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기사 요약글

인도네시아의 한 가수가 입에 테이프를 붙인 채 잠을 자고 있는 아들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입에 테이프를 붙여 잘 때 구강 호흡을 막는다는 것인데, 정말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도 될까?

기사 내용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가수 인디엔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들과 남편 그리고 본인 입에 테이프를 붙인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잔다고 한 것이 논란의 요지인데, 그녀는 테이프를 입에 붙이고 잠을 자고 난 후부터 숙면을 취할 수 있었고,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가뿐했으며 기침과 구취가 좋아졌다고 밝히며 ‘부테이코(Buteyko) 호흡법’을 연습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이고 잠을 잤다고 설명했다. 

 

 

호흡을 진단하는 부테이코 호흡법

 

부테이코 호흡법은 코로 숨을 쉬는 비강 호흡법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부테이코 교수가 구 소련의 한 의과대학에서 천식 환자를 위해 만든 호흡법이다. 그는 빠르고 세게 호흡하는 습관이 천식을 야기한다고 지적하며 특히 입으로 호흡할 때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고 했다.

코에는 공기를 따뜻하고 촉촉하게 하는 여과 기능이 있는데 입으로 숨을 쉬면 차가운 공기가 폐로 바로 들어가 기관지를 자극해 수축이 일어나면서 천식이 악화되는 원리이다. 즉, 구강 호흡과 빠른 호흡, 힘껏 공기를 들이마시는 습관을 고치면 천식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

또한 고혈압과 수면 무호흡증, 불안 증세에도 효과적이라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빠르고 짧게, 그리고 자주 내뱉은 과호흡이 많은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한다. 과호흡을 하면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적절하게 교환되지 못하면서 결국에는 체내 이산화탄소가 줄어 들어 혈관 및 근육, 신진대사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 

그렇다면 자신의 호흡에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단순히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느리게 호흡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부테이코 호흡법으로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How to

 

1 의자에 편하게 앉아 편안하고 일정하게 호흡을 유지한다.

2 호흡이 안정적이면 숨을 내쉰 후, 다시 들이쉴 때 숨을 반 정도만 들이마시고 코를 잡아 숨을 참는다. 이때 얼마 동안 참을 수 있는지 시간을 잰다. 

3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을 때 코로 숨을 내뱉는다. 중요한 건 천천히 내 뱉어야 한다는 것. 천천히 숨을 내뱉는 시간 역시 기록한다.

 

2와 3에서 기록한 시간의 합이 40~60초 사이라면 정상적인 상태이며, 20~40초면 경미한 호흡 장애, 10~20초면 코로 숨쉬는 호흡 훈련이 필요한 상태다. 

 

호흡 훈련이 필요한 상태라고 나온다면 훈련법은 진단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호흡이 안정적일 때 코로 1~2초 정도 숨을 들이 쉬고 숨을 참는다. 숨이 차면 뜸을 들이듯 천천히 코로 숨을 내뱉는다. 숨을 참는 건 약 10초에서 15초 정도로, 괴롭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며 사람에 따라 5초 정도 멈추는 것도 괜찮다.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느린 호흡 습관을 가질 수 있다. 숨을 일시 정지하는 효과는 호흡량과 분당 호흡 횟수를 줄임으로써 과호흡을 억제하고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기관지를 이완시키고 횡격막을 움직이게 만든다. 

 

해외에서 판매중인 입 테이프. Somnifix-Mouth-Tape

 

 

입에 테이프를 붙여도 될까?

 

부테이코 박사는 코로 느린 호흡을 훈련하는 방법으로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게 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인 이후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는 간증글이 많은데, 홍콩의 척추 전문의가 쓴 책 <호흡 혁명>에 따르면 부테이코 호흡법은 호주와 뉴질랜드 실시한 임상실험에서 천식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테이프를 붙이고 잠을 자는 데 의문을 갖는 의사도 적지 않다. BBC 뉴스가 인터뷰한 디트로이트의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캐슬린 야렘추크 박사는 “아프거나 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입에 테이프를 붙이면 안 된다”고 말하며 모든 사람에게 추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루이지애나대학 헬스센터(Louisiana State University Health Science Center)의 팻 배스 교수 역시 부테이코 호흡법은 천식 및 기타 호흡기 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는 ‘비의학적 치료법(non-medical form of therapy)’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외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필자로 있는 미국의 의학 건강 전문 사이트 베리웰 헬스(Verywell Health)도 부테이코 호흡법이 의학적으로 처방된 치료법 대안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장 좋은 호흡법은 횡격막 호흡

 

부테이코 호흡법이 치료법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비강 호흡을 훈련할 때 테이핑 요법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 숨을 쉬는 호흡을 연습할 때 가장 좋은 것은 횡격막으로 하는 느린 호흡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복식 호흡과 횡격막 호흡을 헷갈리곤 하는데, 숨을 쉴 때 상복부만 불룩하게 나오면 복식 호흡, 가슴은 가만히 있고 갈비뼈 및 복부 전체가 불룩하게 나오면 횡격막 호흡이라고 볼 수 있다.

횡격막 호흡은 복근을 단련시킴으로써 척추를 바로 잡는데 도움을 주고 요통과 경추 통증까지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골반 근육에도 힘을 주게 되는데 이때 요실금을 개선시킨다. 나이가 들수록 횡격막 호흡이 필요한 이유다. 단, 폐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 

 

 

횡격막 호흡 하기

1 눕거나 편하게 앉은 상태에서 한 손은 가슴 위쪽에, 다른 한 손은 배에 올린다. 

2 가슴이 들리지 않도록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신다.

3 가슴은 그대로 두고 마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천천히 배를 수축하면서 입으로 숨을 내쉰다. 

 

 

기획 서희라 사진 셔터스톡 참고 도서 <숨 하나 잘 쉬었을 뿐인데>(북라이프, 혼마 이쿠오) <호흡 혁명>(일요일, 음슈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