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걷기가 가져온 시니어 모델 4인 인생의 변화

기사 요약글

우리의 걷는 모습이 어떤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걸음걸이만 봐 도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성격이 보인다면? 그럼 나의 뒷모습은 어떨까? 모델 워킹을 통해 ‘걷는 자세’가 달라지며 인생도 달라졌다는 시니어모델 김선자, 김설, 박찬숙, 함혜경 씨를 만났다.

기사 내용

 

 

 

‘걷기’ 하면 둘레길 내지는 공원 산책 길을 상상했는데, 모델 아카데미의 무대는 전혀 생각지 못한 장소입니다.

 

 

김설 모델 아카데미에 다닌다고 하면 화려한 패션쇼 무대에 서는 모델이 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물론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좋지만 사실 저는 ‘건강과 ‘힐링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전문적으로 워킹을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하게 얻는 것이 정말 많았거든요. 신체적인 건강과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건강한 생각과 인간관계까지 다방면으로요. 제대로 잘 걷는 것을 배우는 것은 시니어들의 삶을 바꿔주는 배움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김선자 요즘은 워낙 관리를 잘해 얼굴만 봐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걷는 뒷모습을 보면 나이가 보이지요. 배를 내밀고 팔자걸음을 걷거나 구부정하게 걸으면 나이가 들어 보이거든요. 그래서인지 걸음걸이만 바뀌어도 아주 많은 것이 긍정적으로 달라지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달라지나요?

 

김설 일단 걷기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걷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못하는 사람이었거든요. 500m 거리도 차로 다녔으니까요. 부산 해운대 백사장을 한 바퀴만 걸어도 쓰러질 것 같아 호텔에 들어가 약 먹고 누웠던 사람이에요. 제가 평발이예요. 그래서 저는 ‘원래 못 걷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살았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에 와서 걸음걸이와 자세를 바로잡는 훈련을 했는데 평발은 문제 되지 않을 정도로 제가 어느 순간 잘 걷고 있더라고요. 체력적으로도 별로 힘들지 않고요. 지금까지 제대로 걷는 방법을 몰라 나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한두 시간 정도는 거뜬히 걷습니다. 저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놀라고 있지요.

 

함혜경 저는 허리가 너무 안 좋아 똑바로 서 있기 힘들었어요. 아무리 똑바로 서있으려 해도 항상 한쪽 어깨가 올라가 있거나 내려간 모습이었죠. 몸의 균형이 맞지 않으니 굽 높은 예쁜 신발과 점점 멀어지고 단화만 신게 되었고요. 그런데 여기 와서 자세를 바로잡고 내 걸음걸이를 의식하면서 걷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 허리통증이 싹 없어졌어요. 10여 년 만에 하이힐도 다시 신게 되었지요. 사실 이전에는 팔자걸음이 콤플렉스였어요. 고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은 똑바로 걷고 싶어도 절대 고쳐지지 않았는데, 워킹을 배운 지 두 달만에 고쳐지더라고요. 신기했죠.

 

 

박찬숙 감독님은 농구 선수 시절에 다진 체력과 훈련 경험이 있어 걷기를 싫어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박찬숙 모델 아카데미에 온 건 시니어 모델이 되려던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었어요. 모델 워킹을 배우기 위한 ‘걷는 연습은 운동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훈련이었지요. 평생 운동으로 다져놓은 걷기와 여기서 배운 모델 워킹은 전혀 달랐거든요. 사실 운동선수는 오랫동안 한 길만 걸어온 사람들이라 운동 외에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현역에서 물러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운동이 아닌 다른 것을 내가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내 두 발로 운동이 아닌 다른 걸 해볼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이 큰 활력이 되고 있지요.

 

 

 

 

시작은 걸음걸이를 바르게 교정하려는 목적이었으나, 그 효과는 삶의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나 봅니다.

 

 

김선자 사실 걷는 것은 일상적인 거고, 내 두 다리로 여기에서 저기로 가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었어요. 우리네 엄마들이 대부분 그렇듯 팔자걸음이든 안짱걸음이든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는 마음으로 살았죠. 그런데 내가 어떻게 걷는지 의식하기 시작하고, 제대로 걷고 있는지 살펴보고, 바로잡는 과정 속에서 내 스스로가 나를 돌보고 잘 가꾸며 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뿌듯한 마음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요. 물론 평생 해보지도 않은 모델 워킹을 배우고, 걷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아요. 그런데 즐기는 거죠.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나는 모델이다, 나는 당당하다, 나는 멋지다 이렇게 되뇌다 보면 한편으로는 쑥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어요. 워킹을 배운 이후로 습관이 하나 생겼는데, 누구를 만나고 헤어질 때 제 뒷모습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뒤돌아서 걸어가는 내 뒷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봐봐 하며 당당하게 걷는데(웃음), 이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더라고요.

 

김설 저도 마트에서 카트를 밀고 걸을 때에도 워킹하듯이 걷게 돼요. (웃음)

 

함혜경 화나는 일이 있을 대도 집에서 워킹을 해요. '나는 멋지다, 나는 당당하다.' 주문을 걸듯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화가 누그러지는 효과가 있지요.  

 

 

더 당당하고 유쾌해진 모습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찬숙 우선 어디 가서 ‘나 요즘 모델 워킹 배운다고 말하는 순간, 다들 박장대소를 합니다. 아주 신선하고 유쾌한 대화의 소재가 되죠. 직접 일어나 시범까지 보이면 분위기가 한껏 즐거워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해요. 도전하는 제 모습을 보고 ‘엄마 멋있다며 응원해줘요. 사실 저는 아들(모델 서수원)이 무대에서 워킹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 만족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모델처럼 걷는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마치 꿈을 이룬 것 같아요.

 

김설 다른 사람 앞에서 제 이름은 고사하고, '누구 엄마예요.'라고 말하는 것 조차 너무 떨려서 못 하던 아주 내성적인 사람이었어요. 어디 가도 뒤에 서는 것이 편하고, 옷을 사러 가도 절대 튀지 않는 것을 구입했는데 워킹을 제대로 배운 이후부 터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자세가 바로 서면서 마음가짐까지 당당해졌거든요. 모임에서도 주로 사람들 말을 듣는 쪽이었는데 이제는 리드하고 있는 제 모습에 주변에서 좋아 보인다고 많이 얘기해요. 실제로도 아주 좋고요.

 

함혜경 딸이 끼가 많아서 어릴 때부터 가수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강력하게 말렸거든요. 그때는 딸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 60에 모델 워킹을 배우면서 힘든 줄도 모를 만큼 재밌고, 에너지가 넘치는 순간을 경험해보니까 딸의 꿈을 반대했던 것이 미안해지더라고요. 사람이 걸을 때 생각도 같이 나아간다고 하잖아요. 제 보폭이 넓어진 만큼 저와 제 주변에 대한 이해의 폭과 시야도 넓어진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나이가 들어도 네 분은 지금처럼 당당하게 걷고 있을 것 같아요.

 

 

모두 당연하죠. 우리 모두 60대에 새롭게 배운 걸음마나 다름 없는걸요. 이제 제대로 걷기 시작했으니 80대까지도 꼿꼿하게 걸을 겁니다(웃음).

뒷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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