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담, 로봇한테 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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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로봇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로봇과의 공존’ 그 서막이 드디어 열리게 된 건가요?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정형화, 로봇 프로세스를 통해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하던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소프트웨어 로봇입니다.

PC에 설치해두고 원하는 업무를 지정한 후 RPA 실행 버튼을 누르면 몇 초 또는 몇 분 만에 업무를 마무리합니다. RPA는 24시간 365일 업무를 볼 수 있으며 오류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사람이 하루 종일 많은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이 같은 실수를 ‘휴먼 에러’라고 부르는데 RPA는 휴먼 에러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RPA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제 로봇이 답하는 보험·금융 상담

 

보험사들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혁신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AI가 고객과 직접 대화하는 챗봇입니다. 간단한 보험 상품 설명이나 주의할 사항을 단순히 알려주는 것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질문을 직접 찾아주고 적극적으로 설명해 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라이나생명보험이 보험업계 최초로 지난 2017년부터 자동화 시스템 ‘LINA BOT’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LINA BOT은 한 달여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계약관리, 고객서비스, 영업운영, 보험금심사, 언더라이팅, 품질모니터링 등 총 34개 프로세스에 우선 적용됐는데, LINA BOT 적용 후 하루 약 23시간이 소요되던 반복 업무가 약 1.87시간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또한 고객의 서류접수와 보험금 심사의 자동화로 보다 빠른 보험금 지급이 가능해졌으며 메일 발송 등을 누락 우려 없이 로봇이 처리하게 됐습니다. 이밖에 품질모니터링을 동시에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함에 따라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관련 15명의 인슈어테크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AI를 활용해 보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미 챗봇’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내년 중 AI 인슈어런스 로보텔러도 선보일 예정인데 암이나 운전자보험 등 비교적 설명이 간단하고 쉬운 상품은 로보텔러가 가입 상담부터 체결까지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삼성생명은 자체 개발한 AI 챗봇인 ‘따봇’을 운영 중입니다. 딥러닝 기술을 토대로 1년간 개발된 따봇은 고객의 질문을 이해하고, 문맥을 이해하면서 대화하는 2세대 챗봇 서비스입니다.

“내 보험 조회해줘”라고 입력하면 보험 계약 현황을 알 수 있고 “보험계약대출 받고 싶어” 등을 입력하면 보험계약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메리츠화재가 선보인 AI 기반 챗봇 ‘몬디’는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평소 전화 상담에서 자주 받는 질문들을 추려 비슷한 질문을 하는 고객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페이스북 메신저 봇’을 선보였는데 700여 개의 시나리오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개발, 채팅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플랫폼과의 연동도 가능합니다. 또 향후 메신저 봇과 대화만으로 보험 가입까지 가능한 펫보험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한화생명은 AI를 활용해 고객 스스로 건강 관리를 도울 수 있도록 만든 개인건강정보 기반 앱인 ‘헬로’를 운영 중입니다. 사용자의 건강검진 정보나 활동량, 영양, 수면 등 일상생활에서의 건강정보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본인인증을 하면 과거 10년치의 건강검진 정보를 보여주고,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 나이를 분석해 줍니다. AI 카메라를 활용한 식단 및 영양 분석 기능은 본인이 먹는 음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음식의 종류, 영양소, 칼로리 등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알려줍니다.

미래에셋생명도 부서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사 35개 업무, 43개 프로세스에 RPA를 도입했습니다. 고객의 수익률 통계 산출과 같은 대량 업무나 보험금 지급 심사 등 반복 알고리즘을 갖는 업무를 RPA가 자동으로 진행합니다.

 

 

해외 로봇 상담은 이미 성숙기

 

네덜란드 국적의 글로벌 금융회사인 ING은행은 2009년부터 RPA를 도입했으며 타사와의 합병 과정에서 봇을 이용해 100만 명 이상의 고객과 상품을 마이그레이션하거나 종이 서류를 디지털화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호주뉴질랜드은행은 일반 감사와 인증 프로세스에 RPA를 도입해 트랜잭션 조사, 펀드 추적, 펀드 리콜 등의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 보스톤사이언티픽은 서류 생성과 인보이스 처리 과정을 오류 없이 비용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데 봇을 활용하여 연간 24만달러(약 2억8000만원)에 이르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의료기기 기업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데이터 수집에 있어 오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봇을 도입, 다양한 소스에서 DNA 데이터나 유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최근 해외에서의 RPA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서 인공지능 등 판단과 결합되는 업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RPA 업체들은 판단 영역에 RPA를 도입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RPA는 아직 사람이 업무를 판단하고 수행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진 않았습니다. 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해결할 수 있는 업무 범위도 아직은 단순, 반복 업무 수준입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어느 순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깊숙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기획 임소연 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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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눈동자
인공지능과 바둑하는걸 보고 사람보다 뛰어난면이 있다는건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로봇이 상담해 주는 보험은 제 경우에는 아직 거부감이 들어요.제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생각을 가진것인지도 모르구요.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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