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집 고쳐드려요~(feat. 성북구)

기사 요약글

시설 말고 내 집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어르신들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

기사 내용

 

 

정든 내 집, 친숙한 동네를 떠나는 일은 젊은 사람에게도 낯설고 두려운 일이다. 하물며 어르신들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2017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57.6%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질병과 거동의 불편함으로 인해 집이 아닌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얼핏 소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바람을 실현시켜드리려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일단 집에 계시는 고령의 어르신을 돌볼 인력이 필요하고, 필요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체계도 갖춰야 한다. 특히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집을 개조, 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낙상, 미끄러짐 등 고령자 안전사고 가운데 74%가 주택에서 발생했으며, 2017년 실시한 주거실태조사에서는 노인 가구가 가장 필요한 주거정책으로 ‘주택 개보수’를 꼽았을 정도다. 

 

 

정부에서는 ‘내 집에서의 마지막’을 꿈꾸는 어르신들의 뜻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지역 사회가 통합적으로 (어르신을) 돌본다는 취지의 커뮤니티케어(지역 사회 통합 돌봄)를 표방한 뒤 관련 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커뮤니티케어의 중점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주택 개조 사업’으로 2025년까지 24만 가구에게 혜택을 제공할 방침인데, 성북구가 발빠르게 관련 사업을 주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성북구는 서울시와 절반씩 총 6억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현재 관내 27개 저소득, 고령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개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200가구에 같은 혜택을 줄 계획이다. 주택 개조에 들어가는 비용은 가구당 대략 200만원 내외로, 해당 사업이 진행된 덕분에 어르신들은 한결 편리한 환경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사업은 어르신들의 복지를 넘어 ‘청년 일자리 증진’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성북구에서는 청년 인재 16명을 선발해,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등에서 개발한 교육과정(기초이론교육 140시간 + 현장실습교육 160시간)을 거치게 함으로써 전문 인력을 키워냈다.

이들은 실제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해 불편한 점을 귀담아 듣고 애로사항을 반영해 주택 개조에 투입됐으며, 211만원가량의 월급을 받았다. 앞으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같은 방식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들의 계획. 

 


 

 

어르신들의 집, 이렇게 바뀌었어요 

 

이번 사업으로 주택 개조 혜택을 받게 된 A씨는 단독주택에 17년간 홀로 거주하며 교통사고로 척추와 골반, 다리를 다쳐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는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의자를 딛고 올라서 물건을 내리던 중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어르신의 집은 어떻게 변했을까? 변화된 모습을 통해 우리 부모님의 집도 어떤 부분이 개조되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Before

 

After
# 방범과 단열에 취약했던 현관문을 사용하기 편리한 방화문으로 교체. 

         

# 싱크대와 수납장 위치를 어르신의 키에 맞게 조절. 더 이상 위험하게 의자에 올라 조리를 할 필요가 없다. 참고로 낙상 사고를 예방하면 연간 1조3,000억원에 이르는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 벽을 짚고 위태롭게 이동하시던 어르신, 이제 동선에 맞게 부착한 안전 손잡이를 잡고 이동할 수 있다.    

 

# 낙상이 일어나기 쉬운 욕실에 설치한 안전손잡이. 거울, 휴지 걸이, 수건 걸이 등도 어르신의 키에 맞게 조절했다.

 

# 미끄럼 방지, 문턱 제거, 계단 안전난간 설치, 자동센서 전등 등을 추가로 설치.

 

 

기획 장혜정 사진 성북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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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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