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 실력을 직업으로 살린 59세 주부의 인생 2막

기사 요약글

소개팅 앱, 소셜 데이팅 서비스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소개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 아날로그적 감성과 자세로 결혼정보업체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주부 유미영 씨의 이야기.

기사 내용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2019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 9200건으로 2011년 이후 8년째 감소해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유미영 씨(59세)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자신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최근 결혼정보업체를 오픈했다. 그 동안 지인 소개를 통해 재미 삼아 중매를 해왔는데 이제는 정식 사업으로 시작해 볼 생각이다. 영화나 소설 제목처럼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아닌 ‘조금씩 모자란 부분을 서로 보완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의 중요한 과업’이 될 수 있도록 결혼이야기를 써보겠다는 것이 그녀의 포부다.

 

 

그저 좋아서 해온 중매

 


옛말에 ‘중매 3번이면 천당 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매는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유 씨는 소리소문 없이 많은 커플을 탄생시킨 ‘마이다스의 손’이었다. 첫 성공 사례는 직장 다닐 적 옆자리 동료 직원과 친한 친구를 맺어 준 일. 그 결실이 그의 일생에서 최초의 인연 만들기 모태가 된 셈이다. 그 커플은 지난 해 은혼식을 맞아 함께 식사를 하며 축하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다음 해에는 남동생을 후배와 만나게 해주었고, 남편의 친구와 본인의 친구를 소개해 결혼에 이르게 하는 등 그녀가 연결한 커플들은 결혼 성공률이 높았다. 사람과 사람을 소개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유 씨는 두 사람의 만남과 이후를 책임지고,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자세로 주선에 임한다.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기까지, 이미 많은 노하우가 그녀의 수첩에 쌓여 있었다.

 

 

타고난 친밀감에 두꺼워진 연락망

 


유 씨는 학창시절부터 친구들도 많았고 선후배와 두루 친해 가교 역할도 많이 했다. 단체 미팅 주선도 자연스럽게 유 씨의 몫으로 찾아왔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전업주부가 된 이후에는 동창회 동기 모임의 총무를 맡아왔다. 아이들 학부모회나 성당 등에서도 소모임을 이끄는데 앞장섰다. 어디서든 유 씨의 친화력은 빛을 발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두터운 인맥이 생기자 혼기를 앞둔 젊은이들을 서로 소개할 기회도 많아졌다.

 

 

그녀는 선남선녀를 연결해 주고, 좋은 가정을 이뤄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이 찾아오면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이어준 부부의 아이 돌잔치에 초대 받기도 여러 차례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인의 동생에서 조카, 자녀 세대로까지 소개해 주는 대상은 달라졌지만 그만큼 중매 노하우는 탄탄해졌다. 사람들을 늘 살갑게 챙기고 관리하는 유 씨에게 전화번호부는 하나의 자산이나 다름없다. 

 

 

 

 

대형 결혼정보업체와의 차별성

 


유 씨가 사업자등록을 내기 전 가장 고민한 점은 기존의 유명 결혼정보업체와의 차별성이다. 수만 명의 회원 데이터를 갖추고 전국적인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대형 업체를 경쟁상대로 삼을 순 없었다. 하지만 분명 틈새가 있을 것 같았다. 규모는 작더라도 탄탄한 신뢰를 구축하고, 기존 업체에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면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다.

 


 
차별성1. 가입비 대신 성사료


우선 가입비를 내고 일정 기간 동안 회수 채우듯 무차별 소개하는 기존 업체 방식과는 달리 했다. 앞서 지인들을 알음알음 소개할 때는 소개비는 전혀 없이 성사 된 쪽에서 감사 인사로 선물이나 사례를 하면 받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상 제대로 요건을 갖춰야 했다. 유 씨는 일반적인 결혼정보업체라면 당연히 받고 있는 가입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상대를 소개 받을 때 약간의 소개비를 내도록 책정했고, 결혼이 성사 되었을 때 성공사례비를 받기로 정했다. 회원의 부담도 덜고, 업체는 성혼까지 책임지고 최선을 다하게 되어 서로 좋은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차별성2. 정확한 신상정보 확인


결혼은 현실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조건, 즉 학벌, 집안, 경제력 등은 혼인 전에 미리 알고 싶어 하는 정보다. 하지만 당사자 간에 정색하며 물어보기는 쉽지 않은 일. 따라서 유 씨는 가족증명서(미혼확인용), 재직증명서, 소득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를 제출 받는다. 사람을 소개해 주는 일인 만큼 정확한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는 선에서 진행한다(「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의거 개인정보를 이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제공 또는 누설하거나 결혼중개 외의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됨).

 

 

차별성3. 부모가 아닌 당사자 면담


유 씨가 적극 고려하는 전략 중 하나는 ‘당사자 면담’이다. 대부분 부모 특히 어머니가 자녀를 가입시키고 자녀에 대해서는 사진이나 서류만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칫 당사자에 대한 객관적 정보 보다 주관적 의견이 더해지거나 당사자가 아닌 부모가 원하는 배우자감을 소개해 실패로 이어진다. 그래서 유 씨는 소개 이전에 가능하면 당사자를 직접 면담하기로 했다. 당사자의 결혼에 대한 생각과 자세, 기대 사항, 취향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적중률 높은 상대를 소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결혼은 부모가 강요하거나 밀어붙여서 될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차별성4. 예비부부를 위한 교육 진행


최근 유 씨는 전문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지인과 연계해 결혼 준비 교육의 일환으로 ‘예비부부를 위한 코칭’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과 배우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 및 차이 인정, 의사소통 방법, 갈등관리, 경제계획 세우기 등 바람직한 부부의 모습을 배우고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저렴한 수강료에 제공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실제 결혼 생활을 현명하게 맞이할 준비를 돕는다.

 

 

 

 

결혼정보업체를 창업하려면
1.  국내결혼중개업의 경우 보장금액 2천만 원 이상의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나 일반 업무시설인 곳에 사무실을 갖춰야 한다(임대차나 전대차도 가능).

2. 소정의 신고 서류(전자문서로 된 신고서를 포함)를 갖춰 신고 수수료(3만원 수입증지)와 함께 소재지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3. 신고필증을 교부 받으면 20일 이내에 사업자등록을 내야 되는데 사업자등록은 신청서, 사업허가증 사본⦁사업등록증 사본 또는 신고필증 사본 중 1부, 임대차계약서 사본 1부를 관할 세무서(국세정보통신망에 의한 제출을 포함)에 제출하면 2일 이내에 받을 수 있다.

 

 

기획 임소연 김경화

 

 

[이런 기사 어때요?]

 

 

>> 치매 예방 위해 손빨래 하는 어머니, 도움이 될까?

 

>>미래에 사는 남편 vs 과거에 사는 아내를 위한 대화법

 

>>오르가슴보다 간절한 숙면, 내 남자의 티셔츠가 처방전?

댓글
댓글
김*숙
자본금없이도 가능한 사업이네요. 충분한 인맥만 있다면...
2020.09.24
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