 친구에게는 ‘그림’이라는 소재가 있었고, 배우가 꿈이었던 터라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죠. 친구한테 유튜브를 하자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수락했어요.
첫 영상은 반응이 어땠나요?
둘이 같이 출연해서 대담하는 식으로 영상을 찍었는데, 영상을 올린 지 단 3일 만에 조회수가 1000회를 넘는가 하면 구독자 수도 300명 넘게 늘었죠.
영상 내용은 간단했어요. 우리는 어떤 사이고 각자의 꿈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식이었는데, 우리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는지 반응이 좋았죠.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유튜브 PD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 채널 운영까지 전방위적으로 손을 대야 해요. 하지만 처음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나중에 채널이 성공해 수익이 생기면 그때 분배하자고 얘기했죠.
그런데 실제로 채널이 성공해서 수익이 나니 갈등이 생기더군요. 처음엔 금액이 크지않아서 반으로 나누는 게 쉬웠는데, 금액이 점점 커지니까 유튜버 입장에서는 수익의 절반을 떼어주는 걸 손해라고 생각하더군요.
애매한 수익분배가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수익 구조를 명확히 만들었어요. 지금은 제작비를 편당 받고 있습니다.
시니어 유튜브 PD의 전망은 어떤가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시니어들이 유튜브에 관심이 아주 많다는 거예요. 이미 그들은 유튜브에서 다양한 영상을 접하고 있고, 다들 한 번쯤은 유튜버에 도전하고 싶어 해요. 그 꿈을 실현해 주는 사람이 바로 유튜브 PD인 거죠.
저는 시니어들이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요. 경험치가 많다 보니 끌어낼 수 있는 영상 소재도 무궁무진합니다. 그 경험치를 유튜브 영상 소재로 이끌어내는 게 제 역할이고요. 시니어들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생활의 달인’이에요. 어떤 의미에서는 평범하지만 다른 누구 못지않게 풍부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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