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창업 - 작은 카페나 해볼까?

기사 요약글

커피 전문점은 창업만 하면 매일 맛있는 커피를 즐기면서 친구들과 만나고 돈도 벌 수 있는 황금 업종으로 보였을 것.

기사 내용

다소 과장된 면은 있지만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커피 전문점은 다른 업종에 비해 운영 방식이 간단명료해서 초보자가 창업하기 쉽다. 그러나 내 눈에 좋아 보이는건 남들 눈에도 좋아 보이는 법.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커피 전문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커피 시장의 성장은 국민소득과 관련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는 현재 세계 35위이지만 GDP 규모로 보면 세계 15위권이어서 앞으로도 커피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장사가 될 것 같은‘목’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이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를 뿐이다. 그러니 은퇴 후 커피 전문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재교육을 통해 필요한 실력을 갖추고, 타깃을 정확하게 정한 뒤 제대로 된 입지에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저 막연히 장밋빛 전망만으로 뛰어들 정도로 쉽고 편한 일이 아니다. 그러니 한 걸음 내딛기 전에 두 번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보자. 그전에 경험자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면 더 좋고.

 

 

남양주시 마석 K씨(57세) 5년차 개인카페, 나는 커피를 모르는데 카페를 차릴 수 있을까?

투자액 8천만원 (임대 보증금 + 인테리어 + 기기, 설비)
월 소득 250만원 (매출–월세–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커피인가?영화진흥위원회에서 28년간 근무했다. 퇴직 후엔 전원주택을 짓고 그 옆에 카페를 차리는것이 로망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퇴직을 해서 우선 카페부터 차렸다. 처음에는 커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단국대 평생교육원에서 커피 전문가 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점차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직접 예쁜 카페를 찾아가서 그 카페의 인테리어를 벤치마킹하고, 나만의 커피 레시피를 만들고, 다른 카페의 맛있는 메뉴를 먹어보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며 카페를 키워나갔다. 적응하기까지 3년 정도 힘들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지금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 중이다. 작은 것 이라도 계속 변화를 줘야 손님들이 식상해 하지 않으니까.

+ Tip맛이나 서비스 차별화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테리어가 중요하다. 카페 콘셉트와 타깃을 명확하게 정한 뒤 이름을 짓는 게 1순위. 인테리어 자체는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전적으로 일임하기보다는 직접 아이디어와 콘셉트 등을 제공하는 게 좋다. 주인장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자기 카페만의 캐릭터를 만들거나 관심사를 특화해서 카페 안으로 들여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자기 스타일을 모르겠다면 평소 즐겨 찾는 카페를 벤치마킹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강서구 염창동 J씨(58세) 2년차 프랜차이즈,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정도로 어리진 않아

투자액 1억 2천만원
(임대 보증금 + 가맹비 + 홍보비 + 보증금 + 초도 물품 + 인테리어 + 가구 + 간판 + 기기, 설비)
월 소득 325만원 (매출–월세–로열티–인건비–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커피인가?원래 커피를 좋아했다. 은퇴하고 1년 정도 개인 카페를 운영했는데 손해를 봤다. 그래도 커피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프랜차이즈 카페로 다시 창업을 했다. 처음에 개인 카페를 할지, 프랜차이즈를 할지 망설이다 개인 카페를 오픈했는데, 노하우도 없이 혼자 모든것을 준비하다 보니 미흡한 점이 많았다. 특히 커피 파는 장사는 상권 분석이 중요한데, 그저 보증금과 월세가 싼 곳으로 선택한 것이 실수였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본사에서 교육과 관리를 해주다 보니 카페 운영도 훨씬 편하고, 처음 입지를 선정할 때도 본사의 도움을 받아 마음에 드는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 Tip망하는 카페는 대부분 상권 분석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 상권마다 특성이 있는데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즉 내가 장사할 곳을 알고 나를 알아야 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의도는 4,000~5,000원의 고가 커피가 잘 팔린다. 금융권 등 고소득층이 많아서다. 반면 근로자들이 많은 가산디지털단지 등에선 4,000원 이하의 저가형 커피가 잘 팔린다. 이제 어디서 뭘 팔아야 할지 대충 감이 오는가.

