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부터 7억원까지 여윳돈 분산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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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은퇴 생활자들은 금융소득으로 생활할 수 없는 시대다.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확실하게 돈을 불릴 길이 잘 보이지 않는 ‘시계(視界) 제로’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길은 위험과 기대감을 나누어 투자하는 분산투자뿐. 금융자산의 규모에 따라 어떤 투자가 적당한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금융자산 1억원 이하

 

금리가 낮다고 해서 주식형 펀드 같은 위험한 투자 상품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금융자산이 1억원 미만이라면 4:3:3 전략을 쓰는 것이 좋다. 적어도 40%는 원금 손실 위험이 없이 확실한 금리를 챙길 수 있는 은행 예금에 넣어두고, 30%는 원금 손실 위험이 없으면서 예금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 나머지는 어느 정도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추가 수익을 노려볼만한 주식형 펀드에 넣는 방식이다.

 

4천만원 저축은행 예금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좀 더 높다. 계좌 한 개에 국가(예금보험공사)가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해주기 때문에, 5천만원 이하의 금융 자산이라면 위험 부담 없이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에 돈을 넣어봄 직하다. 저축은행의 경우 1년 예금 기준으로 대신저축은행(연 2.7%), 동부저축은행(2.5%) 등의 금리가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은 인터넷과 휴대폰 등으로 가입 가능한 이른바 ‘다이렉트예금’의 금리가 높다. 전북은행은 만기 1년짜리 다이렉트 예금에 2.7%의 금리를 주고 산업은행은 2.6%(다이렉트가 아니면 2.4%), 제주은행은 2.37%의 금리를 준다.

 

3천만원 지수형 ELS
예금에 어느 정도 돈을 넣고 남은 자금은 요즘 돈이 몰리는 곳에 넣는 것을 권한다. 지수형 ELS는 코스피(KOSPI) 등 특정 지수가 어느정도 수준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투자 상품이다. 원금보장형을 선택하면 보장 금리가 낮은 대신 지수가 크게 떨어졌을 때 원금을 대폭 손실할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지수형 펀드 중엔 한국의 코스피, 유럽의 로스톡스50, 홍콩 hscei 등을 섞은 els 가 최근 인기다. 요즘은 특히 홍콩 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3천만원 배당주·우대주 펀드
주식형 펀드 중에는 배당주·우대주 펀드의 전망이 좋다.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만큼 다른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 배당주 펀드 중엔 지난 3년 동안 신영밸류고 배당(54%), 신영프라임배당(42%), 한국투자 셀렉트배당(34%), 베어링고배당(33%)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2014년<헤이데이> 9월호‘9월, 고배당주 투자의 적기다’ 기사 참고)

 

 

금융자산 1억~3억원

 

금융자산이 3억원 정도면 '파이’가 커진다. 그러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연간 금융소득 2천만원 이상)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고 증권사에서 파는 최저가입한도가 있는 각종 랩(wrap) 상품이나 채권 상품들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1억원이 넘는다면 정기예금, 원금보장형 투자 상품, 주식형펀드 등 고위험 투자 상품에 3분의 1씩 돈을 나누어 넣는 것을 추천한다.

 

1억원 원금보장형이나 저위험 투자 상품
저위험 투자 상품 중엔 요즘 ‘노낙인(noknock-in) 지수형 ELS’가 가장 인기다. 일반 ELS는 가입 기간 중 지수가 이 선 아래로 한 번이라도 내려가면 큰 손실을 볼 위험이 있지만 ‘노낙인’ ELS는 정해진 만기 때 지수가 이 선 아래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원금을 까먹지 않는다. 증권사들은 2~3일 전쯤 ELS 발행을 공지하고 이를 3~7일 정도에 걸쳐 판매한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투자가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판매한 노낙인‘코스피200- HSCEI(홍콩지수)- 유로스톡스50(유럽지수)’ ELS는 세 개 지수의 종가가 ELS를 산 시점의 88%(6개월)로 내려가지 않으면 기준일에 연 6% 수준의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

