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에 첫 배낭여행으로 책까지 낸 고구마 농사꾼의 여행작가 데뷔기

기사 요약글

50+ 세대의 꿈이 이루어지는 공간, 전성기캠퍼스. ‘고구마 아줌마’ 김춘자 씨는 이곳에서 여행작가의 꿈을 이뤘다.

기사 내용

 

 

“아직은 조금 부끄럽네요.”

 

 

김춘자 씨(71)가 여행작가로 데뷔할 때 소감이다. 김 씨는 충남 당진에서 2000평 규모의 고구마 농사를 지어서 전성기캠퍼스에서 ‘고구마 아줌마’로 불린다. 그녀는 2019년 <고구마 아줌마 동남아 피한 배낭여행> 책을 냈다.

 

이 책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겁 없이 떠난 초보 배낭여행자에서 이제는 세계 9개국을 여행한 고수 배낭여행자가 된 그녀의 기록이 담겨 있다. 전성기캠퍼스에서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나만의 여행책’을 내겠다는 그녀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Q. 언제 처음 배낭여행을 하게 됐나요?

 

 

2013년 12월에 떠난 태국 여행이 처음이었어요. 그때 손주가 여섯 살이 되던 해였는데, 손주 돌보랴, 고구마 농사하랴 정신이 없었어요. 나이는 육십인데 맨날 농사만 짓고, 손주만 돌보니까 내 시간이 없는 거예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동안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항상 꿈만 꾸었던 내 맘대로의 자유 배낭여행을 떠나보기로 했어요.

 

 

Q. 고구마 농사는 어쩌시고요?

 

 

고구마는 5월에 심어 10월에 수확해요. 11월이면 농사를 다 갈무리하죠. 그래서 매년 12월에 출발해서 다음 해 4월 입국하는 일정으로 배낭여행을 떠나요. 해마다 고구마 농사로 번 수익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배낭여행을 다녀왔어요.

 

 

 

 

Q. 책은 언제부터 계획하셨나요?

 

 

여행을 다니면서 매일 일기를 썼어요. 4개월 동안 여행을 다녀오면 일기의 양이 어마어마해요. 그걸 집에서 천천히 읽는데 제가 봐도 너무 재밌는 거예요. 당시 상황이 머릿속에 쫙 펼쳐지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책으로 내면 좋겠다 싶었죠.

 

 

Q. 책을 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출판사 여러 곳에 직접 전화했어요. 그런데 원고를 워드로 쳐야 하고, 돈도 많이 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컴맹이에요. 그래서 접었죠. 그러던 차에 우연히 <전성기> 매거진을 접하게 됐고, 전성기캠퍼스에 글쓰기 수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일기를 쓰면서 내 생각을 표현하고 다듬는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신청해서 들었죠. 그 수업에서 책 내고 싶다고 엄청 소문내고 다녔는데, 제 사정을 듣고 일기를 워드로 옮겨준다는 분도 생겼어요. 그리고 제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생기면서 전성기캠퍼스에서 여행기 강의까지 하게 됐죠.

 

 

Q. 전성기캠퍼스가 만남의 장소가 된 거네요.

 

 

전성기캠퍼스는 저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됐죠. 연결점을 만들어줬으니까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책 내고 싶다는 제 이야기를 듣고 전성기캠퍼스 관계자가 출판사 한곳을 소개해 주었어요.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덕분에 책 내는 과정이 수월했어요.

 

지금도 전성기캠퍼스에 참 고마워요. 글쓰기 수업을 가르쳤던 강사 선생님도 너무 좋고, 캠퍼스를 운영하는 직원들이 제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큰 도움이 되었어요.

 

 

 

 

Q. ‘나만의 여행책’ 소원을 이루셨는데, 다음으로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나요?

 

 

이번에 나온 책은 제 여행의 서막에 불과해요. 앞으로 책을 두 권 더 낼 계획이에요. 다음 책에 나올 나라는 ‘인도’예요. 사실 인도 편이 제일 재밌어요. 이걸 먼저 낼 걸 그랬나 싶어요.

 

이번 책이 중년들에게 배낭여행할 때 도움이 되는 책으로 알려져서 다음 책도 나오는 게 마지막 바람이에요. 그리고 힘닿는 데까지 여행도 열심히 가야죠. 올해에도 고구마 농사 마무리하고 네팔에 가기로 했어요. 

 

 

Q. 마지막으로 중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더 늦기 전에 떠나세요. 내가 스스로 하는 여행을 떠나봐야 비로소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이 돼요. 지금까지 나를 위한 삶을 못 살았잖아요. 누군가의 부모로서만 살았지. 몇 달 만이라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걸 권해요.

 

막상 떠나면 왜 일찍 안 왔나 싶을 정도예요. 자신감도 높아지고 삶의 의미도 생겨나죠. 해외 안 가봤더라도 절대 겁먹지 마세요. 분명 저보다 나을 거예요. 저는 휴대폰도, 컴퓨터도 못 해요. 그런 저도 4개월씩 다녀왔으니 다 할 수 있어요. 지금이라도 걱정 마시고 용기 내어 과감히 떠나보세요!

 

 

 

 

<고구마 아줌마 동남아 피한 배낭여행>은 김춘자 씨가 한겨울 추위를 피해 동남아로 여행을 떠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기획 우성민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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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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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
와~ 고구마 농사가 끝나면 배낭여행을 해마다 떠나신다니 정말 부러운걸요. 남들은 꿈꾸는 여행도, 여행작가의 꿈도 이루신 것 축하드려요~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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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눈동자
늦은 나이에 베낭여행도 놀라운데 여행책까지 출간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신분이시네요.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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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우와 저는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머뭇하는데 너무 부러운 인생을 살고계세요 :) 존경스럽습니다!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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