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말 맘에 안 들어? 내가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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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결심했어!” 1990년대 이휘재를 스타 반열에 오르게 했던 프로그램 <인생극장>을 기억하는가? 당시 <인생극장>은 특정 순간 상반되는 양자택일의 선택으로 인해 인생이 뒤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주인공의 운명을 시청자가 정하는 인터랙티브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랙티브 영화란?

 

인터랙티브 영화는 기존의 영화와 달리 관객들이 영화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영화다. 쉽게 설명하면 영화를 보는 관객이 극중 주인공의 행동을 2개의 옵션 중에 선택하는데, 그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것이다. 
 

 

인터랙티브 영화가 영화관에서 상영된 사례는 2016년 스위스에서 개봉한 <레이트 시프트>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관객이 영화를 보는 도중 컨트롤 무비(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를 통해 영화의 전개 방향을 선택하면, 가장 많은 관객들이 택한 방식대로 진행된다. 관객이 결정할 수 있는 옵션은 무려 180개이며, 서로 다른 7개의 엔딩을 준비해 화제가 됐다. 인터랙티브 영화는 이외에도 주로 넷플릭스, 유튜브, 게임 플랫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입문자를 위한 인터랙티브 영화 추천

 

① 내가 주인공을 조종하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결정을 네가 내리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아. 우리 세계와 연결된 저 외부의 영혼이 우리 행동을 결정하면 우린 그저 즐길 뿐이지.”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中>

 

 

국내에서 마니아층이 두터운 넷플릭스 <블랙미러>의 특별판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이 영화는 주인공이 어떤 시리얼을 먹을지, 어떤 노래를 들을지, 회사와 계약을 할 것인지, 약을 먹을 것인지,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릴 것인지 등 시청자가 직접 골라야 하는 30개의 옵션이 이어진다.

시청자가 10초 안에 옵션을 선택하면 그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번 선택한 옵션은 되돌릴 수 없고, 옵션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점이 영화의 포인트다. 특히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 남이 나를 조종하는 것 같다”라며 괴로워하는 장면은 시청자가 영화에 등장하는 존재가 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나와있지만 어떤 옵션을 선택하냐에 따라 시간이 다르다. 옵션을 선택하는 방법과 내용이 어렵지 않고 흥미롭기 때문에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어느새 5개가 넘는 결말을 모두 보기 위해 하루 종일 반복 시청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②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화 신은 고양이 : 동화책 어드벤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도 인터랙티브 영화로 즐길 수 있다. 넷플릭스 <장화 신은 고양이 : 동화책 어드벤처>는 13개의 옵션을 선택해야 하고, 2개의 다른 결말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A를 고르면 등장인물이 화를 내고, B를 고르면 웃으면서 화해하는 장면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선택한 옵션에 따라서 시청 시간은 짧으면 13분, 길면 39분까지 상영된다.

인터랙티브 영화는 단순히 스크린을 수동적으로 보고만 있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외에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 : 스토리 모드> <스트레치 암스트롱 : 도시를 구하라> 등의 인터랙티브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③ 짧게 즐길 수 있는 유튜브 단편 영화 <아오르비>

 

 

최근 맥주 브랜드 카스가 유튜브와 협업한 인터랙티브 영화 <아오르비>가 공개됐다. <아오르비(AORB)>는 A 또는 B를 선택하라는 뜻의 ‘A or B’를 밀레니얼 세대의 어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배우 최우식이 주인공인 이 영화는 선택이 금지된 국가인 ‘선택 통제국’에서 모든 선택이 응원받는 도시인 ‘야쓰랜드’로 탈출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7분 분량의 단편영화다. 


 

 

시청자는 유튜브 추천 동영상 기능을 활용한 5번의 옵션 선택을 할 수 있다. 양쪽에 뜨는 옵션은 유튜브 영상 말미에 나오는 추천 영상을 A, B 선택 영상으로 대체한 것이다. 10초의 시간이 주어지는 동안 2개의 옵션 중 자신이 원하는 줄거리를 선택해 따라가면 된다.


 

 

다만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는 옵션을 누르면 ‘다시 모험을 이어갑시다!’라며 정해진 결말의 영상을 권유한다. 결말이 여러 개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카스가 만든 영화임에도 맥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기획 최영선 사진 레이트 시프트, 넷플릭스, 카스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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