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은 전신에 걸쳐 퍼져 있는 만큼 혈관이 건강하지 않으면 다양한 형태의 질병이 유발된다. 아픈 혈관으로 인한 질병에 대해 알아보자.
치주질환
잇몸에는 무수히 많은 모세혈관이 퍼져 있다. 치주 상태로 혈관 건강을 유추해보려는 시도가 빈번한 것도 이 때문. 실제 치아 뿌리의 출혈을 동맥경화나 당뇨병의 징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뇨가 있는 환자들에게 치주 질환이 자주 관찰되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
발기부전
남성의 음경에 혈액이 몰려 유지되는 상태를 발기라 한다는 점에서 발기부전과 혈관 건강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도 한다. 실제로 당뇨, 고혈압, 심부전증 등의 심혈관질환 환자 가운데 성기능 문제를 호소하는 빈도가 높다고 한다.
동맥경화성 질환
동맥 혈관 안에 문제가 생겨 점차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관상동맥, 대동맥, 말초동맥 등 모든 동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흡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을 야기한다.
경동맥 협착증
경동맥은 대동맥에서 시작해 두 갈래로 나뉘어 목을 관통한 뒤 머리나 얼굴로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한다. 경동맥 협착증은 경동맥에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칼슘 등이 쌓여 관 내부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를 뜻하는데 혈관 내에 작은 부스러기가 떨어져 혈류를 타고 돌다 뇌동맥으로 들어가 뇌경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혈관질환
심장과 주요 동맥에 생기는 질환으로 심장근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허혈성 심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관상동맥질환, 심장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며 비정상적인 맥박을 보이는 부정맥 등이 있다.
복부대동맥류
복부의 대동맥이 평소보다 50% 이상 늘어나 부풀어 오르는 질병으로 복부에 피가 고여 팽만과 함께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파열되면 대량 출혈로 쇼크에 빠지는데, 직전까지 특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발견하기 어렵다. 다만 평소 배에서 맥박이 느껴지는 덩어리가 만져지는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병원에서는 대동맥 지름 4cm를 기준으로 그 이하면 12개월, 그 이상이면 12개월 이내 간격으로 검사를 권장한다.
측두동맥염
관자놀이 근처를 지나는 측두동맥에 염증이 생겨 두통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발열, 식욕부진,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어깨나 대퇴부에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음식을 씹으면 씹을수록 서서히 턱관절에 통증이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염증 및 혈전이 발생한 자리에 동맥이 딱딱하게 만져지기도 한다.
심부정맥혈전증
하지 내 정맥에 혈류장애가 일어나 정체된 혈액이 응고돼 일명 ‘피떡’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개 한쪽의 경우만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갑자기 다리가 심하게 붓고 탱탱해지는가 하면, 심한 경우 다리 피부가 붉거나 파란색으로 바뀌기도 한다. 피부에서 열감이 느껴지거나, 발가락을 뒤로 젖혔을 때 장딴지 근육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니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다.
레이노증후군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등 신체 끝부분의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병으로 찬바람, 찬물 또는 감정적인 자극으로 색깔이 창백하게 변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조직에 산소가 부족해져 피부가 파란색으로 변하는데 따뜻한 환경에 노출되면 다시 원상 복귀가 되어 피부색이 붉게 돌아온다. 마치 두드러기처럼 증상이 반복되지만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간혹 추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머무르거나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상태가 악화돼 조직이 위축, 궤양이 생길 수 있다.
하지정맥류
다리 쪽에 있는 하지정맥은 발 쪽에 있는 혈액을 심장으로 뿜어 올리는 일을 한다. 정맥 속에는 얇은 판막이 있어 이때 혈액 역류가 발생하지 않는데,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판막 기능이 약해지면 혈액이 역류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정맥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장기간 서거나 앉는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통증과 열감, 색소 침착과 가려움증, 피부 경화 궤양 등이 심화될 수 있으니 방치는 금물이다.
버거병(폐색혈전혈관염)
손발의 동맥과 정맥에 염증이 생겨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1908년 이 병을 처음 발표한 미국 의사 ‘레오 버거’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초기에는 손끝, 발끝 같은 사지의 말단 부위가 차갑게 느껴지거나 아프다 말다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차차 움직이지 않을 때도 통증이 느껴지고 곪거나 괴사가 일어나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청장년기의 남성에게서 빈번하다는 보고가 있다.
기획 장혜정 사진 박충열(스튜디오텐) 참고 도서 <모세혈관, 건강의 핵심 젊음의 비결>(네고로 히데유키, 시그마북스) <혈관을 단련시키면 건강해진다>(이케타니 토시로, 청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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