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익병 의사, 건강한 인생의 비결은 재미없게 사는 것

기사 요약글

병원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익숙한 얼굴인 함익병 원장은 주변에서 알아주는 동안으로 꼽힌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청년 같은 외모와 활력을 유지하며 사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누구나 아는 방법을 그저 한결같이 실천할 뿐이라고 얘기한다.

기사 내용

 

 

 

내 몸을 잘 돌보며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운대로 하면 됩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나눠주는 동그란 방학 시간표를 보면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취침이라고 아예 쓰여 있잖아요. 나머지는 알아서 자유롭게 채우라고 했지만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의 취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던 거죠.

 

그런데 지금 그 시간을 지키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일단 저는 지키고 있습니다.

 

 

자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네.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무조건 자야해요. 야근을 하면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보수를 더 주잖아요? 생명수당입니다. 잠이 부족해지는 만큼 건강이 나빠져서 병에 걸리거나 수명이 줄어들 확률이 높으니까 보수를 많이 주는 거예요.

 

 

밤 10시에 자는 게 좋은 이유는 뭔가요?

 

 

인간은 주행성이에요. 낮에 움직이게 진화돼 있어요. 진화된 대로 살아야죠.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그걸 신의 섭리라고 할 거고, 우리 같은 자연과학자는 자연의 섭리라고 해요.

 

밤에 자는 게 인간의 삶입니다. 밤늦게 자고 날밤을 새우니까 건강이 나빠지죠. 그래서 내 몸을 돌보는 제1의 원칙은 제 시간에, 즉 밤 10시에 자는 겁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밤 10시에 잠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제 시간에 잠들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것이 있나요?

 

 

예전부터 제 생활은 늘 한결같아요. 일주일에 4회 이상 아침 6시쯤 일어나 1시간 넘게 운동을 합니다. 세끼는 정해진 시간에 먹고, 밤 10~11시에 잠들어 7~8시간 잡니다.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요. 그 자체로 스트레스가 되니까요. 그래서 늦잠을 잘 수 없을 만큼 일찍 잠듭니다.

 

 

그렇다면 내 몸 돌보기의 제2 원칙은 무엇인가요?

 

 

잘 먹는 거죠. 그런데 잘 먹으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약이나 보신용 음식을 찾아다녀요. 그게 답이 아닙니다. 무엇을 먹느냐 만큼 중요한 것이 언제, 얼마나 먹느냐는 겁니다.

 

잘 먹는다는 건 비싸고 귀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시간에 정량을 먹는 거예요. 잘 먹으려면 맛있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을 수도 없어요. 산해진미가 있어도 정량을 먹으면 숟가락을 놔야 해요. 그래야 다음 끼니를 또 먹죠.

 

저녁을 많이 먹었다고 아침을 거르는 것은 건강에 가장 안 좋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살면 재미가 없죠. 하지만 그래야 면역이 좋아져요. 면역이 좋아지려면 일상을 좀 재미없게 살면 돼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은 세상인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요?

 

 

재미없게 사는 대신 저는 음식에 대한 편견이 없어요. 햄버거를 몸에 안 좋은 음식으로 폄하하는 시선도 있지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들어간 음식이잖아요. 너무 자주 먹지만 않는다면 햄버거와 우유 한 잔도 그 자체로 괜찮은 한 끼가 됩니다.

 

외식도 그렇죠. 업체에서 오랜 경험을 토대로 적당한 1인분의 양을 계량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칼로리나 섭취량을 따지지 않고 그냥 주는 대로 맛있게 먹습니다.

 

뭐든 자연스러운게 좋아요. 따지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건강에 해가 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걸 좀 줄이는 것도 필요해요. 같은 걸 얻어도 누구는 불행해하고 누구는 기뻐해요. 욕망의 차이 때문이죠. 갈망하는 게 적으면 얻는 게 많게 되니까요.

 

결국 면역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여야 하는데, 원하는 걸 다 채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만 하기보다 애초에 원하는 것에 대한 생각과 크기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내 몸 돌보는 방법의 첫째가 수면이고 둘째가 식습관이라면, 셋째는 운동일까요?

 

 

맞아요. 제가 처음에 내 몸을 건강하게 잘 돌보는 방법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거라고 했잖아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죠.

 

운동은 하루에 1시간 정도, 제 체력에 맞게 합니다. 예를 들어 살이 쪘다면 유산소운동을 하고, 너무 먹어도 살이 안 찐다면 무산소운동을 해야 근육이 좀 생겨요. 유산소운동을 간단히 하고 몸에 땀이 좀 나면 그다음엔 무산소운동을 합니다.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내가 하기 싫은 운동을 하면 됩니다. 그게 곧 내가 해야 하는 운동이에요.

