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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고향’을 걷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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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는 ‘눈의 거처’란 뜻으로 ‘신들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파키스탄, 인도, 네팔, 중국, 부탄까지 총길이 2400km에 이르는 거대한 산맥으로 8000m가 넘는 고봉만 열네 곳에 달한다. 그중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는 8848m로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 세계 최고봉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트레킹이 있다. 바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이다.

  

 

네팔 산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걷다

 

카트만두 → 루클라 → 팍딩(2623m) 8km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의 여정은 카트만두에서 국내선 경비행기를 타고 루클라로 이동하면서 시작된다. 도로가 용이하지 않아 비행기로만 이동할 수 있다. 루클라는 해발 2800m로 백두산보다 조금 높다.

 

 

북쪽 방향으로 만년설을 품고 있는 꽁데 봉우리가 시선을 끈다. 루클라에서 상가 지역을 벗어날 무렵 트레킹 허가증을 검사한다. 비교적 편안한 길이며 걷는 동안 전형적인 네팔 산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한다.

주변에 구멍가게가 많아 물이나 음료수를 사는 데도 문제없다. 루클라에서 팍딩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팍딩까지의 코스는 고도가 그나마 가장 낮은 구간이다. 첫 번째 숙박지다.

 

소요시간 2시간

난이도

 

 

 

고산에 적응하는 구간

 

팍딩(2623m) → 벤카르 → 초모아 → 몬조 → 조르살레 → 남체바자르(3440m) 11km

 

오른쪽에 두드코시강을 두고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다. 두드코시강은 우윳빛 강이란 뜻으로 히말라야 빙하가 녹은 물속의 광물질이 빛을 산란시켜 우유 빛깔처럼 보이게 한다. 전반적으로 오르막이 계속되는 코스지만, 고산에 적응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주변 풍경을 즐기며 걷는 것이 좋다.

몬조에 도착하면 두 번째 허가증을 검사한다. 개인 짐은 포터나 야크, 접교(말과 야크의 종간 잡종)에 싣고 간다. 다만 포터 고용 시 하루 인건비가 10~20달러이므로 흥정을 잘해야 된다.

 

 

점심을 먹고 조르살레를 출발하면 3시간 정도 가파른 소나무 숲길을 오른다. 또 높은 구름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주변에 걸린 ‘룽다’라는 오색 깃발이 인상 깊다. 보통 해발 3000m를 넘어서면서부터 걷기가 힘들어진다.

바로 고산병 증세로 쉬엄쉬엄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좋다. 나무숲이 끝날 무렵 큰 마을이 나타난다. 남체바자르다. 이곳은 셀파족이 많이 모여 사는데 숙소도 깨끗하고 식음료와 모든 등반 장비를 살 수 있다.

 

소요시간 4시간

난이도

 

 

 

TIP

남체바자르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며 고산에 적응할 것을 추천한다. 이때 물은 4L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참고로 셀파족은 전통에 따라 이름을 짓는데, 태어난 요일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월요일은 다와, 화요일은 밍마, 수요일은 락파, 목요일은 프르바, 금요일은 파상, 토요일은 펨바, 일요일은 니마다. 그래서 한마을에 동일한 이름이 무척 많다.

 

 

 

쿰부 히말라야의 진면목을 보다

 

남체바자르(3440m) → 몽라 → 마체르마(4410m) 12km

 

남체바자르 언덕길을 올라서면 눈이 휘동그레진다. 거대한 쿰부 히말라야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탐세르크, 아마다블람. 눕체, 에베레스트 등 고봉을 바라보며 그냥 걷는 것이 즐겁다. 사진을 찍어도 전부 작품이 된다. 눈앞의 풍경에 고산병도 잊은 채 걷게 되는 코스다. 2시간 정도 걸으면 텡보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좌측 길로 들어서면 몽라로 향한다.

 

 

몽라에 올라서니 몇 년 전 큰 지진으로 곰바탑이 반으로 갈라져 있어 안타깝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아마다블람과 텡보체 사원은 장관이다. 힘든 여정을 잊을 만큼 멋지다. 다시 우거진 숲속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하루 여정을 마체르마에서 마친다. 마을 입구에 시내가 흐르고 설산이 마을을 보호하는 듯 빙 두르고 있는 풍경이 인상 깊다.

