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하나 마음대로 못 바꾸게 하는 남편, 대체 왜?

기사 요약글

K여사는 얼마 전, 11년째 쓰고 있는 냉장고를 바꾸려고 했다가 남편이 결사반대하는 바람에 머리가 지근지근 아프다. 퇴직 전에는 거실에 큰 소파가 바뀌어도 관심 없이 지내 K여사를 서운하게 하더니 대체 왜 반대를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기사 내용

 

 

 

‘주방은 엄연히 내 영역인데, 그 안에 있는 물건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K여사는 그동안 집안일에 관여하지 않았던 남편과 이런 일로 대립하는 상황이 낯설고 당혹스럽기만 하다. 

 

 

Case. 10년 된 차도 말짱한데 냉장고를 왜 바꿔?

 

 

아내: “여보, 우리 집 냉장고 바꿔도 될까?”
남편: “멀쩡한데 뭘 바꿔?” 
아내: “저 냉장고 10년이 넘었잖아. 과일 넣을 공간도 부족하고 냉동고도 부족해. 또 전기 요금도 다른 제품보다 더 많이 나온다고” 
남편: “차도 10년 넘었지만 잘 굴러가잖아. 10년 넘으면 바꾸란 법이 있어? 그럼, 차도 바꿀까? 과일은 신선한 것을 먹는 것인데 그때그때 조금씩 사 먹으면 되고, 냉동실에 뭐가 그리 많아. 정리를 하면 될 거 아니야. 그깟 전기 요금이야 얼마나 차이 난다고 그래?”
아내: “참 기가 막히네.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냉장고 하나 바꾸겠다는데 여기서 왜 당신 차 얘기가 나와? 냉장고와 차가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앞으로 과일 갖다 달라고 하기만 해봐. 어디 그때그때 조금씩 혼자 사 먹어보라고!”

 

‘바라는 게 없으면 실망도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부부는 서로에게 바라는 게 있어야 한다. 바깥 생활에 바빴던 부부가 퇴직 후 부부로서 더 좋은 관계에 대한 바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만큼 상대로부터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실망과 상처를 받아 정서적으로 차단시키게 되는데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배우자 반응의 원인을 살펴보자. 원인을 알게 되면 상처받을 일도 줄일 수 있고, 방법도 달리할 수 있다.  

 

남편이 냉장고를 못 사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다. 남편은 불편함이나 새로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아내가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고 냉장고를 포함하여 부엌살림 또한 아내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다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주도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상대에게 허락 대신 협조를 구하라!”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조차 상대 눈치를 보면서 허락을 구할 이유는 없다. 당당하게 주도하라. 다만, 비싼 냉장고를 들여놓으므로 해서 지출되는 경제적 상황에 대한 상대의 불안감을 줄이고 협조를 구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 

 

상대 허락을 구하는 순간 배우자는 자신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례의 남편처럼 아내의 말을 듣기보다는 대립구도로 가기 쉬우며, 자신의 강력한 의견에 대한 전투 의지를 불태우도록 도울 뿐이다. 

 

 

 

 

Solution. 당신은 다 계획이 있구나

 

 

아내: “여보, 내일 점심 밖에서 먹고 나랑 함께 ** 마트 들렀다 와야 해”
남편: “그래? **마트는 왜?” 
아내: “냉장고 바꾸려고 알아봤더니 에너지 효율도 좋고, 우리 집에 맞는 신제품 할인 기간이야. 마침 어제 냉장고 사진 찍어서 중고 사이트에 올렸더니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거 있지. 내일 가서 보고 결정해야 해!” 
남편: “중고는 얼마에 거래됐어? 우리가 깨끗하게 썼으니 좀 더 받았나?”  
아내: “30만 원 받기로 했어. 내가 최대로 많이 받는 거라네. 그 돈 받아서 새 제품 사는 거야. 에너지 효율 좋은 거 선택하면 더 절약이 가능하고, 행사 기간이라 5만 포인트 적립되니까 그걸로 선풍기 한 대 받아오면 돼.” 
남편: “당신은 다 계획이 있구나. 알뜰하고 야무진 거로 하면 당신 따라올 사람 없다니까. 마침 오늘 나가는 김에 함께 들렸다 오지 뭐. 잘 됐네. ”

 

부부에게는 여러 각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면, 배우자가 “비싼 것을 굳이 왜 사야 해?”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제대로 돈 관리를 하고 있다는 신뢰를 보임으로써 공동 생활자의 불안감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다. 

 

배우자 한쪽이 책임감 있게 자기 영역에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믿으면 상대방 역시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당장 그 변화가 눈에 보이게 서로를 향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기획 서희라 김숙기 사진 셔터스톡

 

 

[이런 기사 어때요?]

 

>> [전성기TV] 가성비 만렙, 정리 초보를 위한 추천 수납 도구

 

>> 노후, 그리고 부부의 의미

 

>> 손주 봐주고 얼마 받으세요? 돌봄 사례비 협상의 기술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