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에서 우리 동네 홍반장으로, ‘마을활동가’ 이영미 씨

기사 요약글

이영미 씨(54세)의 일터는 마을이다.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마을 사람들의 모임을 지원하며 여러 활동을 돕는다. 주민센터 직원? 아니다. 통장 혹은 반장? 그도 아니다. 그의 직함은 ‘마을활동가’다.

기사 내용

 


 
최근 마을별로 주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마을공동체 사업이 활발하다. 이러한 마을공동체가 잘 운영되도록 돕는 사람들을 ‘마을활동가’라고 부른다. 사업을 추진하는 공동체에게 상담,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주거나 마을활동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공동체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일을 한다. 지역에 따라 ‘마을지원활동가’, ‘마을사업전문가’, ‘마을공동체촉진자’, ‘코디네이터’ ‘마을리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하는 일은 비슷하다.

 

 

3년 만에 알게 된 마을 이웃들

 


이 씨는 3년 전 만해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조차 몰랐다. 우연히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 동창을 만나면서 그녀가 참여해온 마을 독서 모임에 초대되었다. 그 모임은 특히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지구온난화까지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 책도 읽으며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도 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주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비교적 쉬웠다.

 

 

첫 시작은 분리수거 문제였다. 주민들은 열심히 구분해 버리긴 하지만 재활용이 제대로 안 된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다. 그저 ‘플라스틱’이라고 적힌 통에 따로 버린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담겨있던 내용물을 깨끗이 씻지 않고 버리면 재활용 시설 사정 상 이를 쓰레기로 분류해 매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임에서 이를 개선해보기로 했다. 관리사무소에 건의를 했고, 협조를 얻어냈다. 포스터를 만들어 아파트 곳곳의 게시판과 분리수거장 앞에 붙였다.

 


 
이 일을 시작으로 생활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들을 이어갔다. 세제사용 줄이기, 친환경 제품 사용하기, 유기농 먹거리 공동구매하기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고 바로 실천했다. 아파트 단지의 꽃과 나무들에게 이름표 붙여 주고, 공동텃밭을 가꾸며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나누면서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갔다. 또 개인의 관심사에 의한 사적인 활동을 넘어선 공적 활동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공모 사업에 참여하려면

 


이 씨가 속한 모임은 우연한 기회에 마을공동체 만들기 공모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서울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도 참여했다. 친환경적인 요소를 삶에 적용해 사는 방법을 배우자는 취지로 전문가들을 초대하여 교육도 받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자연 세제를 만드는 강좌를 열기도 했다. 지원금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공모사업에 참여하려면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www.seoulmaeul.org)를 비롯해 각 지자체의 마을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된 마을 공동체 사업을 확인하고 지원하면 된다. 주민이 스스로 계획을 수립, 제안, 직접 실행하는 주민 주도 사업으로 주민 3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사업 내용은 교육, 환경, 복지,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며, 선정되면 준비 정도에 맞추어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이 씨는 본격적으로 마을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지역의 마을공동체센터에서 열린 양성과정을 이수했다.

 

 

마을활동가는 마을 일에 관심을 갖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고 좋아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을공동체의 목적이 공모사업이라고만 생각하거나 마을활동가를 일자리로만 생각하면 자칫 실망할 수 있다. 일자리가 되면 좋지만 그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보는 게 낫다. 마을활동가는 각 지역에 있는 마을공동체센터에서 1년 단위로 모집한다. 특정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소정의 양성과정 교육을 이수하거나 마을활동을 오래 한 사람들 위주로 선발된다.

 

 

 

 

마을활동가로 선발되면

 


선발된 마을활동가는 본인이 주도하는 사업공모는 할 수 없고, 자신이 거주하는 마을에 배치되어 주민들의 자치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된다. 특히 공모사업에 참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을공동체들은 서류작업 부분에서 많은 애로사항을 겪는데 이때 마을활동가가 도와주거나, 활동에 대한 팁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 외에도 마을자치센터 등에 동자치지원관으로 채용되어, 마을과 지원센터와 행정의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마을활동가의 급여나 근무조건 등은 지역이나 프로젝트 별로 다 다르다. 대부분 소정의 활동수당형식으로 지급받는 경우가 많고 계약직으로 채용된 경우는 급여로 받게 된다.

 

 

최근에는 마을활동이 일자리가 되도록 하는 여러 가지 제도가 논의되고 있다. 마을활동가들에게 적절한 대우와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활동의 지속성을 돕기 위해서다. 또한 마을활동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워크숍도 지자체 별로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공익마인드, 갈등관리, 커뮤니케이션, 퍼실리테이션 등 다채로운 커리큘럼으로 짜여 있어 기본 역량을 익힐 수 있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한 지자체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획 임소연 글 사진 김경화

 

 

[이런 기사 어때요?]

 

>> 섹스 후 15분, 잊지 말아야 할 '볼 일'

 

>>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착한 창업, '로컬 비즈니스' 성공 요령

 

>> 삼남매 중 장남인 저만 상속 받을 수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