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명령조로 말하는 남편, 계속 참아야 할까요?

기사 요약글

처음 결혼할 땐 남편의 말투가 명령조인 줄 몰랐다. 어쩌면 특별히 명령조로 느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같이 생활하다 보니 남편의 명령조 말투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기사 내용

 

 

 

Q. 남편은 말을 할 때 항상 명령하듯 얘기합니다. 말투 때문에 속상하다고 여러 번 섭섭한 티를 냈지만, 사과는 고사하고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자리를 피합니다. 반복되는 남편의 명령조 말투를 그냥 참아야만 할까요?

 

 

배우자의 명령조 말투 때문에 오랜 기간 마음 상하셨네요. 게다가 남편에게 섭섭함을 표시할 때 그 상황만 넘기려 하고 사과하지 않는 것 때문에 더 섭섭함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사과에 인색한 사람은 자존심이 강하나 자존감이 낮을 수 있고, 사과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심지어 사과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속상한 마음을 무작정 쏟아내거나 직접적으로 비난하기보다는 사과하는 방법을 슬쩍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사과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요.

부부관계에서는 누구나 사과를 자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내 말투 때문에 속상했지. 미안해’ ‘다음엔 더 신경 써서 말할게’ 등의 표현도 사과가 될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남편에게도 아내의 진심과 의도가 전해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사과는 하는데 정작 명령조 말투는 바뀌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말투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교정하기가 쉽지 않고, 교정을 위한 환경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지요. ‘~하지 마’보다는 ‘~보다는 ~하는 게 좋더라’ 식으로 방법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칭찬하고, 바로 교정이 안 되더라도 시간과 공을 들여 변화시켜야 합니다. 인생 프로젝트라 여기고 올 한 해는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보세요.

 

 

 

 

Q. 제 남편과 대화하다 보면 언어 감수성 차이 때문에 빈번히 싸웁니다. 아무렇지 않게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나 성소수자를 비판하는 단어들을 서슴치 않고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설명해도 고칠 생각을 안 합니다. 언어 감수성이 전혀 없는 거죠. 이런 경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남편의 언어 태도로 답답하시군요. 언어 감수성과 인권 감수성이 함께 묶인 주제들로 답답해하시는 부부들이 간혹 있습니다. 인권 주제의 경우, 마치 신념 같아서 쉽게 변경되지 않고, 주변에서 이를 비난하면 그 신념은 더욱 강해지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는 정신문화 주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천천히 우아하게 접근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긍정적인 사건이나 표현을 자주 사용하시고 남편의 장애인/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그렇구나. 그런데 이런면도 있긴 하더라'며 정보를 순화시키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단, 남편께서 공개적으로 그러한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으시도록 하는 것은 꼭 말씀드리셔야 할 듯합니다. 

 

 

 

 

Q. 옛날 얘기를 꺼내면서 과거를 잣대 삼아 저에게 조언하는 윗사람이 있습니다. 솔직히 귀에 하나도 안 들어와요. 그 사람과 관계 형성이 덜 된 탓인지, 아니면 제가 꼰대에 대한 항마력이 없는 건지, 혹시 꼰대를 사람답게 대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꼰대증후군에 시달리는 중이시군요. 꼰대는 과거만 가진 사람들이고 선배는 미래도 말하는 사람이지요. 그래도 그 윗사람이 후배를 매우 수용적인 대화 상대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꼰대를 수용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현장에서도 어떤 사람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꼰대를 상대 못 한다고 해서 항마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언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수용력이 큰 것이고, 꼰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윗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누구나 들어주는 척만해도 고마운 때가 있지요. 지금도 충분히 인격으로 꼰대를 만나고 계십니다.

 

 

기획 우성민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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