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서예를 시작해, 첫 한글 서예 경매 작가로 우뚝 선 이곤의 두 번째 전시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90세 서예가 오헌(梧軒) 이곤의 붓심은 섬세하면서 대담하다.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한 그의 서예술을 감상하노라면 서예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세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다.

 

 

원로 서예가 이곤은 뒤늦게 서예를 시작했지만 한국 서예 역사에 누구보다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젊은 시절 일과 서예를 병행하다 50대 중반 은퇴 후 본격적인 서예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한문 서예가 주를 이루던 시절, 한글 서예를 알리기 위해 한글서학회를 만들었다.

“1970년대 일본에서 가나 서예를 보고 난 후 한글 서예를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한글 서예를 널리 알리고 보급해야겠다고 결심하고 1986년에 한글 서예를 알리는 한국서학회를 만들었습니다.”

 

 

한글 서예에 매진한 지 40여 년, 위기는 소리 없이 찾아왔다. 2000년에 위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70세,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점입가경으로 위암 수술 후 5년이 지났을 무렵 전립선암을 발견했고, 몇 년 지나지 않아 피부암까지 선고받았다. 그렇게 꼬박 10년을 암으로 두문불출했다.

“원래 70세에 개인전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암을 선고받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빨리 이겨내고 작품 활동을 하자고 마음먹었지만 10년이나 걸릴 줄 몰랐지요. 그렇게 여든 살이 됐는데, 이렇게 있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첫 개인전을 열었어요. 당시 제가 백 살까지 살면서 서예로 국민 생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인터뷰를 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두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게 되어 마음이 벅찹니다.”

 

 

세대를 위로하는 전시 <먹의 향기>

 

11월 5일부터 라이나생명 본사 2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곤 개인전 <먹의 향기>는 그의 삶 90년의 회고이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에 대한 위로다.

“서예의 글감 대부분은 정서와 도덕성 회복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입니다. 서예가가 자신의 인품, 성격, 철학을 쏟아 아름다움을 한 자, 한 자 표현하는데 안 좋은 말은 쓸 수가 없는 거지요. 그런 문화적 소양을 가진 글감과 서예미가 융합해 관객을 만나면 관객들은 서예가 주는 가장 이상적인 예술적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이런 서예술의 감동을 최대한 살린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 내놓았다. 누구나 와서 읽고 쉽게 이행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였고, 글자 수를 줄여 지루함은 덜어 냈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발맞춘 현대적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구성한 전시 공간도 주목할 만하다. 파티션을 활용해 관객이 작품 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 자리에 앉아 차도 마시면서 천천히 작품을 음미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

“이번 개인전이 기대되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예가들 입장에서 보는 시각과 관객들의 시각이 다를 것 같고요. 저는 어떤 관람평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함께 토론하면서 한 서예가의 서예 이상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서예를 통해 심전경작(心田耕作) 즉, 마음의 밭을 갈 수 있다고 했다. 오랜 세월 먹향을 맡으며 마음의 밭을 아름답게 가꿔온 그의 전시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info

기간 11월 5일~15일

장소 라이나생명 본사 사옥 2층

 

 

기획 서희라 사진 박충열(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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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
파이팅 멋지시네요~~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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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
10년을 그 많은 암과 싸우고, 다시 붓을 드셨다니 대단하세요.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에 여운이 머무는 붓글씨를 보니 꼭 전시회에 가보고 싶네요.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아 먹의 향기에 취하길~ 같이 응원합니다.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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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90세임에도 열정적인 자기일 을 하시는 모습 보니 제가 다 건강해 지는 느낌입니다.멋지십니다.서예가 이곤님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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