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미리 달라는 아들, 힘들다며 틈만 나면 호출하는 딸, 내 자식이지만 정말 얄밉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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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불면 날아갈까 쥐면 터질까 애지중지 키워온 자식입니다. 환하게 웃을 땐 세상이 밝아지는 기분이었고, ‘기특한 짓’으로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할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식 겉 낳았지 속 낳았냐’는 말이 있듯 가끔씩 이해 못할 행동을 해 섭섭하거나 화가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내 자식이지만 남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또 야속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부모&자식에 관한 별별 통계 

 

 

# 공감 만렙! 내 이웃이 전하는 자식이 얄미운 순간들 

 

 

 

 

원래 ‘제 것 챙기기’를 잘 하는 녀석이긴 했지만 장가를 가고 제 가정이 생긴 뒤로부터는 부쩍 우리 재산에 관심을 갖는 눈치다. 서울에 작은 상가 하나, 지방에 아파트 한 채가 있는데 한번씩 집에 들를 때마다 건물 가격에 변동은 없는지, 아파트 세입자 계약기간은 언제까지인지 등을 묻는 것. 그때마다 멀쩡한 직장 그만두고 사업 자금을 대달라던 친구 아들부터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 있도록 ‘1억만 보태 달라’던 조카가 떠오르곤 했는데, 며칠 전에는 기어코 ‘어차피 물려 줄 재산인데 조금 일찍 주실 생각은 없냐’며 농담을 가장한 진담을 하는 것이 아닌가. 혹시 직장이 어려워졌나? 며느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타박하나? 싶어 마음이 덜컥 내려 앉으면서도 ‘부모 돈이 곧 내 돈’이라는 당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괘씸했다.

안 그래도 요즘 양도소득세가 올라 증여를 고민 중이라는 김숙영(가명)씨 

  

+info 사람들은 ‘상속·증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2019년 한경 머니에서 실시한 설문에(10~60대 남녀 600명 대상)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속·증여’의 자산 형태는 부동산이었고 나이가 많을수록 ‘상속’을 떠올려 봤다는 비율이 높았다(10대 32%, 20대 44%, 30대 50%, 40대 55%, 50대 64%, 60대 64%). 또 전체 응답자의 78.8%가 불효자에게는 재산을 물려줄 필요가 없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요즘 TV에서 5G, 5G 하는데 그게 뭐니?”, “비행기 표를 싸게 살 수 있는 사이트가 따로 있다는데 너 혹시 아니?” 퇴근하고 돌아온 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는 복불 복이다. 제 기분이 좋을 땐 헬렌켈러의 설리반 선생님처럼 세상 상냥한 설명을 해주지만, 어떤 날에는 쌀쌀맞기가 시베리아 급이다. 시큰둥하게 ‘엄만 몰라도 돼’ ‘설명해줘도 몰라’할 때마다 어찌나 빈정이 상하는지…. 한창 말 배우던 시절, “엄마 저게 뭐야” “왜” 하며 폭풍 질문을 쏟아낼 때마다 내가 얼마나 참을성 있게 대답을 해줬는지 증거만 있다면 들이밀고 싶은 심정이다. 

딸에게 “너랑 똑 같은 딸 한 번 낳아보라”던 현진애(가명)씨 

 

 

낑낑 거리며 창문 청소를 하고 있는데, 마침 아들이 데이트를 간다며 나서길래 “밖에서 데이트 하지 말고 집에서 창문 청소나 좀 해라” 했더니 여자 친구는 몸이 허약해 그런 일(?)은 못 한단다. 어쩜 나를 강철무쇠쯤으로 여기는 것도 제 아빠를 닮았을까. 내일부터 반찬 대충 차려야겠다. 

시어머니는 아들 하기 나름이라는 곽지경(가명)씨

 

 

 


가제는 게 편이라고 아무리 자식이지만, 어르신들을 삐딱하게 보는 시각에 영 심기가 불편해진다. 아들과 함께 뉴스를 보다 보면 노인 일자리라던가 복지 문제를 보도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젊은 층들의 일자리를 노인들이 다 점령했다던가, 앞으로 어르신들 복지 때문에 국가 재정이 파탄 날 거라던가 하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 60대 중반의 아비를 옆에 두고 저런 망언을 줄줄이 늘어놓다니!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녀석의 한 마디 한 마디 때문에 안락한 소파가 바늘방석이 될 때가 있다.

