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우리는 사람을 낚는 어부

기사 요약글

아무리 비싼 주식이라도 팔 타이밍을 놓쳐서 값이 떨어지면 그냥 ‘휴지 조각’일 뿐이다.

기사 내용

관계의 골든타임

‘은퇴하고 아내에게 잘 해줘야지’라고 생각해봤자, 정작 은퇴하고 나면 아내에게 남편은 그저 귀찮은 짐이다. 은퇴하면 아내를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도와주는 거다. 그게 바로 타이밍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존심과 사회적 지위 같은 것을 핑계로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일까지 해야 할까’라며 인간관계를 방치하게 된다. 그렇게 방치되어 죽어가는 인간관계도 적절한 방법으로 골든타임을 무사히 넘기면 은퇴 후 남은 노후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첫 만남

새로운 만남이 시작된 ‘순간’ 내가 먼저
NG나 S전자 다니다가 이사로 퇴직한 김첨지일세
▶ 첫 만남부터 너무 자신의 지위와 스펙을 강조하지 마라

은퇴 후 귀농을 했거나, 문화센터로 취미 생활을 갔을 때라든지,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늘 새롭고 낯선 환경을 만난다. 그러나 처음 간 그곳이 어색하다고, 혹은 나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나중엔 더 친해지기 어렵다.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길 기대하지도, 서운해하지도 마라. 새로운 환경에서는 늘 먼저 온 이들이‘선배’다. 당연히‘후배’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괜히‘나중에 자연스럽게 친해지겠지’라는 핑계를 대고 미적거리면 그 언젠가는 결코 오지 않는다.
어떤 그룹이든 특유의 드레스 코드를 가지고 있고, 지켜야 할 규범과 가치관이 있다. 예를 들어 산악 모임에 참여할 생각이라면 당연히 형형색색의 등산복은 필수다. 등산 모임 사람들과 편안한 첫 만남을 가지려면 처음부터 입고 가라. 그들과 동질감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첫 인사

상대방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목소리를 내라
NG까딱까딱
▶ 목례 말고 목소리를 내라 경례를 하거나 절까지 할 필요는 없다

인사 받는 게 익숙해지는 나이라는 거 안다. 그러나 인사는 인간관계의 문을 여는 입구다. 상대의 나이, 지위와 상관없이 어디서나 먼저 인사를 밝게 하는 사람이 더 친근감 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인사는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하기 어색하다. 그렇다고 상대가 먼저 인사하기를 기다리기도 서로 애매하다. 인사는 그야말로 늦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처음 눈이 마주친 순간, 바로 인사를 하는 게 가장 좋다.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는 사람을 무시할 정도로 막돼먹은 사람은 거의없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이쪽에서도 무시해라. 인사 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눠라.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말이다. 단지 서너 마디만 오가는 짤막한 대화라도 좋다. 단, 대화에서는 듣는 쪽 입장이 되어라.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그걸 기억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러니 대화를 잘 듣고, 다음번에 그 내용을 언급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집단에 쉽게 녹아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당신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무척 즐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거다.

 

 

칭찬

상대방도 느끼지 못한 칭찬거리를 발견한 ‘순간’ 구체적으로
NG김 씨 曰 : 며느리가 오늘 새 옷을 사줬어 박씨 曰 : 괜찮네, 나쁘지 않아
▶‘좋다’ ‘잘 어울린다’라고 할 상황에서 그저 ‘괜찮네’라고 하면 ‘칭찬’의 값어치가 떨어진다.
 


자식이 졸업을 했다거나, 자식이 취업을 했다거나, 자식이 결혼을 했다거나 등 누가 봐도 축하할 일을 그 자리에서 축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도 중요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사소한 사항, 예를 들어 새 가발을 샀는데 무척 잘 어울린다든지 하는 사소한 점이라도 구체적으로 하는 칭찬이야말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렇다고 정말 별것도 아닌 내용을 칭찬하면 오히려 상대방이 놀리는 것으로 받아들여 멱살잡이를 불러올 수도 있다.

 

 

감사

1차 감사는 감사한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2차 감사는 일주일 안에
NG뭐 이런 걸 다 보냈어? 우선 준 거니까 고맙게 받을게
▶ 마지못해 하는 감사 인사는 어떻게든 티가 난다 고맙지 않으면 차라리 그냥 모른 체하자

당연히 상대방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일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한다. 괜히 어영부영 시간을 끌다 보면 마지못해 감사 인사를 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두 번째 감사다. 예를 들어 선물을 받았다면 며칠 뒤에 문자나 전화로 두 번째 감사 인사를 해보자.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하는 감사는 상대에게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으쓱하게 한다.

