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답사에 관심이 많다면, 이 모임을 추천합니다

기사 요약글

사회에 의미 있는 삶을 실천하려는 50+ 세대를 위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단체를 찾아 소개한다.

기사 내용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연트럴파크 앞. 불금을 맞아 2030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이곳에 배낭과 카메라를 멘 중년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그들 중 한 남성이 배낭에서 작은 현수막을 꺼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들이 약속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꺼내 든 현수막에는 ‘문화지평(文化地平)’이라고 쓰여 있었다. 유성호 대표는 “말 그대로 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모임”이라고 설명한다.

“시대와 공간에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정신∙문화유산을 힘써 보존하고 아울러 평등하고 공평하게 향유하면서 이를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지평을 넓혀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20여 명이 참여한 이날 모임은 문화지평이 진행하는 ‘2천년 역사 도시 서울 진피답사’ 일곱 번째 시간으로 답사 주제는 연트럴파크 주변 시장과 상업 문화였다.

“저희가 기획, 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우리가 사는 역사 도시 서울의 겉모습이 아니라 진짜 모습을 관찰하고 탐방하자는 취지로 사전 공지를 통해 토요일 오전에 진행합니다. 보통 20~30명이 참여하는데 오늘처럼 답사 주제에 따라 일정이 바뀌기도 합니다.”

이날 답사는 해설을 맡은 시장 도슨트 이희준 씨의 안내에 따라 두 시간 동안 옛 방앗간을 보존한 연남방앗간, 치즈와 와인을 파는 곰팡이마트, 재건축을 앞둔 연남아파트, 유명 커피 로스팅 업체 커피 리브레 등 연남동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담은 코스를 답사했다.

참석자들은 사진과 영상으로 현장을 기록하며 해설사의 설명 하나하나를 귀담아 들었다. 3년 전부터 회원으로 활동해온 한옥고택관리사 이동고 씨는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거리의 인문학이라 매번 참여하는데, 오늘도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거리 정도로만 알았던 연남동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어요”라며 체험 소감을 말했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회원끼리 공유

 

서울 진피답사 외에도 회원들끼리 다양한 답사 프로그램과 문화 체험을 진행하는 문화지평은 2014년 설립된, 페이스북 기반의 공개 모임이다. 현재 회원 수는 2800명이며 50~60대가 80% 가까이 된다.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지만 직업군은 문화해설사, 퇴직자, 주부 등 다양합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문화에 대한 관심이지요. 문화는 혼자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함께 즐기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거든요.”

회원끼리 함께 즐기는 문화 프로그램은 거의 매주 기획되며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된다. 참여는 자발적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돈 버는 모임도 아니고 그저 문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기에 참가비도 받지 않습니다. 참가비를 받는 것이 모임에 참여하는 걸 불편하게 만들거든요. 문화유산 답사뿐 아니라 전통주 체험, 사찰음식 체험, 한복 만들기 체험 등 회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지할 뿐, 참가는 회원의 선택입니다. 뒤풀이도 자율성을 보장하고요. 누구도 강요나 강제하지 않습니다.”

 

 

회원들 역시 문화를 공유할 뿐 다른 회원의 사적인 정보는 묻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일종의 느슨한 취향 공동체인 셈이다. 유 대표는 “문화지평이 꾸준히 활동해온 시민들의 자발적 문화단체로 잘 유지되어온 비결”이라고 말한다. 

“저희는 모임의 특별한 규칙도 없으며 가입 조건도 없습니다. 문화유산 답사, 인문학 강연, 문화 체험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면서 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저희와 함께하시죠.”

 

문화지평에 참여하려면?
문화지평 페이스북(www.facebook.com/groups/407872659338538)에 가입 후 답사, 체험 프로그램 공지에 참석하겠다는 글을 남기면 된다.

 

 

기획 이인철 사진 박충열(스튜디오 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