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맡긴 딸과 육아 문제로 사사건건 부딪힐 때

기사 요약글

맞벌이 자녀를 위해 황혼육아를 도맡아 하는 중년 가정이 늘고 있다. 과거 자식을 키웠던 지혜로 손주 육아에 최선을 다하건만 요즘 세대인 자녀들과의 육아방식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기사 내용

 

 

A여사는 최근 퇴직한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황혼육아를 결정했다. 딸의 복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맞벌이 다자녀 가정에 밀려 원하던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수 없게 되자 A부부에게 구조요청을 해왔다. 하루 종일 손자만 돌봐야 할 상황이라 주변에서 ‘골병 드니 거절하라’ 말렸지만 남편이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부추기는데다 매달리는 딸을 모른 척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 후 딸과 양육갈등으로 모녀전쟁이 시작됐다. 양육 갈등은 보통 육아법에 대한 견해 차 때문에 생긴다. 딸은 규칙적이고 원칙적인 육아를 선호하고, A여사는 풍부한 경험으로 그때그때 아기 욕구에 맞춰 아기를 다루게 되니 사사건건 육아방식으로 대립하는 일이 많아졌던 것이다. 오늘도 A여사는 딸과 한바탕 하고 말았다. 

 

 

CASE 엄마, 내가 그거 먹이지 말라고 했잖아!

딸: (집에 오자마자) “엄마, 이유식 때 맞춰 줬어? 혹시 쌀과자 먹인 거 아니죠?”
엄마: “너 지금 또 엄마 체크하니? 애 봐주는 공은 없다더니...”
딸: “왜 자꾸 먹이지 말라는데 엄마가 내 말을 안듣고 몰래 먹이니까 그렇지”
엄마: “워낙 잘 안 먹는 애라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너까지 왜 이러니?” 
딸: “애 있을 땐 TV 보지 말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지켜지잖아! 먹는 것도 그렇고 생활 환경도 그렇고.”   
엄마: “너 말 잘 했다, 너 퇴근하고 바로 온 적이 몇 번이나 있니? 처음에 한 약속 얼마나 지켰어? 적어도 7시 30분까지는 둘 중에 한 사람은 와서 아이 보겠다고 했지? 우리집 근처로 이사까지 오길래 난 그말 철썩같이 믿었다. 엄마는 뭐 개인적으로 할 일 없는 줄 알어?” 
딸: .......  

 

육아를 둘러싼 반복되는 모녀 전쟁, 어떻게 푸는 게 좋을까? 

 

몸에 해롭지 않은 이상 아이가 먹고 싶어한다면 먹이고 싶은 할머니와 아기한테 규칙적인 식습관을 들이고 싶은 젊은 엄마의 충돌은 흔히 있을 법한 일이다. 딸은 일단 어머니에 대해 비판적 관점과 비난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놓고 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도리어 친정엄마에게 상처가 되어 큰 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훈육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아기 훈육에 대해 어머니에게 너무 많은 기대와 요구를 해서도, 능력을 폄하해서도 안 된다. 일단 교육적 역할은 아기 엄마아빠인 딸 부부가 담당해야 할 몫임을 인식하고 어머니에게는 과도한 TV 시청 등의 비교육적인 부분만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하는 정도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머니의 경우, 1차 보호자와 주양육자는 아이 엄마 아빠인 딸 부부라는 점을 명확히 기억해야한다. 힘든 육아 노동을 하면서 교육적 역할까지 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딸과의 소통을 통해 아기 발달 단계를 알아두고 각 단계에 맞는 양육과 돌봄을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딸 의견의 의미를 이해하고 딸이 부모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Solution. 공동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소통

 

딸: (집에 오자마자) “엄마, 오늘도 애 돌보느라 많이 힘들었죠?”
엄마: “그래, 요 녀석이 네가 만들어 놓은 이유식을 제때 안 먹는 바람에 속상해서 혼났어. 자꾸 쌀과자 달라고 보채서 안주려다가 아주 쬐금 줬는데 그건 잘 먹더라.” 
딸: “그랬어요? 엄마. 속상했겠네. 알겠어요. 그런데 쌀과자는 앞으로 절대 주지 마세요. 제가 내일부터 이유식 메뉴를 바꿔 볼테니까요. 이유식을 먹이려면 쌀과자를 끊어야 하거든요.”  
엄마: “알았어. 앞으로는 달라고 해도 과자 먹이면 안되겠네. 워낙 잘 안 먹는 애라 내가 애가 타고 전전긍긍하게 돼. 애기가 우선 맛이 있어야 잘 먹으니까 얘 좋아하는 맛으로 이유식으로 바꿔봐라.”  
딸: “네. 내일은 우리회사 부서 회식이 있어 내가 늦으니 박서방 보고 일찍 들어와서 아이 좀 보라고 할게요.”  
엄마: “그래? 그리고 이달 너희 부부 퇴근시간 이후 일정 확인 좀 해서 엄마에게 알려줘. 저녁 7시 30분부터는 엄마나 아빠도 개인일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해. 외부 스케줄이 있었는데 자꾸 어긋나니까 제때 못하고 모든 게 엉키게 돼.” 
딸: “네. 죄송해요. 우리 때문에 고생 많으시네요. 오늘 박서방과 상의해서 이달 스케줄 정리해서 드리고 저희도 더 노력할게요.”  

 

양육 방법에서 오는 마찰이 있을 때, 즉시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함을 잊지 말자.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노력으로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육아 갈등을 줄이려면 서로 지켜야 할 규칙을 미리 정해놓아야 한다. 아기를 맡기고 데려가는 시간, 집안일의 한계와 배분, 아기 응급 상황 발생 시의 조치 등 역할을 가능하면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좋다.  

 

갈등 해소의 열쇠는 ‘소통’이다. 딸과 육아 방법을 폭넓게 공유하고 각자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일관성 있는 육아 원칙이 생긴다. 내 방법이 옳다고 고집해봐야 갈등의 골만 깊어질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에게 맞는 육아법을 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딸 부부와 ‘공동 육아’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아기에게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기획 서희라 글 김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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