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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타투가 대체 뭐죠?
타투라는 단어 앞에 의학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메디컬이 붙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메디컬 타투(Medical Tattoo)는 흔히 알려진 장식용 타투(Decorative Tattoo)를 의료 분야에 응용한 시술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시에 산화철 잉크를 이용해 시술 부위에 마킹을 하거나, MRI 촬영 시에 특정 부위에 표식을 하는 용도로 문신을 적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표식이 아닌, 피부에 특정 색소를 주입하는 방식의 타투는 최근 들어 그 활용도가 극대화되는 상황이고 결과 또한 예전과 비교하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이 성형외과 전문의로 국내 메디컬 타투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성 빈센트 의원 조명신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아직까지는 국내나 해외 모두 도입 단계지만,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활발하게 사례를 축적하고 연구가 이루어지는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선천적 피부 질환부터 후천적 상처까지
메디컬 타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의외로 숫자도 많고 고민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색소성 질환 환자들로, 피부에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이 나타나는 ‘백반증’, 태어날 때부터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화염상모반’, 표피에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어 얼룩덜룩한 갈색 반점이 생기는 ‘갈색반’으로 고민하다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손에 백반증이 있는데 직업 상 사람들과의 접촉이 빈번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백반증은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지만, 상대방이 놀라거나 꺼리는 기색을 나타내면 환자들은 스스로 사회적 격리를 하게 되죠. 엑시머 레이저나 광선 치료, 피부 이식 같은 방법이 있긴 하지만 환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메디컬 타투가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후천적으로 생긴 상처를 복구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피부에 염증이나, 찢어져 생기는 상처인 열상 또는 수술 후 색소성 질환이 생기는 경우다. 수술 상처가 희끗희끗하게 바래지는 경우, 성장기나 임신기에 급작스러운 피부의 팽창으로 살이 갈라진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교통사고로 눈썹과 이마 부위에 깊은 상처가 생기고, 눈썹 모발까지 결손된 환자가 있었는데요. 이런 케이스는 사회생활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피부와 눈썹 부위에 각각의 컬러에 맞는 타투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화장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 환자들이라면 이런 시술이 효과적이죠.”
암 환자들도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메디컬 타투에 관심을 가진다. 유방암 수술 후 유방 재건을 하더라도, 유두나 유륜은 결손된 상태인데, 이때 색소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실제의 가슴과 비슷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외에 항암 치료 과정에서 탈모가 발생할 경우, 두피에 색소를 주입하는 타투 기법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메디컬 타투는 커버 업만? 데코레이션 타투도 가능!
어린 시절 새겼던 문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사람, 힘들었던 시절 잘못된 생각이 남긴 자해흔을 숨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색소를 주입하는 방식 이외에 장식용 타투를 적용해 상처를 가리는 방법도 있다. 대신 이 경우에는 상처의 크기나 모양에 적합한 도안을 찾고,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예상되는 시술 결과를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1cm 흉터 정도? 등판 전체까지? 시술 가능한 면적은?
상처의 크기와 스트레스의 강도는 별 상관없다. 작은 상처라도 얼굴 한복판에 있다면 큰 스트레스가 되기 마련, 등 전체를 가득 메운 빛바랜 문신의 흔적은 말할 것도 없다. 메디컬 타투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조영신 원장은 “이론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면적의 제한이 없다”라고 말한다. 다만 회당 시술 가능한 면적에는 제한이 있다고. 피부가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를 고려한 까닭이다. 예를 들어 두피 전체에 시행하는 전두문신(全頭文身)의 경우, 약 1만 3천 회 정도로 바늘을 터치해야 하는 만큼 3~4회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술하게 된다.
메디컬 타투 시행 전후, 주의사항은?
기저 질환이 있다면 이전에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나 고혈압, 뇌경색의 경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스피린의 복용 여부 등을 시술 전에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백반증 환자가 기존의 레이저 치료(ex. 엑시머 레이저)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치료 횟수와 시기를 미리 알려야 시술 강도 및 횟수를 조절할 수 있다.
시술을 받은 후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중장년층의 경우 젊었을 때보다 피부가 건조해지는데, 이때 적절하게 보습을 하지 않으면 각질이나 딱지가 생기며 가려움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심지어 가렵다는 이유로 각질을 긁거나 억지로 떼어내게 되면, 시술 시에 주입한 잉크도 같이 탈락하면서 피부 색이 얼룩덜룩 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셀린 등의 오일이 함유된 크림을 자주 발라주어 피부가 건조해 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메디컬 타투, 어떤 사람에게 좋을까?
조명신 원장은 메디컬 타투를 “엄밀히 얘기하면 치료가 아닌 캄푸라치(camouflage, 엄폐, 은폐)”라고 정의한다.
메디컬 타투는 타인의 시선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자 사회생활에서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술 기법로, 상처나 흉터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하다는 것이다. 메디컬 타투를 우리 말로 풀이할 때는 의학적 문신이라는 표현보다 재건 문신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큰 흉터나 오래된 문신 등으로 인해 한여름에도 긴 팔 소매만 입어야 하는 분들이라면 메디컬 타투를 고려해 볼 수 있겠죠. 손에 백반증이 있던 베이커리 사장님이 이제는 손님 앞에 당당히 손을 내밀 수 있다고 말할 때나, 이마에 있는 백반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던 고령의 환자가 이마를 내놓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에서 메디컬 타투의 심리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사? 타투이스트? 뭐가 다를까?
문신을 받아본 사람은 많지 않더라도, 여성 중에서 눈썹 문신이나 아이라인 문신을 경험한 이는 꽤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피부과나 성형외과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피부미용사’ 또는 잘한다는 문신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의사와 타투이스트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현행법상 의사 면허를 소지한 전문의가 시술하는 타투 이외에, 비의료인이 시술하는 문신은 모두 불법이다. 게다가 백반증이나 색소침착처럼 피부 질환을 커버 업하는 문신의 경우, 장식적 타투에 집중하는 타투이스타보다는 질환의 특징을 잘 아는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견해다.
기획 서희라 글 이나래 도움말 및 사진 제공 조명신 원장(성 빈센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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