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 664만 시대, ‘나심비’로 성공한 떡집 노하우

기사 요약글

혼밥, 혼술, 혼행...... 바쁜 일상에서 짬짬이 혼자서 즐기는 자발적인 혼족 문화가 넓고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

 

 

 

변하는 삶의 형태, 1인가구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다시 마이크로가족으로. 2020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2,076만 가구 중 1인가구는 664만(31.7%)가구으로 그 중 60세 이상 1인가구는 224만(33.7%)가구 이다.

 

늘어나는 중장년 1인가구처럼 50+에게도 혼족 문화는 중요한 트렌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사회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권도 마찬가지이다. 홍대, 강남 등 대표되는 대형 중심상권과 교통망 발달에 발맞추어 확대되는 대로변상권, 백화점이나 쇼핑몰 거점의 몰링상권은 지속적으로 확장됐다. 중심상권, 대로변상권, 몰링상권은 많은 유동인구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모두 고정비 투자금이 많이 들어야만 창업이 가능한 상권이기 때문. 그럼에도 좋은 자리는 이미 대기업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고 계속되는 불경기에도 이런 상권에서는 자리경쟁, 기술경쟁, 가격경쟁 등이 예상 한계를 넘어선다. 도시 상권은 소리 없이 계속 확장될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처럼 말이다.

 

 

획일화된 문화에 느끼는 피로

 

 

표준화 기반의 대량생산이 미덕이던 때가 있었다. 대가족이 생활하다 보니 찍어내듯 획일화된 제품이 오히려 서로에게 좋은 제품이었다. 개성보다 표준화가 더 효율적이었던 것. 그것이 마이크로한 가족 형태로 바뀌면서 획일화와 대량생산은 ‘몰개성’이라는 저항을 불러왔다. 양적성장의 피로감이 워라밸이라는 직장문화를 불렀듯 우리사회에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골목문화의 성장

 

 

대형상권의 획일성, 제한된 상권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창업 투자금, 무한경쟁, 이런 피로감이 골목문화의 부활을 불러왔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 쉴 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선두에 ‘뭘 좀 아는’ 청년 상인들은 획일화된 상품을 거부하고 감성 넘치는 서비스에 점포 공간까지 다름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다름을 표현하기에 골목이 갖고 있는 예측 불가능성은 도심 상권보다 유리했다.

 

소비자는 또 어떤가? ‘우리’에서 ‘나’가 중요한 사회로 변하면서 평범한 저가형 상품에 식상함을 느낀다. 다소 가격이 높아도 그것이 개성을 표현하고 만족감을 준다면 자신에게 기꺼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말한다. 가성비에서 가심비를 지나 ‘나심비’가 더 중요해진 이유이다. 그뿐인가?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문화가 속속 생겨나면서 기꺼이 ‘혼놀’을 즐기고 자랑하기까지 한다. 50+ 창업가라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프리미엄 조선, 더 테이블 자료에서는 성인 남녀 200명에게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70%가 ‘가끔 혼자이고 싶다’, 나머지 30%는 ‘자주 혼자이고 싶다’고 답을 했다. 1인가구 또는 혼놀 문화가 감추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닌 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가족의 형태, 도시의 팽창, 개성추구 등 모든 것이 골목문화 골목상권의 성장 동력이 되는 문화코드이다. 이야기를 보태자면 이런 것들로 인해 1인가구와 1코노미 문화의 확장은 앞으로도 지속되리란 것이다.

 

 

 

 

나심비를 이해한 50+주인장

 

 

화곡동 대단지 인근에 A떡집을 운영하는 김대표는 7년 전 떡집 창업을 위해 화곡역 주변의 역세권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상권을 두고 고민했다. 모두 상권으로 욕심은 났지만 권리금과 보증금 그리고 월세가 예산 계획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지역을 포기하지 못한 김대표는 자신에게 적당한 점포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거래의 속성상 물건이 마음에 들면 가격이 높고, 가격이 적당하면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느 것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김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요인 하나가 있었다. 골목상권을 걷고 또 걷다가 골목문화가 지닌 우연성과 볼거리에 매력을 느낀 것. 그리고 화곡역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연결되는 주택가 어느 골목 중간지점이 눈에 든 것이다. 떡집의 특성상 대규모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되 아파트에도 역에도 가까이 가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둔 골목상권에 매력을 느낀 것이었다.

 

역세권도 아파트 상권도 아닌 골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투자금을 아낄 수 있었고 경쟁자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어서 심리적인 여유도 확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창업을 하고 보니 아파트 주민의 세대별 연령구성과 인근 주택가 주민의 1인가구 구성이 비교적 좋음을 알게 됐다.

김대표는 발 빠르게 그에 맞추어 소량포장 상품을 만들었고, 1인가구 주민을 위해서 1팩에 2가지 종류의 떡을 구성한 상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것이 지역 주민들에게 반응을 이끌어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트렌드를 읽는 눈

 

 

50+ 예비창업가에게 업종 관련 기술습득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읽는 눈을 갖는 것이다.

 

맛은 있는데 서비스가 별로라면? 반면,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먹을 만 한) 서비스가 만족스럽다면? 사람들은 어느 점포를 더 오래 기억해줄까? 같은 상품을 다른 포장지에 담았을 뿐인데 매진이 되고 먹을 것이 넘쳐나는데 40~50년 전 학교 앞 쫄쫄이는 왜 다시 인기일까? 이것을 생각하면 기술 이외에 소비자 구매 욕구를 유도하는 뭔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트렌드를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골목문화의 감수성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50+ 장점을 이용해 골목문화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시기 바란다. 그것이 어떻게 세대변화로 나타나는지도 보아야 한다. 많은 투자금으로 황금기 인생에 모험수를 두는 것보다 오랜 삶의 경험과 지혜에서 우려 나온 진국과 같은 특유의 감수성을 두 번째 도전기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철민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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