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빵맛도 추억도 그대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기사 요약글

응팔세대에게 빵집이란? 설렘 가득한 미팅 장소, 약속 장소 등 그 시절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옛 추억을 소환하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을 찾았다.

기사 내용

  

 

 

응답하라, 추억 속 빵집

 

 

중년이라 일컬어지는 세대라면 빵에 대한 애틋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터. 여름철이면 친구들과 함께 시원한 생과일주스와 빵을 먹었던 대전의 성심당, 고등학생 시절 근처 남고 또는 여고 학생들과 자주 미팅했던 군산의 이성당, 생일이 되면 아버지가 1년에 한 번씩 버터와 생크림이 잔뜩 묻은 케익을 사오던 서울의 태극당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중년들에게 사랑받는 빵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이다. 창업주 신창근 씨가 1945년 광복 후 일본인이 운영하던 제과점을 인수해 명동에 태극당을 열었다. 이후 1973년 현재의 태극당 터로 옮겼고 2015년 리모델링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와 정봉이가 경쟁하며 먹던 케익 역시 태극당의 버터케익으로, 유명 인사들의 단골 빵집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인해 다시 회자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또한 생일 때마다 태극당 케익을 먹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가수 양희은은 지금도 태극당의 단골손님으로, 올 때마다 야채사라다빵을 사간다고.

 

 

 

 

여전한 인기!

태극당 빵 BEST 3

 

 

야채사라다빵을 먹는 등산복 입은 중년 부부, 롤케익을 먹는 대학생 커플, 버터케익을 주문하는 직장인···. 2020년 다시 찾은 태극당은 세대 공감의 장소였다. 태극당 관계자는 태극당이 최근 뉴트로의 성지로 뜨면서 빵집순례에 나선 2030세대의 발걸음이 많아졌다고 한다.

물론 중년들의 방문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중년들이 태극당을 찾는 이유는 추억뿐 아니라 오랜 시간 변함없이 맛있는 빵맛에 있다. 나이가 들어도 맛있는 빵에 대한 입맛은 여전한 셈이다. 현재 태극당의 인기 메뉴는 버터케익, 야채사라다빵, 롤케익으로 중년에게 베스트 상품으로 꼽힌다.

 

 

 

 

1. 버터케익

 

 

버터케익은 태극당에만 있는 메뉴다. 또한 어린 시절 특별한 날에만 먹던 케익이라 중년들에게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케익이다. 지금도 자녀 세대들이 부모님 환갑 케익으로 많이 사가는데, 부모님이 옛날 생각난다며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출연했는데, 처음엔 3회 정도의 협찬 요청이 들어왔다가, 협찬이 8회까지 늘어날 정도로 시청자들의 인기가 받은 케익이다.

 

 

 

 

2. 야채사라다빵

 

 

가수 양희은 씨처럼 사라다빵을 유독 좋아하는 중년들이 많다. 사실 일반 빵집에서 판매하는 야채빵과 비교하면 굉장히 싱겁고, 양배추만 잔뜩 들어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제된 맛이 진짜 매력이다. 중년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많이 판매되는데, 검색하면 이 빵을 가장 많이 추천하기 때문. 한 번 먹어보고 다들 처음엔 왜 인기 있는지 의문을 품다가 계속 생각나서 자꾸 먹게 되면서 인기 이유를 실감한다고.

 

 

 

 

 

3. 롤케익

 

 

롤케익이 맛있는 이유는 태극당의 시그니처인 사과잼에 있다. 보통 사과잼은 판매 가치가 없는 사과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태극당 창업주는 사과농장에 찾아가 직접 고른 특등급 사과로 사과잼을 만들었다. 현재도 일 년에 두 차례, 전 직원이 다 함께 3주 동안 사과잼 만들기에 집중한다. 장인 정신이 베어 있는 롤케익은 특히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으로 살펴보는 ‘2020 태극당’

 

 

빵맛은 그대로인데, 오랜 세월 동안 내부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태극당 속 일곱 가지 포인트를 통해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되짚어 보고, 새로운 모습들을 만나보자.

 

 

Point 1. 식빵의 자부심, 젖소 벽화

 

 

 

바꼈을까? No!

우유 한 잔도 먹기 어려운 시절, 우리나라 최초로 우유로만 만든 식빵을 만든 곳이 태극당이다. 경기도 남양주에 목장을 지어 700마리의 젖소를 키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젖소 액자에는 새벽에 농장에서 직접 짜낸 우유로 당일의 우유 식빵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Point 2. 대한민국의 상징, 거북선 벽화

 

 

 

 

바꼈을까? No!

 

태극당 창업주는 손꼽히는 애국자였다. 그의 애국심이 증명하듯 빵집과 전혀 연관 없는 거북선 벽화는 그의 지극한 나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매개체다. 빵집 이름이 태극당인 것도 마찬가지. 매일 입던 옷에는 태극기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빵집 기둥에는 무궁화 모형이 박혀 있었다고.

 

 

Point 3. 영수증 꼭 받아 가세요

 

 

 

 

바꼈을까? No!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납세에 대한 사명감으로 이어졌다. 국내에 없던 금전등록기를 굳이 일본에서 들여와 손님들에게 영수증을 나눠준 것. 손님들이 영수증을 받고 싶어 대로변까지 줄을 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로 인해 납세 기록부에 개인 사업자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고.

 

 

Point 4. 출입구 옆에 어항, 그 속에 금붕어 

 

 

 

 

바꼈을까? No!

 

풍수지리적인 이유가 반영된 물건이다. 들어오는 입구에 물이 있으면 재물운이 들어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실 어항은 새롭게 바뀌긴 했다. 1973년부터 함께 했던 터라, 어항에 금이 가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이 샜기 때문인데, 2015년에 리뉴얼하면서 같은 모양과 크기의 어항을 제작했다.

 

 

Point 5. 빵과의 조화, 다방커피

 

 

 

 

바꼈을까? Yes!

 

예전에는 다방커피만 팔던 빵집이었지만,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빵집 내부를 확장해 전문 카페를 마련해 놓았다. 빵과 함께 맛있고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Point 6. 직원은 그대로, 빵맛도 그대로?

 

 

 

 

바꼈을까? Yes!

 

빵 만드는 사람, 전병 굽는 사람, 아이스크림 만드는 사람 모두 옛날 그대로다. 덕분에 태극당 모든 제품의 맛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당도를 많이 낮췄다. 중년 단골들의 건강을 고려한 것이 가장 크다.

 

 

Point 7. 추억의 빵 포장지

 

 

 

 

바꼈을까? Yes!

 

예전에는 빵 포장지에 직접 로고를 그리다 보니 태극당 로고가 천차만별이었다. 이를 하나로 통일하고, 그때의 글씨체를 살려 '태극당 1946체'를 만들었다. ‘이전과 달라진 걸 알 수 없게 바꾸는 것’을 목표로 단골들 조차 무엇이 변했는지 모르도록 조용하고 은밀하게 리브랜딩했다.

 

 

 

 

태극당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24길 7

문의 02-2279-3152

가는 방법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 바로 앞

영업 시간 매일 08:00~22:30, 명절 당일 휴무

홈페이지 www. taegeukdang.com

 

 

기획 우성민 사진 이대원(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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