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사는 남편 vs 과거에 사는 아내를 위한 대화법

기사 요약글

과거 때문에 부부 관계가 틀어지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K 씨 역시 남편이 동창회에 간다고만 하면 부쩍 예민해진다. 남편의 첫사랑이 동창회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기사 내용

 

 

괴테는 이런 말을 했다. ‘여자는 과거에 의지해서 살고 남자는 미래에 이끌려 산다, 여자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하고, 남자는 망원경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남녀의 단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말이다. ‘과거에 사는 아내’와 ‘미래에 사는 남편’이 현재라는 같은 시간대에 살다 보니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많은 부부들이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K부부도 대화가 싸움으로 번지거나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남편과 아내가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부부 대화를 살펴보자.

 

 

Case 언제까지 옛날 이야기 할거야?

 

아내: “당신, 어제 전화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남편: “어제 내가 몇시쯤 들어왔지? 오랜만에 동창들과 만나 얼마나 마셨던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
아내: “어쩌자고 그렇게 마셨어? 아! 영숙인가 뭔가 당신이 예전에 좋아했던 그 동창이 나왔구나. 그렇지? 말해봐”
남편: “무슨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어? 내가 며칠 전에 말했잖아. 남자 동창들만 모인다고. 당신 왜 또 그래?”
아내: “당신, 내가 배가 아파 응급실 간 날 생각나지? 아프다고 일찍 들어오라고 했더니 말 안 듣고 술 먹고 늦게 들어온 거 기억해? 그때도 당신 동창회 갔다가 그 여자 데려다 주고 오느라고 늦은 거잖아.”
남편: “또, 또 그 소리! 그게 언제적 얘긴데? 벌써 20년 전 얘기라고!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미래지향적인 대화 좀 하자. 제발, 쫌!!”

 

 

 

 

누구나 과거사건 때문에 부부싸움했던 경험이 한 두 번쯤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아내들이 ‘특별한 과거’에 대해서 짧게는 1년 전, 길게는 몇십 년 전 일까지도 어제 있었던 것처럼 그날의 날씨, 시간, 남편의 표정, 자신의 감정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내들의 이런 ‘빽 투더 과거 상처’를 여자들의 생리 증후군, 갱년기 우울증과 같은 고질병으로 치부해버리면 그만일까? ‘또 시작이구나’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일까?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옛날에 다친 상처를 잘 치료하지 않아 지금 문제가 생겼다고 의사가 말한다. 과거에 다쳐서 생긴 상처니까 ‘지금’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과거’의 상처라고 무시하면 되는 걸까?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의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아서 ‘지금’ 까지도 그때만 생각하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면, 그것은 ‘과거’의 문제가 아닌 ‘지금’의 문제인 것이다. 마음의 문제는 보이지 않을 뿐, 몸의 문제와 다를 바가 없다. 과거에 충분히 상처 치유가 되었더라면, 지금까지 이야기할 이유도 없고 지금이라도 해결된다면 앞으로 과거이야기는 꺼낼 필요가 없게 된다.


다시 부부대화를 시도해 보자.

 

 

 

 

Solution 내가 또 당신 걱정하게 했네

 

 

아내: “당신, 어제 전화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남편: “그랬어? 어제 내가 몇시쯤 들어왔지? 오랜만에 동창들과 만나 얼마나 마셨던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네”
아내: “어쩌자고 그렇게 마셨어? 당신이 동창회 간다고 하면 나는 아직도 그때 일이 생각나서 더 신경이 쓰여.”
남편: “미안해. 당신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겠네. 그때도 당신이 아프다고 일찍 들어오라고 했는데, 내가 술 먹고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당신 많이 힘들었잖아. 내가 또 이런 실수를…” 
아내: “내 마음 알아주니 고맙네. 내가 걱정한 건 나도 나지만, 당신 건강 때문이지 뭐. 이제 몸 생각하면서 다녀야지 예전과 많이 다르잖아. 그런데 어젠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신거야?”
남편: “당신 말대로 이제 정말 몸 좀 챙겨야겠어. 너무 오랜만에 친구들 보니 반가운 마음에 몇 잔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뭐” 

 


 
대화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배우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간에 방어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80%는 해결된다. 거기에 욕심을 더 내자면, 배우자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배우자가 느꼈을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면 좋다.


이 과정에서 혹시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 남편 품에 안겨서 울 수 있도록 꼭 안아주자. 배우자에게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받는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다친 마음을 돌보는 것도 바로 부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렇게 한번 두 번 세 번만 반복한다면 상처는 과거 속으로 묻히게 되어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게 된다.
 

 


기획 서희라 김숙기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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