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위한 약 사용설명서_1 우울증 약 평생 먹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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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고 겨울이 찾아오면 누구나 한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마음이 헛헛해진다. 그 중에서도 폐경기 즈음의 중년 여성이라면 더욱 더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데 한 여자로서의 인생을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그 누구보다 많기 때문일 것이다.

기사 내용

 

 

“이 약을 계속 먹어야 할까요?”
며칠 전 우울증 치료제를 처방받아 온 중년의 여성 환자분도 처방전을 내밀며 털어놓은 고민이다. 함께 처방된 약은 신경 안정제였는데 약을 처음 먹을 때는 잠도 잘 오고 불안감도 사라졌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약도 듣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신경 안정제 효과 빠르지만, 의존성 약물

 

 

마음의 감기처럼 찾아오는 우울감은 사실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힘든 감정이다. 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 진다해도 혹시 내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게 될까 걱정이 앞서고 앞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은 아닌지 스스로를 자책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삶이 재미없고 우울할 때 병원이나 약국보다 점집을 먼저 찾는다고도 한다. 점쟁이들이 던진 희망적인 말 한마디에 위안을 느끼고 당분간은 우울감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위로는 그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한다. 2~3주가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장기간 나를 괴롭히는 우울감은 사실 뇌의 호르몬 작용에 기인하기 때문에 호르몬의 균형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치료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십수년 전 <세로토닌 하라>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떨친, 세로토닌은 우리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우리 몸에서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잘 먹고, 잘 자고 즐겁게 생활하게 해주는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만성두통과 피로,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원인 모를 근육통,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증 치료제는 대부분 우리 몸 안에서 이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의 작용을 증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약은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4~6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불면증을 개선시키고 불안, 초조 등의 감정 변화를 잠재우기 위해서 신경 안정제를 함께 처방하게 되는데 이 신경 안정제는 효과가 빠른 반면, 의존성이 생기게 해 주의를 요하는 약물이다.


실제 약국에서 많은 환자들을 보다 보면, 위의 중년 여성처럼 우울감을 치료해주는 항우울제보다 보조적으로 처방하는 신경 안정제나 수면제에 의지하며 평생 약을 끊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는 약에 대한 무지함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우울증 치료제로 쓰이는 약의 의존성이나 중독성을 걱정한 나머지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하는 약을 미뤄두고 우선 효과가 좋은 신경 안정제만을 복용했기 때문이다.

우울증 치료제가 아닌, 신경안정제류는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한다. 즉, 약을 처음 복용할 때는 약효가 빨리 나타나고 효과가 좋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감소하는 듯 느껴지고 약이 없으면 더 불안하고 초조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우울증 치료제는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일단 작용하게 되면 우울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해주는 약으로 오래 복용한다 해도 약효가 사라지거나 중독에 대한 우려는 없다.

 

 

 

우울증 치료제 최소 6개월~1년 정도 복용해야

 

그렇다면 우울증 치료제는 한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할까? 결론은 아니다. 우울감이 2~3주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삶의 의미가 없고 일상이 전혀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우울증 초기단계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이때, 전문의의 상담을 거쳐 우울증 치료제의 도움이 필요하다 판단한 경우라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약 복용을 빨리 중단할 경우, 쉽게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의 심각한 정도에 따라 약을 추가해서 복용하게 되거나 좀 더 긴 기간 동안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지만 우울증 치료제에 중독이 되거나 의존성이 생겨서 약을 끊지 못하기 때문은 아니다. 약물 치료를 미루다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거나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것이 꺼려져서 수면제나 신경안정제에 의지할 경우 치료가 더욱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해외에서는 SSRI(우울증 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세로토닌 작용을 돕는 약)를 수돗물에 타야된다고 할 정도로 빈번히 처방한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스쳐지나갈 수 있는 우울감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마음이 힘든 일을 겪는 경우에도 심리 상담을 해주는 카운셀러를 찾아가 상담을 받고 또 그런 치료를 보험으로 보상해준다.


갱년기 여성들이 본인이 겪는 여러 가지 힘든 증상들을 개선하기 위해 홈쇼핑에 나오는 건강식품류에 의존하고 우울감을 겪는 자신을 자책하며 약물 치료를 꺼려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울증 치료제는 복용하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든 마약과 같은 약이 아니다. 마음의 감기를 혼자 힘으로 이겨내기 힘들 때 혹시 약물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을 누리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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