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바로 눕지 좀 마! 게으른 남편과 사는 현실 해법

기사 요약글

K여사는 퇴직한 남편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잔소리가 늘었다. 밥 먹기가 무섭게 소파에 딱 붙어 TV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낙으로 살고 있는 남편 때문이다. 체형도 많이 변해 복부비만이 심각하다. 걱정이 돼 한 소리하면, 잔소리라 받아칠 뿐이다.

기사 내용

 

 

K여사의 요즘 가장 큰 걱정은 남편 건강이다. 남편은 퇴직 후 건강검진에서 내장지방, 고지혈증, 심뇌혈관 위험 진단까지 받았다. 그래서 K여사는 남편을 위해 건강 식단은 물론 매일 아침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갈아 생주스를 만드는 정성을 쏟고 있다. 이렇게 남편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꿔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고 싶지만 비협조적인 남편 때문에 마음 상할 때가 많다. 남편이 퇴직하면, 부부가 저녁식사 후에 사이좋게 손잡고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 소소한 행복을 꿈꿨는데 먼 얘기가 돼 버렸다. 

 

 

Case 그렇게 살다가 죽는다니까?! 

 

 

아내: “당신, 어젯밤에 또 술 마셨어? 라면까지 끓여먹고. 어쩌려고 그래?”
남편: “맥주가 술인가 뭐. 비도 오고 꿀꿀해서 한 잔 했지.” 
아내: “비가 와서 한 잔, 날씨 좋아서 한 잔, 속상해서 한 잔, 기분 좋아서 한 잔, 도대체 당신은 정말 언제까지 이럴 거야? 밤늦게 라면 먹으면 안된다고 했잖아.”
남편: “제발 잔소리 좀 그만해. 내가 애냐고? 퇴직하면 스트레스에서 좀 벗어날까 했는데 당신 성화 때문에 편치가 않다니까.” 
아내: “당신 병원에서 뭐라고 했어? ‘복부비만 심각합니다. 고지혈증, 심뇌혈관 모두 위험하니 술 끊고, 운동 열심히 하세요’. 했잖아. 그때는 네. 네. 잘만 하더니. 운동하라고 했지? 바로 앞이 공원인데 밥 먹고 나서 소파에 누워 TV만 보지 말고 밖에 나가서 한바퀴만 돌다오라고! 건강하게 살자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그렇게 살다 죽는다니까!” 
남편: “그래. 그러니까 제발 그만 좀 하자고! 이렇게 살다 죽을거니까!”

 

 

 

  

아내는 왜 잔소리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의 건강을 잘 지키고 돌보는 것은 부부의 의무이자 권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 입장에서 보면, 아내의 잔소리는 많은 스트레스와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자들이 아내의 잔소리로 인해 술 담배를 끊고, 건강검진을 하고, 라면이 아닌 밥을 챙겨 먹는다. 실제로 홀로 사는 사람보다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10년 이상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결혼생활 동안 수 없이 듣는 아내의 잔소리를 통해 몸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먹고 운동도 하는 등 건강관리를 더 잘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잔소리에 숨어있는 깊은 뜻을 되새겨 볼 일이다. 

 그러나 남편이 아내의 좋은 뜻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남자들은 청각보다 시각에 더 반응하고 효과적이다. 말은 단호하고 간결하게, 구체적인 메시지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남편의 생활을 그래프로 그려보는 식이다.

 

 

 

Solution 그래프 올라간 거 봤어?

 

 

아내: “당신, 어젯밤에 술 마신거 그래프 올라갔네? 라면 먹은 것도 기록했고.”
       => 거실 벽에 그래프로 매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 
 남편: “비도 오고 꿀꿀해서 한 잔 했는데 이번 주 내가 왜 이러지? 나도 거실에 그려진 그래프보고 깜짝 깜짝 놀란다니까!” 
아내: “내가 봐도 위험해. 다음 주 병원 가야 하는데 진단 결과가 너무 안좋을 것 같아 걱정이야.” 
남편: “밥 먹고 공원 몇 바퀴 빠른 걸음으로 돌다 와야겠어. 참, 이번 주말 당신 괜찮으면 함께 청계산 갔다 올까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아내: “안그래도 이번 주말, 비 안 오면 등산 가려고 했는데 같이 가면 난 좋지. 빨리 밥 차릴게. 먹고 같이 공원에 나가.” 
남편: “그래. 아프지 말아야지. 우리 건강챙기면서 재밌게 살자고!”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경우라도 배우자의 문제를 대신 해결하려고 굴면 안된다는 것이다. 부부에게는 ‘감정의 시소’ 효과가 있다. 어느 한 쪽이 같은 문제에 대해 감정이 올라가면 다른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내려간다. 배우자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고민하고 걱정하면 상대방은 자기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손을 놓게 된다. 배우자가 대신 문제를 껴안고 해결해줄 듯 하니, 자신까지 그 대열에 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건강하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부부가 보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하자. 

 

 

기획 서희라 김숙기 

 

 

 [이런 기사 어때요?]

 

 

 

>>85세 생일을 티베트 순례길에서 맞은 경북 산골 할매

 

>> '혼삶' 5년차, 서정희의 혼자서도 즐겁게 사는 법

 

>> 강아지가 주인을 사랑할 때 하는 행동은?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