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위해 시작한 라인댄스가 직업이 됐어요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오십을 훌쩍 넘은 ‘아줌마’ 댄스 강사, 춤으로 다시 시작한 내 인생!”

 

 

경쾌한 음악에 맞춰 라인댄스를 추고 나면 그렇게 기분이 상쾌할 수 없다는 신자영 씨(56세, 가명). 건강을 위해 시작한 라인댄스가 이제는 취미생활을 넘어 수입을 창출하는 어엿한 일자리가 되었다. 자영 씨는 요즘 일주일에 한번씩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라인댄스 강습을 하고, 동창회에서 개설한 댄스동호회에도 주2회 강습을 나간다. 오십을 훌쩍 넘은 ‘아줌마’가 댄스 강사라고? 그렇다. 무용 전공자도 아니고, 젊은 나이도 아니지만 라인댄스 강사로 인생 2라운드를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자영 씨를 만나봤다.

 

 

우울증과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자영 씨의 남편은 오랜 투병생활 끝에 5년 전 세상을 떠났다. 그간의 자영 씨 고생을 지켜 본 주위에서는 자영 씨가 슬픔 속에서도 한편으론 홀가분해 하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자영 씨는 오히려 꼭 쥐고 있던 뭔가를 놓쳐버린 것처럼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졌고, 무기력해졌다. 몸의 컨디션도 늘 바닥을 헤매는 것 같아 결국 병원을 찾았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지인의 소개로 자영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당시 남편과 사별한 지 1년이 채 안되었을 때였다. 약을 먹으면서부터 증세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활기가 없어 보였다.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라’는 코치의 질문에 자영 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답을 찾기 어려워했다. 다만 ‘지금과 달라지고 싶다, 변하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강력했다.

 

 

 

 

자신을 들여다보기

 

 

코치와의 코칭 대화를 통해 자영 씨는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자신의 강점을 적어보고,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찬찬히 짚어보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을 모아봤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영 씨는 우선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자꾸만 가라앉고 기운 없는 자신이 싫었다. 앞으로 남은 삶을 지금처럼 무기력하고 소극적으로 살 수는 없었다. 재미있고 활기찬 인생, 자영 씨가 원하는 것이었다. 자영 씨는 일단 새로운 것을 배워보기로 했다. 텅 빈 듯 공허한 자신에게 뭔가 ‘리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것 배우기

 

 

우선 가까운 주민자치센터의 문화교실을 찾았다. 그동안 그 앞을 수없이 지나다니면서도 들어가 볼 생각조차 않던 곳이었다. 그곳은 자영 씨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중장년 세대를 위한 어학, 운동, 교양, 취미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들이 촘촘하게 개설되어 있었고 인기 강좌들은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이용자들이 많았다. 수강료도 매우 저렴했다.

자영 씨는 라인댄스 강좌를 신청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해소될까 싶어서였다. 라인댄스는 여러 사람들이 나란히 줄을 맞춰 추는 춤으로 비교적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기 쉬운 춤이다. 여러 동작과 스텝을 익혀야 하므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근력 강화,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년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고, 노인종합복지관, 주민자치센터 문화교실, 시니어 아카데미 같은 곳에 빠지지 않는 강좌다.

 


삶의 활력 되찾기

 


자영 씨는 처음엔 스텝도 잘 외워지지 않고 동작도 어설펐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춤에 뜻밖의 재능과 흥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라인댄스 시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고 달려갔으며, 매 시간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다 보면 에너지가 솟아났다. 우울감이 없어지고 근력과 균형 감각이 향상되었으며 컨디션도 좋아졌다. 매사에 자신감이 생겼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생활의 폭이 넓어졌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변화였다.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취미생활 하나를 찾았을 뿐인데 일상이 모두 달라졌다. 두 아이들도 엄마의 변신에 응원을 보냈다. 강사로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수록 자신감이 생겨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고 어느새 그룹 내에서 에이스가 되었다. 자영 씨는 내친김에 라인댄스 강사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먹었다. 강사의 권유에 힘입어 용기를 낸 도전이었다.  

 

 

 

라인댄스 강사 자격증 따기

 


자격증을 따려면 지도자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교육기관에서 소정의 교육을 받고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자격증이 취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취업을 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하다. 강사 채용 시 전문협회에서 인정한 자격증 소지자를 요구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라인댄스 강사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으로 (사)한국라인댄스협회와 (사)대한라인댄스협회가 대표적인 발급 기관이다.

각 지역 곳곳의 주민자치센터나 복지관, 문화센터뿐 아니라 학교 방과후 수업, 동아리 활동 등에도 라인댄스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곳이 많으므로 강사 수요는 많은 편이다. 강사 채용 공고는 강사를 구하는 기관이 라인댄스 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지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정해진 시기가 있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게재되므로 관심을 갖고 자주 살펴보는 게 좋다. 대부분 구인 공고는 주로 협회 홈페이지에 개제되므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게 좋다. 강사료는 채용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며, 협의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력서 내고 면접보기

 


자영 씨는 자격증을 취득한 후 열심히 구인공고를 뒤져서, 이력서를 내고 면접도 보았다. 계속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시도했다. “내가 필요한 곳이 어딘가 반드시 있겠지”라는 마음이었다. 모집 기관에 따라 요구하는 서류는 다 다르다. 대부분 소정의 신청서와 자격증 사본과 이력서는 기본이고, 강의운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곳도 있다. 서류 심사에 통과하면 면접을 거쳐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자영 씨는 수 십 번의 이력서 제출과 면접 끝에 첫 강좌를 맡을 수 있었다. 수강생들이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복지관이었다. 면접 시 나이는 크게 장애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어르신 수강생들은 중년의 강사를 더 편안해한다.”고 말하는 기관장도 있었다.

드디어 한 복지관에서 강습을 하게 되었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전업주부로만 살아 온 자신이 오십이 넘어 강사 명함을 갖게 될 줄이야. 자영 씨는 첫 출강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강사를 바라보는 자리에서 거꾸로 수강생들을 바라보는 자리에 섰을 때의 그 떨림과 흥분. 지금도 늘 그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자 한다. 요즘 자영 씨는 복지관 수업뿐 아니라 모교 동창회에서 개설한 라인댄스 동아리 강사로도 출강하고 있다. 수업을 하러 집을 나서는 길은 언제나 기분 좋은 두근거림으로 설렌다. 또래 수강생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들과 함께 즐기는 라인댄스는 이제 자영 씨에게 삶의 의미이자 이유가 되었다.

 

기획 임소연 글 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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