‘백세인생’ 노래에 공감하게 될 줄은 몰랐다던 박창순(가명)씨 

 

 

아무리 육아로 힘들다지만, ‘이거 가져와라, 저거 가져와라’ ‘뭐 사와라 마라’ 하며 제 남편을 머슴처럼 부리는 딸의 모습이 미워 보인다. 내 아들도 며느리에게 저렇게 ‘부림’을 당하며 살겠거니 싶을 땐 특히나 감정 이입이 돼서 “적당히 좀 해라”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너무 오냐 오냐 키운 탓이라는 홍화연(가명)씨 

 


남편의 사업이 기우는 바람에, 두 애들이 모두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벌써부터 ‘채무자’를 만든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기만 한데,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의 입에서 ‘흙수저’ 소리가 나올 때마다 미안하고 야속한 생각이 든다. 취업난이다 경제난이다 하는 비관적인 뉴스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이 자조적인 얼굴로 흙수저를 자처하는데, 그게 꼭 못난 부모를 탓하는 것처럼 느껴져 화가 날 때가 있다. 다른 집 부모들처럼 해외 유학을 보내주거나 하다 못해 비싼 옷 한 벌을 마음 놓고 못 사주는 처지가 나도 원망스럽다. 그렇지만 없는 형편에도 두 남매를 키우느라 나도 애 아빠도 고생 무지무지했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흙수저니 뭐니 하며 꿈도 희망도 없는 얼굴을 할 순 없는 거다. 이것도 혹시 자격지심의 일종일까? 

그래도 자식 때문에 지금껏 버텼다던 변지향(가명)씨 

 

 

 


3년 전, 아들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사채업자와 마주했다. 성실하게 직장 생활 잘 하며 살길래 이제 장가나 보내면 되겠다고 생각했더니 스포츠 도박에 빠져 월급은 물론 사채까지 끌어다 썼단다. 결국 퇴직금과 예금을 털어 2억이나 되는 사채 빛을 갚아주고 난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안락한 노후니, 여유로운 은퇴생활이니 하는 것들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다. 서른 셋씩이나 된 녀석이 직장도 잃고 방구석에서 허송세월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혈압이 오르는데, 제 엄마는 그래도 아들이라고 감싸고 돌기만 한다. 요즘 같아서는 녀석이 애 저녁에 독립해 나간 게 다행이지 싶을 정도다. 내 불같은 성격에 한 집에 살았다간 사단이 나도 벌써 났을 테니까. 

그나마 외손녀 덕분에 살맛이 난다는 택시기사 염지홍(가명)씨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내 딸이 영 성에 차지 않는 사윗감을 데려왔다. 딸보다 키도 작고 학벌도 딸리는데 뻣뻣하기는 통나무 같아서 어딘가 모르게 거만한 인상을 주는 게 싫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뱃속에 외손주가 자라고 있다는데~ 다 제 팔자겠거니 싶어 마지못해 허락했지만, 상견례 날 만만치 않아 보이는 시어머니 자리를 보고 집에 돌아와 생전 입에도 대지 않던 술을 마셨다. 딸아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지금은 황혼육아 하느라 고생이라는 고희정(가명)씨 

 

 

 


의존적인 부모가 되긴 싫지만, 나는 아들, 며느리, 손자가 오순도순 모여 하하호호하는 시간이 정말 즐겁다. 그 순간이 그리워 오늘도 김치 담가 갖다 주랴? 주말에 고기 사주랴? 하며 구차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때마다 진심인지 아닌지 며느리는 늘 좋다며 반색인데, 오히려 아들 녀석이 귀찮다, 쉬고 싶다며 찬물을 끼얹는 바람에 말짱 도루묵이 되기 일쑤다. 친구들은 곤란해 하는 며느리를 대신해 아들이 나름의 ‘꼼수’를 쓰는 거라 핀잔이지만, 30년 간 키운 경험으로 볼 때 그 녀석은 원래 애면글면하는 부모에 대해 별 감흥이 없었다. 인정 머리 없는 내 아들이 가끔은 밉다. 

출구 없는 자식 사랑 중이라는 윤진희(가명)씨 

  

  

기획 장혜정 사진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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