 

 

선물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순간을 노려라
NG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 선물에도 적절한 T(시간), P(장소), O(목적)가 있다 결혼기념일의 ‘다이아’처럼 말이다.
 


선물은 받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저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그건 더 이상 선물이 아니라 그저 ‘겉치레’일 뿐이다. 어차피 줄 선물이라면 어떤 타이밍에 상대가 받으면 가장 기뻐할지를 잘 생각해서 주는 것이 좋다. 명절이나 생일날 주는 선물은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준비한다. 평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서 선물한다면 받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선물로 기억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친해질 기회가 생겼다면 그 사람과 함께한 자리가 끝나고 헤어지면서 명함과 함께 연주회 티켓을 선물하는 건 나를 기억하게 할 특별한 선물인 셈이다. 선물을 줄 타이밍을 놓쳤다면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괜히 미묘한 타이밍에 선물을 주면, 선물을 주는 마음도 전달이 안 되고, 받는 사람도 곤란할 수 있다.

 

 

의견 제시

상대방의 의견을 다 들은 직후, 대화가 끝나기 직전
NG그게 아니지. 내 말 들어봐
▶ 대화는 두 명이 서로 나누는 거다 나 혼자 계속 말을 하고 싶으면 ‘연설’을 해라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들어가서 내가 할 말을 해버리는 것은 그냥 싸우자는 것이니, 우선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되, 상대의 말이 끝나는 순간 빠르게 치고 들어가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나면 우선 상대방의 의견을 칭찬해주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좋다. 물론 점잔을 떠느라 아무 말 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 상대방은 자기 이야기에 찬성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의견을 말하면, 딴소리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니 할 말은 바로 하는 게 좋다.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바를 가장 쉽게 얻는 방법 중에 하나는 선택지를 제한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선택지를 주면 보통 그 안에서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저녁 메뉴를 물어볼 때, “저녁으로 뭐가 먹고 싶어?”가 아니라 “저녁으로 꽃등심과 회 중 어떤 것이 좋아?”라고 물어보자. 마음속으로 결정한 것이 없다면 보통은 두 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거절

잠깐의 숙고, 이후 빠른 거절이 최선이다
NG그날은 좀 일이 많을 것 같기는 한데 생각은 해볼게
▶ 우물쭈물하다 보면 결국은 예스맨이 될 뿐이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할 때 마음에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거절해야 할 타이밍에 거절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될 때가 있다. 혹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끌면 상대방은 승락의 표시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부탁이나 요청이 왔을 때 바로 거절하면 상대방도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부탁하는 일의 경중을 고려해서 고민의 시간을 가진 뒤 거절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고민의 시간은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술자리 약속 정도라면 바로 거절하는 것도 괜찮다. 단, 보증을 서 달라는 부탁이라면 30년 정도 고민하자.

 

 

사과

사과는 48시간 이내에
NG내가 잘못했지만 자네도 좀 심하지 않았나?
▶ 진짜 사과는 보태는 말이 없다. 사과를 책임 인정 거래의 수단으로 쓰는 건 비겁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러나 헛된 자존심 때문에 사과할 타이밍을 놓치면 나중에 사과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면 상대와의 관계 자체가 멀어질 수 있다. 물론, 사과해야 하는 일의 경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영국의 한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과에는 시간이 중요한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타이밍이 늦어도 48시간 이내에 이뤄져야 사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사과는 그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입으로만 하는 사과로 받아들여져 상대방이 잘 수긍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적어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싫은 소리

너무 늦지 않게, 그렇지만 반드시 둘만 있는 장소에서
NG운동 좀 해. 너에게 몸짱이 되라는 게 아니야 사람이 되라는 거지
▶ 아무리 건강이 염려되어도 인신공격은 하지 말자. 독설은 뼈처럼 오래 남는 법이다

다른 사람에게 충고나 비판을 하고 싶다면 그 마음을 너무 오래 쌓아두지 마라. 내 기준에선 참다가 어쩔수 없이 터트리는 거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뜬금없이 화를 내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충고할 때는 제3자가 없는 곳에서 해라. 나이가 들면 ‘체면’이라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는데, 그 체면이 깎이고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어떤 좋은 충고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당하는 사람의 입장도 조금은 고려하자. 이미 충분히 마음이 상했는데 당신이 충고를 하면 그저 잔소리로 들릴 수 있다.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인데, 몇 차례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충고하면 누구라도 버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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