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꽃과 같은 아름답고 즐거운 노래 인생

기사 요약글

요들레이~ 요들레요~ 뜻은 알 수 없지만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특유의 추임새와 멜로디를 가진 요들송. 실제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고원에 사는 목동들이 불렀던 노래라고 알려졌듯이 요들송은 아이들과 가장 어울리는 노래인 것 같다. 하지만 음악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다고 했던가. 평균 나이 70세, 요들송을 배우고 부르고 연주하는 모임이 있다.

기사 내용

 

 

 

요들송 하면 귀여운 아이들이 떠오르는데, 시니어 요들단이 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인천 연수문화원 방윤식 원장님이 우리나라 최초의 요들 그룹 ‘김홍철과 친구들’ 멤버입니다. 1998년부터 어린이 요들 합창단을 결성해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2016년부터 어르신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때 요들을 배운 수강생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이어오다가 2018년에 시니어 요들 공연단을 창단했어요. 그리고 올해까지 5기 오디션을 봤습니다.

 

 

요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부르기에는 꽤 난이도가 높은 노래 아닌가요?

 

 

요들은 진성과 가성을 교차하며 끊김 없이 불러야 합니다. 이 나이에 어떻게 요들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1년 정도 연습하면 기본기 정도는 충분히 다져집니다. 다만 가성을 낼 수 없거나 음감이 너무 없는 분들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도 요들을 즐기는 자세가 가장 중요해요. 잘하고 못 하고는 그다음입니다. 저희 단원들의 나이는 60~80대예요.

 

현재 요들단의 회장이자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이청자 님은 1942년생이시죠. 초등학생 손녀가 말하길 가족 중에서 할머니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신답니다. 그분은 평소에도 음악을 좋아해 문화원에서 기타를 배우셨는데, 어느 날 요들수업이 생겼다고 해서 호기심에 시작하셨거든요. 그런데 4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을 하셨습니다. 우리 단원들을 보면 요들은 정말 나이와 상관없는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노래뿐만 아니라 연주도 직접 한다고요.

 

 

스위스 민속 악기인 카우벨(소의 목에 단 종 모양 금속 타악기), 우드스푼(나무 수저 모양의 악기)을 비롯해 아코디언, 기타 등을 같이 연주해요.

 

 

어르신들을 사로잡은 요들의 매력은 뭘까요?

 

 

어깨를 들썩이고 발장단을 치며 노래 부르는 단원들의 얼굴을 보면 아이처럼 밝고 평화로운 미소가 가득해요.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신나고 명랑하게 만드는 것이 요들의 매력이지요. 단원들도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요들은 즐겁고 긍정적인 노래라는 겁니다. 가사를 보면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즐거운 인생, 행복한 인생이라는 밝은 내용이 많이 나오거든요.

 

평소 노래와는 담을 쌓고 살다가 주변 사람의 권유로 들어온 한 분은 처음에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따라 부르기를 내내 망설이셨어요. 하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 요들 배우러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해요. 지나온 삶이 어떠했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요들을 부르는 순간만큼은 넓은 알프스 초원의 목동이 된 기분이라고요.

 

 

즐겁게 요들을 부르셨는데, 코로나19가 닥친 지난 2년은 어떻게 보냈나요?

 

 

처음 1년간은 거의 모이지 못하다가 작년에는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노래를 부르겠다는 의지로 사적 모임 기준에 따라 4명씩, 6명씩 모여 겨우 연습했어요. 인천시립합창단은 어떻게 연습하는지 직접 연락해서 물어보기도 하고요. 뾰족한 방법은 없었지만, 그만큼 예전처럼 함께 요들을 부르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죠.

 

저희들이 꾸준히 했던 정기 공연은 못 해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행사에 간간이 참여하면서 약간 숨통이 트였습니다. 뮤직비디오처럼 야외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으로 대회에 참가했는데, 2020년에 열린 ‘THE 실버스타 K with 강원’에서 금상을 탔고, ‘실버문화페스티벌-샤이니 스타를 찾아라’에도 참가해 인기상을 받았어요.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되었으니 요들을 실컷 부를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우선 올해 5월에 재개한 ‘제8회 곡성 월드 요들 페스티벌’ 무대에 섰습니다. 2년여 만에 오른 큰 무대고, 또 지방 투어라 모든 단원이 설레면서 기다렸죠. 누가 보면 스위스 알프스에 노래하러 가는 줄 알 정도로요. 실제로 예전에 연수문화원 어린이 요들단은 스위스에 가서 현지 요들단과 함께 노래를 부른 적이 있어요. 혹시 아나요? 우리도 언젠가 알프스에 가서 요들을 부를 날이 올지요(웃음). 그런 꿈을 가지고 올해는 그동안 못 불렀던 요들을 더 열심히 즐겁게 부를 겁니다.

 

특히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공연하고 싶어요. 또래 시니어들이 불러주는 요들송을 들으면서, 그 순간 만큼은 알프스에서 뛰노는 아이가 된 것 같은 그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연수문화원 알프스 요들 마마 파파

- 전화 032-821-6229

- 홈페이지 www.yeons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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