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공부하며 찾은 인생 후반기의 전문직

기사 요약글

윤준원 씨는 나무의사다. 나무의사는 나무가 병들었을 때 이를 진단하고 치료해 다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하는 직업. 퇴직을 하고 나무의사라는 전문직을 얻어 지금은 후배들을 위해 나무의사 자격증 강의를 하고 있는 윤준원 씨에게 그간의 공부 스토리를 들었다.

기사 내용

 

 

 

나무의사라는 직업이 생소합니다. 국가 자격 제도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나무의사 국가 자격 제도는 2018년에 처음 도입되었고, 2019년에 1호 나무의사들이 배출되었죠.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원래는 KT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50대 초반부터 은퇴 후를 조금씩 대비했어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퇴직을 하면 귀향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시골에서 살려면 기본적인 농사 지식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직장을 다니면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 편입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퇴직 후의 삶을 위해서 필요한 공부였고,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분야라 즐겁게 했지만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며 주경야독하기란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더군요. 그러던중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가족들과 상의해서 명예퇴직을 하고 본격적으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졸업 후 경기도농업기술원 도시원예 연구보조원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일할 기회도 생겼지요.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자격증 취득에 도전해 산림기사, 식물보호 분야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까지 취득했어요.

 

 

애초부터 나무의사라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나요?

 

 

2018년 6월 산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만 나무를 치료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아파트 단지나 학교 수목의 경우 건물 관리인이나 실내 소독업체 같은 비전문가들이 관리해 왔지만, 자연과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나무의사 자격증이 신설된 것이지요.

 

이미 식물 관리자격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나무의사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합격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웠어요. 나무의사 자격증 취득 시험에는 한국수목보호협회에서 150시간 교육 이수, 관련 직무 경력 5년 이상, 수목 진료 관련 석사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 등 특정 자격이 있는 사람만 응시할 수 있어요.

 

시험은 1차와 2차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1차 필기 시험은 수목병리학 등 5개 과목을 과목당 40점 이상으로 전 과목 평균 60점을 넘어야 합격할 수 있어 쉽지 않았습니다. 1기 시험에 816명이 응시했는데 최종 합격률은 6%밖에 안 됐습니다. 52명이 합격했는데 저도 그중 한 사람으로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나무의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보통 나무병원에 취업하거나 직접 나무병원을 개업할 수 있는데, 저는 현장 경험이 없어서 일을 배우기 위해 경남 함양의 삼포나무병원에 취업했어요. 문화재 주변 수목을 관리하는 곳으로, 주로 몇백 년 된 나무를 맡아 병들지 않게 돌보고 있습니다.

 

문화재급 나무나 희귀 수목 진료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곳이 많아 무거운 짐을 들고 산을 타기도 하고, 작업 특성상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해야 해서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직업이에요.

 

 

월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나무병원마다 진료 의뢰가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산림청이 나무의사 하루 노임 단가를 28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기본 자격 수당 100만 원에 평균 현장 업무 200만~250만원을 포함하면 월 300만 ~350만원 정도 됩니다.

 

 

나무의사의 비전을 어떻게 보시나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산림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의 일환으로 산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나무의사 국가 자격제도’가 도입되었고, 이제 본인 소유의 나무를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무의사가 있는 나무병원을 통해서만 수목 진료가 가능하죠.

 

나무의사는 자격증만 취득하면 나무가 있는 곳 어디서나 일할 수 있어요. 취업뿐 아니라 직접 나무병원을 개업할 수도 있어 정년이 없는 직업이죠.

 

보다 많은 분이 이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제가 자격증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것, 현장에서 일하며 경험했던 자료들을 모아 블로그와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나무의사, 문화재수리기술자, 농촌지도사, 산림기사, 식물보호기사 등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상담을 요청하셔서 제 경험을 바탕 삼아 알려드리고 있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것만큼이나 보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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