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갔더니 빈혈도 이석증도 아니었다, 그럼?

기사 요약글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간 A 씨의 병원 순례기와 어지럼증 재활치료기.

기사 내용

 

 

 

얼마 전부터 시작된 어지럼증. 처음에는 단순 빈혈이라 생각했다. 몸이 허해져서 그렇겠지, 잘 챙겨 먹으면 괜찮겠지, 하룻밤 자고 나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무심코 넘기기를 한 달여. 그렇게 가끔 어지럽더니 나중에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속이 메스꺼웠다.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어지럼증이 심해져 병원을 가려는데, 문제는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헷갈리는 게 아닌가.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많은 이들이 이비인후과를 권했다. 달팽이관의 문제거나 이석증일 거라는 것. 그러면서 반드시 어지럼증 전문의가 있는 이비인후과를 가야 확실히 진단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지럼증 전문의가 따로 있다고? 실제로  추천받은 병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의료진 소개를 살펴보니 같은 이비인후과 의사라도 전문 분야가 따로 있었고, 어지럼증 전문의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먼저, 이비인후과에 가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이비인후과에서는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감을 느끼는 증상으로 미루어보아 이석증일 수 있다며 ‘비디오 안진 검사’를 진행했다.

 

고글처럼 생긴 커다란 안경을 쓴 뒤 양쪽 눈에 시각적 자극을 주는데, 이때 안경 렌즈에 부착된 특수 장치가 안구의 움직임을 촬영해 기록했다. 이 기록을 디지털화해 분석하면 어지럼증의 원인이 이석증 때문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검사 결과 이석증은 아니었다. 결국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지 못했으나 의사는 다른 당부를 했다. 어지럽다고 모두 빈혈은 아니니 의사의 지시 없이 철분제를 섭취하지 말라는 것. 이런 행동은 오히려 철분 과다를 재촉해 건강을 해질 수 있다며 주의를 줬다.

 

검사 시간 30분

검사 비용 3만~30만 원(병원의 검사 방법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신경과로 가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혹시나 뇌에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신경과에 가보는 것을 권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신경과 중에서도 어지럼증을 전문으로 진단하는 ‘어지럼증 클리닉’을 찾았다.

 

진료 전에 어지럼증 문진표를 작성했다. 어지럼증이 주로 언제 심한지, 한번 발생하면 얼마나 지속되는지, 얼마나 자주 어지럼증을 느끼는지, 어지럼증의 구체적인 증상은 어떠한지, 어지럼증이 언제 심해지는지 등 어지럼증에 대한 자세한 질문이 A4 세 장이나 이어졌다.

 

문진표에 체크한 답변을 가지고 담당 의사와 상담한 뒤 뇌 검사에 들어갔다. 뇌 검사는 기계가 아닌 행동과 자세, 즉 회전 검사와 자세 검사 두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이어서 혈액검사와 측두골 CT 검사까지 세심한 진단을 진행했다.

 

검사 시간 1시간 30분

검사 비용 5만 원 내외, MRI 촬영 시 50만 원 내외

 

 

 

 

검사 후 균형감각 재활치료

 

 

검사를 마친 결과, 어지럼증의 원인은 ‘전정신경염’. 전정신경염은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심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끼게 되고, 균형조차 잡기 힘든 증상이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정신경염은 발병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는 질병이라니 다행이었다. 우선 어지럼증이 호전될 때까지 신경전달을 조절해 주는 신경 진정제를 처방받았다. 

 

약물치료로 어지럼증이 호전되자 균형감각 재활치료를 진행했다. 맨 처음 균형감각 재활치료를 할 땐, 눈을 감은 채로 차려 자세만 해도 30초 이상 못 버티고 비틀거렸는데 하루 3번 15분씩 반복해서 훈련하다 보니 자세 고정 시간을 늘릴 수 있었고, 2주 동안 꾸준히 훈련한 결과 어지럼증이 한결 개선되었다.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많게는 3개월까지 훈련을 진행한다고 한다. 재활치료비는 병원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다.

 

어지럼증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병인데, 처음에는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를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만성질환이 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때문에 고군분투했지만,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하나는 어지럼증을 단순 빈혈로 오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지럼증이 악화되기 전에 미리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 우성민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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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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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
어지럼증의 90%는 귀의 문제라고 저 역시 알고 있었는데, 전정신경염에 의해서도 이런 문제가 생기는군요.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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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눈동자
주위에 어짐럼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분들 많은데 신경과 어지럼증 클니닉도 가보라고 권유해야겠습니다.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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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
나이가 나이인지라 요즘 자주 어지러워서 걱정만 했는데 검사를 꼭 해야 되겠구나 싶네요 좋은 의료소식 감사합니다~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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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
부정맥이 있으신 저희 엄마께서 쓰러질거 같다며 놀라서 병원에 가신 적이 있었는데, 이 검사 저 검사 끝에 전정신경염이라는 진단이..놀랬던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있네요.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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