 

 

금천구 독산동 O씨(65세) 7년차 개인카페, 사랑방 손님과 바리스타, 삶은 계란은 없어

투자액 9천2백만원 (임대 보증금 + 인테리어 + 기기, 설비)
월 소득 350만원 (매출–월세–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커피인가?커피 자체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커피가 더 좋다. 그래서 고향집 사랑방같은 느낌의 카페를 차려 그곳에서 여생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오랜 기간 회사에서 부하 직원과 상사 사이에서 생활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 카페에 온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 무척 어려웠다. 손님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고 질문을 받으면 그에 맞는 답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대로 격식을 차려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커피를 대접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처음엔 나도 손님도 무척 어색했지만, 이젠 우리 카페에 오는 손님들은 편하게 잘 받아주고 있다.

+ Tip손님 맞이의 기본은 관심이다. 손님을 공부해야 한다. 만약 손님이 젊은 직장인이라면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먼저 인생을 산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물론 상대를 봐가면서 말이다. 어쭙잖게 충고를 늘어놓다가 손님이 불쾌해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손님에게 관심을 갖다 보면 카페 주인장을 만나기 위해 카페를 찾는 손님이 늘어난다. 당연히 커피 맛은 기본. 사람의 매력과 커피 맛의 매력, 가게의 매력까지 삼박자가 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구로구 고척동 K씨(54세) 3년차 프랜차이즈, 포기와 만족은 종이 한 장 차이? 포기하면 편해

투자액 1억 8백만원
(임대 보증금 + 가맹비 + 물품 보증금 + 교육비 + 인테리어 + 집기, 비품 + 가구 + 간판 + 기기)
월 소득 230만원 (매출–월세–로열티–인건비–관리비–기타 잡비 및 세금)

왜 커피인가?특별히 커피를 좋아한다거나 카페 창업에 뜻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치킨집이나 편의점보다 편해 보이고, 날마다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니까 망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차리게 됐다. 커피 전문점은 시설 투자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고,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아니면 회전율이 좋지 않아서 커피 원가가 낮아도 이익을 남기기 쉽지 않다. 게다가 2년마다 인테리어를 교체해야 하고, 로열티까지 내야하는 프랜차이즈로 돈을 벌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수익만 생각하면 카페가 아닌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큰돈에 대한 마음을 비우면 다른 일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은 괜찮다.

+ Tip커피 전문점 창업은 크게‘생계형’과‘투자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15평 내외의‘생계형’ 매장이라면 아무리 목이 좋은 곳이라도 월세가 400만원을 넘으면 곤란하다. 물론 월 임대료는 입지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임대료 비율이 매출의 20%를 넘지 않도록 맞추는 게 이익을 내는 데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즉, 돈은 적당히 쓸 정도로 벌면 된다고 마음먹었다 해도 최소한 월세의 5배는 벌어야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소규모 프랜차이즈 창업 비용(이디야 커피 15평 기준)
 

가맹비1,000만원(8평 규모의 소형인 경우 500만원 수준)

홍보비200만원(프랜차이즈에 따라 이 항목 대신 교육비 300만원이 포함되기도 한다)
* 교육은 브랜드에 따라 3~7일. 레시피에 맞는 실습 위주로 각종 기기 조작법을 익히고, 서비스에 관한 교육을 받는 정도다.
커피와 관련된 전문교육이 필요하면 개인적으로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는 것이 좋다.

보증금500만원 초도 물품 800만원(소규모 프랜차이즈의 경우 초도 물품 비용이 제외된다)

인테리어3,500만원(8평의 경우 1,300만~1,500만원) 의자&탁자 600만원 간판 600만원
기기 설비 2,700만원(8평의 경우 1,500만~2,000만원 수준)

로열티25만원(업계 최소 수준. 보통 대형 프랜차이즈는 5%, 소형 프랜차이즈는 2~3%)

총 9,900만원(임대 보증금과 권리금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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