1억원우선주 펀드
원금 손실을 보더라도 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나머지를 넣을 것을 권한다. 배당주 펀드엔 워낙 돈이 몰리고 있고, 그동안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었던 우선주 펀드도 전망이 좋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좀 더 많이 주는 주식인데, 한국은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보다 많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 그만큼 우선주가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뜻. 펀드는 한 번에 투자금을 모두 넣기보다는 분할매수 방식인 적립식 펀드가 안전하다. 한 달 주기가 길게 느껴진다면 매주 같은 요일에 돈을 넣는 주(週) 적립식 펀드를 활용할 것. 5천만원이라면 5백만원씩 10주에 걸쳐 투자하는 방식이다.‘배당주 펀드’ 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면 우선주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우선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펀드를 원한다면 신영밸류우선주 펀드 (지난 3년 수익률 78%)가 제격이다.

1억원정기예금 2개
저축은행은 5천만원까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므로 반드시 은행별로 5천만원씩 나누어 예치한다. 만약 1년 동안 돈이 묶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돈이 필요할 때 쉽게 뺄 수 있는 예금도 괜찮다.‘369 정기예금’은 연 2.15%의 금리를 주되 3·6·9개월이 될 때마다 중도해지할 기회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3개월 중도해지시 연 기준으로 1.7%, 6개월은 1.8%, 9개월은 1.9%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융자산 3억~7억원

금융자산이 3억원이 넘는다면 적어도 3분의 1 정도는 장기 투자 상품, 즉 보험사의 저축성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권한다. 금융자산이 3억원을 넘는다면 목돈 드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묻어둘’ 수 있는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1억~3억원까지는 앞의 룰을 따르면 된다.

 

1억원저위험 투자 상품
금융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이 기대해볼 만한 또 다른 저위험 투자 상품이 금리연계·신용연계 DLS(파생결합증권)다. 금리연계 DLS는 만기 91일짜리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정해진 수준으로 오르거나 내리지 않으면 정해진 금리(연2~3%)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신용연계 DLS는 중국은행 같은 기업들이 지급불이행, 파산 같은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정해진 금리(연 약 3%)를 지급한다. 최근엔 사실상 파산이나 지급불이행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중국 금융기관의 신용과 연계한 DLS가 인기다.

2억원보험사 저축성 상품
장기 보험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비과세 혜택이다. 아울러‘최저보장이율’이라는 이름으로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 이율은 보장해주고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상품이 변동형 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추가수익을 노려볼 수 있고, 떨어져도 어느 정도는 보장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단 보험 상품에 대한 비과세 요건이 이전보다 많이 까다로워졌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55세가 넘은 후 사망할 때까지 연금 형태로 돈을 받아야 하고 연금이 개시된 후에는 계약 해지가 안 된다. 월적립식 저축보험은 납입 기간이 5년이 넘어야 하고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보험 역시 납입하는 보험료가 2억원 이하이고 보험 기간이 10년이 넘어야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금융자산 7억원 이상

7억원을 예금에 넣을 경우 지금의 금리 상황에도 연간 약 1천4백만원의 소득을 올리게 된다. 10억원이면 2천만원의 이자 소득을 거둬 예금만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들어간다. 따라서 비과세 상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상속을 고려해둔 상품에도 눈을 돌릴 것.

 

2억원 상속형 즉시연금
2억원 상속형 즉시연금 저축성 보험 같은 장기 상품에 돈을 많이 묻어두면서 어느 정도 생활비도 챙기고 싶다면 즉시연금이 유리하다. 비과세 혜택에 상속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상속형 즉시연금과 종신형 즉시연금이다. 상속형 즉시연금은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세금 걱정 없이 매달 받다가 사망 시점에서 원금에 사망보험금을 얹어 피보험자(자녀 등)가 나머지 금액을 받도록 한 상품이다.
2억원까지는 이자 분에 대해 세금이 면제된다. 생전에 이자를 받고 사망 후에 남은 돈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계약자는 본인으로, 피보험자는 자녀로 설정을 해두어야 한다. 원금이 깎이지 않고 사망 시점에 사망보험금이 얹어지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원금보다 많은 돈을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종신형 즉시연금은 이자와 원금을 함께 받는 형식이다. 비과세(10년 이상 가입 시) 한도가 없는 대신 중도 해지가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어 사망할 때까지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는 점이 요즘 은퇴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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