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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요즘 식사를 하고 나면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밀려온다. 심지어 식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공복감도 느껴진다.
B씨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심근경색이었다. 의사는 혈당에 이상이 있다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단다. 그런데 B씨는 건강검진 때마다 혈당 수치가 정상이었다. 혈당에 전혀 문제가 없었기에 그는 이번 일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A씨와 B씨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두 사람에게 나타난 증상 모두 혈당 이상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점이다. 56세 김광수(가명) 씨는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그동안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혈당 스파이크’ 환자였던 것이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에 혈당이 급속도로 치솟았다가 급격히 내려가는 증상이다. 건강검진에서는 공복 시 혈당 수치만 측정하기 때문에 주로 식사 후에 일어나는 혈당 스파이크 증상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혈당 스파이크는 정식 용어가 아니다. 일본 NHK에서 방영된 스페셜 다큐멘터리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하다>에서 처음 소개되면서 하나의 용어로 정착했다.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한 이유는 건강검진에선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데다 이를 계기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돌연사 등 치명적인 증상이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아닌 사람도 혈당 스파이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소개되면서 최근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었다.
설마 나도 혈당 스파이크?
혹시 위에 언급한 A씨처럼 식후에 급격한 피로감이 느껴지는가?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밀려오면서 집중력과 판단력이 흐려지는가? 만약 그렇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당뇨 환자가 아니라도 혈당 스파이크로 인해 당뇨에 가까워질 우려가 있다.
식사 후에 혈당이 급하게 올라갔다 내려오면 격한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초콜릿, 사탕 같은 당도 높은 음식을 계속 찾게 되고, 그로 인해 혈당이 다시 오르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당뇨병 위험도 높아진다.
또한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될 경우 혈관 내피세포가 손상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혈관벽이 두꺼워져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매일 먹는 아침 식사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혈당 스파이크는 공복 상태에서 특정 음식을 먹은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보통 아침에 주로 나타난다. 오늘 나의 아침 식사는 어떠했나? 간단하게 식빵에 잼 발라 먹는 식사? 팬케이크에 꿀을 곁들여 우유와 함께 먹는 식사? 우유에 달달한 초코 시리얼을 넣어 먹는 식사?
방금 언급한 모든 식사의 경우가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혈당 지수가 높은 음식’이기 때문. 이처럼 아침 식사만 잘못해도 혈당 스파이크 위험성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아침 식사만 잘 해도 혈당 스파이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의 답은 식전 채소에 있었다
최근 일본인들 사이에서 식전에 채소를 먹는 것이 혈당 스파이크에 효과적이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채소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장에 벽을 만들어 당의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혈당이 원만하게 상승하도록 돕는다. 게다가 식전 채소를 먹으면 금방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식사 외에 다른 식품을 덜 찾게 된다.
채소는 양배추, 시금치, 브로콜리, 숙주나물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삶거나 데친 것도 괜찮다. 대신 간은 최대한 싱겁게 해서 먹는다. 그런데 앞서 말한 혈당 스파이크의 주범인 당도 높은 음식을 먹으면 아무 소용 없다. 채소, 달걀, 요거트, 견과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은 4시간 이상 혈당을 원만하게 유지시키는데 비해, 당도 높은 음식은 1~2시간 안에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
식전 채소를 통해 장에 방어막을 형성하고, 다음 순서로 단백질과 지방질을 포함하고 있는 고기나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소장과 대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은 위산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물게 함으로써 식후 급격한 혈당의 상승을 막아준다.
그런 후에 밥이나 빵을 섭취해도 혈당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식전 채소를 먹고, 주식을 먹을 땐 단백질에서 탄수화물 순서로 먹는 것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획 우성민 사진 셔터스톡 참조 NHK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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