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씩 모아 완성한 나눔의 큰 걸음

기사 요약글

한 발짝씩 떼어 목표에 도달하는 마라톤처럼 꾸준하게 나눔을 실천해 온 김순임 씨. 힘든 순간을 이겨내며 골인 지점에 도착할 때 뜨거운 희열을 느끼듯, 그녀는 나눔의 기쁨에 중독되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기사 내용

 

 

 

100km 이상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계의 스타입니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울트라 마라톤을 100회나 완주하셨는데, 어떻게 처음 마라톤을 하게 되었나요?

 

 

원래 통영에서 살다가 남편 직장 때문에 서울로 올라와서 아는 사람이 없었죠. 심심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해서 취미 삼아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적성에 꽤 잘 맞더라고요.

 

달리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고 얘기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내성적이던 성격이 활발하게 바뀌었거든요. 차차 대회에 나가게 됐고, 기왕이면 순위 권 안에 들고 싶어서 연습도 열심히 했어요. 남편과 아들들은 걱정이 태산이지만 저는 늘 즐거웠죠(웃음).

 

 

취미 삼아 시작했는데 대단한 기록을 많이 세웠다고 들었습니다.

 

 

한반도 637km 종단, 한라산 148km 트레일런, 성지 순례 222km 완주 등 매년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해 왔어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들과 풀코스를 뛴 횟수도 100회가 다 되어갑니다.

 

 

마라톤으로도 봉사가 가능하군요.

 

 

시각장애인들의 마라톤을 도와주는 가이드 러너 모임이 있습니다. 마라톤은 특별히 기구를 조작하거나 규칙이 있는 복잡한 운동이 아니어서 시각장애인도 할 수 있는데, 충돌이나 낙상 위험이 있어 곁에서 눈이 되어줄 가이드 러너가 꼭 필요하거든요.

 

 

어떻게 같이 뛰나요?

 

 

시각장애인의 손목과 제 손목을 30cm 끈으로 연결하고 앞에 사람이나 장애물이 있을 때마다 끈을 잡아당겨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달리면 됩니다. 7년 넘게 반복하는 일상이지요.

 

 

 

 

처음에 어떤 계기로 마라톤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2008년에 참가했던 마라톤 대회에 시각장애인의 가이드 러너로 출전할 기회가 있었어요. 대회에 나가고 싶지만 같이 뛰어줄 가이드 러너를 구하지 못했다는 딱한 사정을 듣고 ‘딱 한 번만’ 하는 심정으로 도움을 주었죠. 하지만 42.195km를 함께 뛰며 어떻게 시각장애인이 됐는지 사연을 듣고 마음에 큰 울림을 느껴 가이드러너 활동을 계속 이어오게 되었죠.

 

 

시각장애인들이 마라톤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운동량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일반인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화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분들에 비해 가이드 러너가 너무 적어요. 자비로 차비나 밥값을 충당하면서 매주 정해진 시간에 봉사하러 온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삶에 활력을 찾고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는걸 보면 그만두기도 쉽지 않아요. 나 혼자 달릴 때와는 다른 재미, 감동이 있으니까요.

 

 

기록 경신보다 더 큰 의미가 있군요.

 

 

‘얼마나 빨리’보다 ‘어떻게’ 달리느냐가 제 마라톤의 원칙입니다. 기록과 상관없이 늘 끝까지 완주한다는 원칙을 지켰기에, 매년 목표를 달성하며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VMK 한국 시각장애인 마라톤 빛나눔 동반주자단

- 홈페이지 : cafe.daum.net/v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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