 

 

같은 맥락으로 내 몸에 필요한 음식은 내가 먹기 싫은 음식일까요?

 

 

좋아하는 음식은 이미 실컷 먹었을 테니까요. 좋아하는 반찬에는 손이 먼저 가기 마련이라 평소 먹지 않은 음식이 내 몸에 부족한 거니까 그걸 챙겨먹어야죠.

 

저는 채식을 좋아합니다. 제 식단을 보면 풀밖에 없죠. 그래서 일부러 고기를 먹어요. 사실 제 입에 고기는 별로 맛이 없어서 별의별 방법으로 고기를 먹습니다. 갈아서 먹고, 쌈을 싸서도 먹고.

 

 

결국 맛없는 걸 먹고, 하기 싫은 걸 해야 하네요.

 

 

아내가 그래요. 좋은 사람인데 참 재미없게 산다고. 평소 가족들에게 로봇이라 불릴 만큼 감정 변화가 크지 않아요. 희로애락이 있다면 늘 잔잔한 ‘락’ 정도에 머무는 수준이랄까요.

 

특별히 들뜰 일이나 화낼 일이 없으니 감정 소모가 적고, 크게 스트레스받을 일도 별로 없습니다.

 

 

피부과 의사로서 좋은 피부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신다면요?

 

 

이것 또한 저만 알고 저만 실천하는 비결은 없어요. 피부 문제는 대부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잘 자면 해결됩니다. 화장품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선크림과 보습제 정도지요.

 

 

많은 사람이 피부 관리에 시간과 돈을 투자합니다.

 

 

선크림만 꼼꼼히 발라도 피부 건강에 효과를 봅니다. 자외선은 피부에 누적되기 때문에 등산, 산책 같은 야외 활동 시에는 꼭 챙기는 것이 좋고,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보습제를 신경 써서 바르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탈모약은 어떤가요?

 

 

탈모약은 저 도 꾸 준히 먹 고 있 습니다. 탈모는 80~90%가 유전인데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대머리였고, 저 역시 40대 초반부터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약을 챙겨 먹기 시작했어요. 머리카락이 새로 나진 않지만 가늘어진 모발이 다시 굵어지는 효과가 있어 다행히 대머리는 면했지요.

 

뒤통수와 정수리에 손가락을 대고 비볐을 때 정수리 쪽 머리카락이 뒤통수에 비해 가늘면 대머리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적극적으로 예방하길 권합니다. 탈모약이 성욕을 감퇴시킨다지만, 그런 부작용은 1~2%에 불과해요.

 

 

건강에 위기를 느낀 적은 없었나요?

 

 

55~57세쯤 갱년기가 찾아왔어요. 방송에 출연해 부모님 얘기를 하는데 전에 없이 울컥울컥하더군요. 이런게 호르몬 변화인가 보다, 일시적 현상이겠지 싶은 마음으로 감정을 다스리고 있어요. 늘 고만고만한 감정선을 유지하는 게 나름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줬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건강 검진은 매년 받으십니까?

 

 

저는 건강 검진을 받지 않아요. 따로 챙겨먹는 영양제도 없고요. 혹시 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걸 발견해 치료하며 생명을 연장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환자로 오래 살긴 싫어요. 그저 마지막까지 평범한 일상을 살다 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건강을 염려하는 시간에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게 낫지요. 제 기준에 적절한 운동, 식사, 수면 정도면 건강을 위한 노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선생님께 건강은 삶의 목적인가요, 수단인가요?

 

 

정확히 말하면 건강은 수단이에요. 우리 삶의 종착지는 죽음이겠죠. 거기서 뭘 만날지는 몰라도 죽는 날까지 남의 도움 받지 않고 내 두 발로 걸어가려면 건강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밤에도 10시가 되면 자야 하고, 제 시간에 먹고 운동해야 하고요. 또 정신 건강을 위해서 욕심을 줄여야 합니다. 결국 모두가 알고 있는 그것들을 잘 실천하면 됩니다.

 

 

[이런 기사 어때요?]

 

>> [전성기TV] 고흐도 겪은 불면증, 수면장애에서 벗어나 꿀잠 잘 수 있는 3도 꿀팁!

 

>> 나도 올해 건강검진 대상자? 조회방법과 사설과 차이점 알아보기

 

>> 탑골 미남 신현준, 그의 동안 비결은 맥주 효모?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