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약 생활백서] 밥 안 먹고 약 먹어도 되나요?

기사 요약글

약은 왜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할까? 아침을 먹지 않았다면 점심 식사 후 약을 먹어야 할까? 헷갈리는 약 복용시간에 대한 궁금증, 현직 약사가 정답을 알려준다.

기사 내용

 

 

 

 식후 30분? 꼭 지켜야 할까?    

 

 

약을 먹는 사람들은 ‘식후 30분’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간혹 흡수가 어려워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약이 아니라면 어떤 약이든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약국에서 환자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밥 안 먹고 약 먹어도 돼요?’라는 말이다.

 

간혹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침, 저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을 임의로 점심, 저녁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는 약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약은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 아침, 저녁 2회 복용해야 하는 약은 작용 시간 때문에 점심, 저녁이 아닌 반드시 아침, 저녁으로 복용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왜 약은 식후 30분에 먹으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그 이유는 음식과의 상호작용을 줄이고 규칙적인 복용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만성질환 약은 식사와 관계없다?

 

 

식사와 관계없는 대표적인 약은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등 만성질환 약이다. 혈전 생성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해도 무방하다. 가끔 아침밥을 안 먹는다는 이유로 혈압약을 점심 식후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혈압은 아침 기상 후 가장 높아져 아침에 약을 먹고 일상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약은 우리 몸이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내는 시간인 저녁 이후에 복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약이 워낙 좋아서 굳이 저녁 식후에 복용할 것 없이 편의상 아침에 복용해도 괜찮다. 다만, 매일 챙겨 먹는 만성질환 약은 아침이건 저녁이건 일정 시간대를 지켜서 복용하는 것이 약의 작용에 좋다.

 

 

 

 

단, 당뇨약은 다르다

 

 

당뇨약은 혈압약이나 고지혈증약과 달리 복용법이 복잡하다. 부작용이나 작용 기전에 따라 복용법이 달라지는데 인슐린을 분비하게 만들어 혈당을 떨어뜨리는 혈당 강하제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식전 복용을 권장한다. 하지만 요즘 뉴스에 많이 거론되어 익숙한 메트포르민 성분의 혈당 강하제는 저혈당을 일으키는 부작용은 적지만 소화불량,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어 식사 직후 복용할 것을 권한다.

 

만약 여러 가지 당뇨약을 한 번에 복용해야 한다면 식사 직전 또는 직후를 선택해 복용하면 된다. 공복에 복용하면 메트포르민 성분 때문에 위장관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식사와 함께 복용하게 하기 위함이다. 다만, 당뇨약 복용 시 주의할 점은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어 혈당을 낮추는 약을 먹었다면 식사를 거르지 않고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저혈당의 위험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몸(특히 뇌)은 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저혈당이 오면 호흡이 가빠지거나 심장 박동이 빨라지게 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몸이 저혈당 상태에 익숙해져 혼수, 사망까지 이른다. 만약 혈당 강하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당 캔디 등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저혈당 증세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시간을 지켜야 하는 약은?

 

 

반드시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대표적인 약은 '골다공증 치료제'이다. 골다공증 치료제 중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이렇게 복용하는 약이 있다. 몸에 흡수되기가 매우 어려워 반드시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1~2시간 정도는 누워서도 안 되며 앉은 자세로 있거나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누우면 흡수되지 않은 약이 역류해 식도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골다공증 치료제와 칼슘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칼슘제는 위산이 있으면 흡수가 잘 되므로 반드시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복용법이 달라 함께 복용하는 경우는 없지만 칼슘제와 골다공증 치료제는 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

 

식후에 복용해야 하는 약으로는 소염진통제가 있다. 식후에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고 반드시 식후 30분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장관계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식사와 함께 또는 식사 직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은 작용 기전이나 효과를 고려해 먹는 방법 및 간격이 중요하므로 반드시 약사의 상담을 통해 복용법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기획 이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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