 

소요시간 7시간

난이도

 

 

 

 

설산을 품은 호수

 

마체르마(4410m) → 고쿄 호수(4790m) 8km

 

이 코스는 두드코시강을 오른쪽에 끼고 계속 오른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므로 초보자들이 걷는 데 조금씩 어려움을 느끼는 구간이다. 설산을 품은 매혹적인 호수가 이어지는데, 첫 번째 작은 호수를 지나면 나오는 큰 호수가 고쿄 호수다. 해발 4790m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니. 만년설이 투영된 호수를 한가롭게 수영하는 오리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호수 주변에는 숙박 시설이 많다.

 

소요시간 5시간

난이도

 

 

 

8000m 고봉의 웅장함과 만나다

 

고쿄 호수(4790m) → 고쿄리 → 드랑락(4700m) 7km

 

새벽 3시부터 헤드랜턴을 켜고 일출을 보기 위해 출발한다. 호수 가장자리를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하지만, 높은 고도 때문에 빨리 걸을 수 없다. 2시간 정도 걸으면 고쿄리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해발 5357m에서 보는 여명, 그리고 에베레스트 등 뒤에서 빼꼼히 보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황금색으로 물든 초오유는 물론 에베레스트, 로체, 마칼루 등 8000m대 고봉 네 곳을 볼 수 있다. 쿰부 히말라야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산 길은 1시간 정도면 내려올 수 있다. 따뜻한 차 한잔에 식사를 마친 후 고쿄 호수를 뒤로한 채 빙하 지대로 접어든다. 히말라야에서 가장 긴 빙하 지대 은고줌파 빙하 지대다. 우측은 산사태로 큰 돌들이 떨어져 계속 살피면서 걸어야 한다. 2시간여 만에 안전지대로 건너와 드랑락에서 하룻밤을 잔다.

 

소요시간 5시간

난이도

 

 

 

만년 빙하 길을 걷는 구간

 

드랑락(4700m) → 촐라패스 → 종라(4830m) 11km

 

이 코스도 5368m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거리도 제법 멀다. 완만한 경사의 산길을 따라 오르는데 작은 능선을 넘고 채석장 같은 너덜지대를 지그재그로 올라가야 한다. 다소 힘들지만, 압도적인 풍경이 이를 잊게 한다. 급하게 오르기보다 천천히 주위 풍경을 눈과 사진에 담으며 오르는 것이 고산 트레킹의 팁이다.

촐라패스 안부에 도착하면 촐라체봉과 다우체봉이 눈앞에 있다. 내려갈 땐 만년 빙하 길로 걸어가야 한다. 아이젠이 없어도 걸어갈 수 있는 코스로, 빙하를 벗어나면 종라가 보인다. 밤이 되면 이곳은 무척 춥다. 난로를 피우는데 연료는 야크 똥이다.

 

소요시간 7시간

난이도

 

 

 

국경지대를 걷다

 

종라(4830m) → 로부체(4910m) 8km

 

비교적 오르막이 없는 구간이다. 6000m 이상의 고봉 타우체, 더부제, 아마다블람의 뒷모습을 감상하며 네팔과 티베트 국경지대를 걷는다. 얼음 빙판길로 미끄러우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요시간 5시간

난이도

 

 

 

에베레스트 턱밑에 가다

 

로부체(4910m) → 고락셉 → 칼라파타르 → 베이스캠프(5364m) 5km

 

로부체에서 마지막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날이다. 많은 트레커들이 새벽부터 베이스캠프를 향해 서둘러 출발한다. 창구리 빙하를 지나 푸리모 고개를 넘어 칼라파타르 산기슭에 도착하면 하얀 모래밭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고락셉이다. 로부체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고락셉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 뒤 베이스캠프로 향한다. 2시간 정도 걸으면 최종 목적지인 베이스캠프다. 다만 에베레스트 바로 턱밑이라 산 정상이 보이진 않는다. 만약 고산병으로 힘들다면 칼라파타르에서 하루 머문 뒤 베이스캠프로 가는 것을 권한다.

 

소요시간 5시간

난이도

 

 

 

 

TRAVEL TIP

 

찾아가는 교통편

인천공항에서 카트만두까지 7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카트만두에서 다시 국내선 비행기로 루클라까지 이동해야 한다. 비행기는 경비행기 수준으로 15~25명이 탑승하는데 대부분 트레킹 온 사람들이다.

 

허영호의 어드바이스

네팔 트레킹은 미리 트레킹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트레킹은 8000m 봉을 중심으로 베이스캠프까지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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