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들의 휴양지였던 저도의 뱃길이 47년 만에 열렸다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을 간다는 건 무척이나 설레는 일이다. 특히 47년간 꽁꽁 숨겨져 있었던 곳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저도’의 뱃길이 열렸다는 건 우리 모두 콜럼버스가 되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저도는 거제도 옆에 위치한 섬으로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 휴양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대통령 별장이 있는 데다 일반 시민들의 출입도 제한된 곳이라 대통령이 편히 쉬다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 위 청와대라는 뜻으로 ‘청해대’라 불리기도 했다.

이쯤 되면 궁금한 점 하나. 왜 저도는 대통령만 갈 수 있었을까? 저도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군사시설로 지정된 섬이기 때문. 그래서 민간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고 대통령과 군인만 출입할 수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9월 17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저도가 개방되었다. 47년 만에 비밀의 섬 저도의 뱃길이 열린 것이다. 아직 1년 동안은 시범 개방이라 저도 전체를 둘러볼 순 없다. 특히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대통령 별장 청해대에는 들어갈 수 없다. 그럼에도 외관에서 보여지는 건축미만으로도 저도의 비밀 보따리 하나를 푼 기분이 든다.

 

 

저도는 저도 처음입니다만

 

저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돼지처럼 생겼다. 그래서 ‘저(猪 돼지 저)도’다. 크기는 약 13만 평(43만㎡)으로 남이섬(약 46만㎡)과 얼추 비슷한 크기. 천천히 산책해도 1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고작 1시간 산책하려고 거기까지 가야 하냐는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저도를 굳이 가야 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때묻지 않은 자연이라 할 수 있다. 47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깨끗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저도에 가면 얼마나 좋게요

 

저도로 들어가는 과정은 꽤나 까다롭다. 개방은 되었지만 언제든 마음대로 갈 수 없다. 저도는 경남 거제의 궁농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20분 정도 뱃길을 달려 도착할 수 있다.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매주 5일간 오전과 오후 중 선택해 방문할 수 있으며, 인원은 하루 60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저도 여행은 저도로 가는 유람선 위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람선은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층에 자리잡는 것이 좋다. 3층에서는 해설사가 저도에 대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놓기 때문.

저도는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양 옆에 거가대교 주탑이 2개, 3개씩 서 있다. 글자 수에 맞게 주탑이 2개인 곳 옆으로는 행정구역상 부산, 3개인 곳 옆으로는 거제도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덧 저도에 다다른다. 나라의 중책을 떠맡고 있는 대통령이 쉬는 곳이라니. 물론 아직 시험 개방 기간이라 저도 전체를 샅샅이 살펴보는 건 어렵지만, 대통령 산책 코스를 밟으면서 저도의 정취를 누리기엔 충분하다.

저도를 탐방하는 동안 문화해설사 2명이 동행한다. 배에서 듣지 못한 저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300명의 관광객들과 좁은 관광코스로 인해 해설사를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듣는 건 쉽지 않다. 대신 저도 곳곳에 배치된 36명의 안전요원들이 문화해설사 역할까지 톡톡하게 해낸다. 저도의 숨은 이야기꾼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코스

계류부두~제2전망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어서일까? 궁농항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저도 계류부두에 닿으면 인적이 없는 무인도에 불시착한 느낌이 든다. 때묻지 않은 섬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고, 저 멀리 대통령 골프장이었다는 연리지 정원의 모습도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산책로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저도의 탐방 코스가 시작된다.

푸른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로 계단을 성큼성큼 오르다 보면 저도의 경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제2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꽤 가팔라 조금 힘들 수 있는데,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중간중간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백년은 훌쩍 넘은 나무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제2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보는 전망은 훌륭하다. 따스한 햇볕에 반짝이는 넓은 바다와 그 위를 멋지게 수놓은 거가대교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두 번째 코스

제2전망대~방풍나무길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오솔길이 다음 장소로 안내한다. 이제서야 사람의 발자국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저도는 쓰레기 하나 없는 자연의 길이 예술이다. 밤새 소복이 쌓인 하얀 눈밭을 걷는 기분이랄까. 특히 오솔길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쭉쭉 뻗은 푸르른 상록수들이 자연의 운치를 더한다.

길 중간쯤 사람들이 갑자기 사진을 열심히 찍기 시작하는데, 해송이 있는 자리다. 현재 저도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로, 수령이 무려 382년이다. 크기가 어찌나 큰지 가까이 서면 커다란 풍채가 위엄을 드러낸다.

숲속을 굽이굽이 돌다 보면 쭉 뻗어 있는 방풍나무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방풍나무는 이름처럼 여름에는 바람을 막아주어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또한 불이 나면 나무에서 거품이 나와 불길을 끄는 숲속의 소방관 역할도 한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세 번째 코스

연리지 정원~백사장

 

방풍나무길 끝에는 연리지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연리지 정원은 대통령의 골프장(9홀)을 개방하면서 이름을 바꿔 재탄생한 곳이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들이 서로 엉켜 마치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는 모습을 의미하는데, 우리 국민도 화합하자는 의미에서 연리지 정원으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실제 연리지 정원 안에는 연리지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연리지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나무 뒤로 펼쳐진 초원과 파란 하늘이 배경이 되어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연리지 정원에서 시간을 즐기고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백사장에 도착한다. 이곳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자를 새긴 곳. 그래서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한 손에 나뭇가지를 들고 자신만의 문구를 새기느라 여념이 없다.

저도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30분이지만 1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모래 해변에 머무르면서 남는 시간을 보낸다. 

 

 

가는 방법

저도에 가려면 유람선표를 예매해야 하는데, 방법은 두 가지다. 현장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전화(055-636-7033), 인터넷(jeodo.co.kr)으로 예약하면 된다. 그런데 현장 구매보다는 예약을 추천한다.

유람선 탑승 인원은 한정되어 있고, 주말이나 공휴일의 경우 여행객이 집중되어 조기 매진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혹시 원하는 날짜에 매진됐다고 해서 포기하진 말자. 취소 좌석이 생기는 대로 홈페이지에서 공지해주므로 홈페이지를 자주 확인하면 표를 구할 확률이 높아진다. 

 

관광 요금

어른∙중고생  현장 판매 2만1,000원, 온라인 예약 1만8,000원

소아(24개월~초등학생)  현장 판매 1만5,000원, 온라인 예약 1만5,000원

유아(24개월 미만)  무료

 

주의 사항

1 2019년 저도 예약은 11월 30일까지. 해군군사시설 정비기간에는 입도가 불가하다.

- 동계정비기간(2019. 12.~2020. 2. 29.), 하계정비기간(2020. 7. 7.~2020. 9. 7.) 입도 불가

2 예약자는 승선 기준일 3일 전부터 환불이 불가하다.

3 1일 운항 횟수는 오전/오후 2회. 1회당 3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 1항차: 10시 30분

- 2항차: 14시 20분

4 해군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예약자는 3일 전까지 명단(성명, 생년월일, 성별, 주소, 연락처)을 작성해야 한다. 

5 매주 월요일, 목요일은 입도가 불가하다.

 

 

기획 우성민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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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
해설사를 따라 단체로 이동해야 하나봐요. 해송과 방풍나무 길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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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우리나라 곳곳 가봐야 할 곳이 많은것 같아요.47년만에 개방된 비밀의 섬 저도 저도 꼭 한번 다녀 오고 싶습니다.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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