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치매 가족들의 이야기*
1편. 할머니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한 김선기 씨
아버지의 치매 간병기를 에세이로 쓴 노신임 씨
치매 노인들과 목도리를 만든 이동혁 씨
2편. 아버지와 치매 여행을 사진으로 기록한 아들, 신정식 씨
치매 아버지와의 동행을 웹툰으로 제작한 심우도 씨
기억을 기록한다
아버지는 치매 진단을 받고 종일 방 안에 누워만 계셨다. 어떻게든 아버지를 방에서 끌어내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약간의 우울증까지 있던 아버지는 그럴수록 더욱 귀찮아하셨다. “아빠, 사진 찍으러 나가요!” 밖으로 나갈 핑계를 위해 던진 말에 아버지가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집에서 나가기 위한 아버지와의 사진 여행이 시작됐다.
한편으론 나라는 사람이 아버지를 더 이해하고 싶어 시작한 노력이었다. 그렇게 ‘아빠의 아빠’가 된 기분으로 카메라를 들고 아버지의 얼굴을 담았다. 알츠하이머 환자 특유의 공허한 표정이 있다. 초점 없는 눈은 도대체 무엇을 바라보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없다. 아버지는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가 내 시선이 의식되면 짐짓 생기 있는 표정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아버지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외로움’이다. 아버지는 이 사진집을 보고 이해하지 못하셨다. 아들이 펴낸 책이라는 것을 알려드려도 금세 잊어버리고 책을 덮어버린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신현성’이라는 사람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아버지의 일상을 그리다
치매환자와의 동행은 매일, 매 순간 힘들다. 하지만 곁에서 손잡을 수 있는 그 시간의 소중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 치매를 보지 말고, 치매에 가려진 본래 내 가족의 모습을 본다면 힘든 시간을 조금 더 잘 넘길 수 있다. 돌아가시고 나면 치매였던 그 모습마저도 그리울 테니까….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가족 모두가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함께 알아야 빠른 대처를 할 수 있고,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가족 간에 격려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멀리 있는 가족들은 전화를 통해서라도 돌보고 있는 가족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해 격려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다.
기획 문수진, 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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