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숙, 내 몸을 돌보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의무

기사 요약글

배우 문숙은 중년 세대에겐 드라마틱한 삶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1974년 영화배우로 데뷔해 오드리 헵번을 닮은 외모로 관심과 사랑을 받다가 스물세 살 연상의 이만희 감독과 비밀 결혼을 하며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1년 만에 남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아픔을 겪은 후, 한국을 떠났다가 4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대중을 만났다. 인생의 굴곡을 오르내리면서도 어떻게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키고 돌볼 수 있었는지 물었다.

기사 내용

 

 

 

그동안 참 많은 도전을 하셨습니다. 배우에서 화가로, 요가 전문가로, 다시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요. 자연치유사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죠.

 

 

이렇게 나이 먹어서도 계속 나의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삶의 보람이고 취지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모든 걸 할 수 있는 자유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모두 있어야 해요. 그걸 가지려면 말보다는 연습이 필요하죠.

 

저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도 이걸 안 해도 되는 자유가 있어서 집착하지 않도록 훈련했어요. 내가 이걸 꼭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거든요. 그저 최선을 다하면 돼요.

 

제가 제 몸을 돌보는 방법으로 오랫동안 배우고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 요가인데요. 요가에서 말하는 가장 높은 경지의 지혜가 자유입니다. 자유로워야 순간을 놓치지 않아요. 욕망에 사로잡혀 순간을 놓치면 제대로 살지 못하고 뭔가를 준비만 하다가 끝나게 돼요. 이것만 이루면 행복해질 것 같고 저것만 가지면 될 것 같지만 그런 건 없거든요.

 

자유는 지금 여기에 있어요. 현실에 집중할 때 과거와 욕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이길 수 없는 것들과 싸우느라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야 해요.

 

 

이길 수 없는 것들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그런 괴로움으로부터 나를 잘 돌보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신다면요.

 

 

먼저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려야 해요. 의외로 숨을 쉬고 있다는걸 인식하는 사람이 드물어요.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어보세요. 그게 연습이 잘되면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그다음에는 발바닥이 땅에 닿는 걸 알아차려 보세요. 이렇게 하나둘 알아차려서 깨어 있는 삶을 살게 되면 정확한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누가 좋다더라 해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원하는 걸 선택하게 됩니다. 그것이 내 몸을 돌보는 방법이에요.

 

 

자연식에 대한 책을 출간했을 만큼 음식에 관심이 많으시죠?

 

 

‘내가 먹는게 곧 나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는 태어날 때는 몸이 작지만 그 이후부터는 내가 먹는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요. 먹는 것과 내 몸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요가를 하면서 바로 느꼈어요. 예를 들어 고기를 먹으면 몸이 무거워서 동작이 잘 안 되죠.

 

육식과 채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제 생각에 육식만으로 보양을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고기를 많이 먹으면서 생기는 질병과 생태계의 변형 같은 부작용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자연식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내 몸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요.

 

 

체질에 따라 다른데, 중요한 것은 누가 좋다고 한 음식이 나에게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라는 거예요. 귀한 것보다 구하기 쉬운 재료로 간단하게 먹는 게 중요해요.

 

평소에는 간단히 먹고 요리는 어쩌다 한 번 먹는 거죠. 현미에 약간의 채소, 과일, 견과류, 해조류면 충분해요. 음식을 먹기 전에 ‘내 귀한 몸에 이걸 넣어도 될까?’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요즘 각종 미디어에서 범람하고 있는 ‘먹방’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먹는다는 건 매우 성스러운 일이에요. 다른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먹는 게 오락이 됐어요. 게다가 설탕과 색소가 들어간 음식은 감정의 기복을 만들죠.

 

음식을 먹는 건 건강해지기 위해서이고, 오늘 뭘 먹느냐에 따라 내일의 건강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음식이나 먹는 행위 모두 그저 순간의 쾌락을 위한 것으로 변질된 것은 아닌가 싶어 안타까워요.

 

 

건강하게 나를 돌보며 나이 들기 위해서는 어떤 삶의 태도가 가장 필요할까요?

 

 

우리 몸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있어서 때로는 자신을 엄하게 야단칠 때도 있지만 결국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 편이 되어줘야 해요. 나는 절대적으로 내 편이에요.

 

40년 만에 다시 영화를 하게 됐을 때 친구들에게는 쑥스러운 마음에 보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저 자신에게는 “잘했어, 잘했어, 수고했어”라고 해줬어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의무입니다. 내 어깨부터, 새끼발가락까지 다 사랑하고 내 편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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