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퇴근에 수입 두 배라는 부부 택배, 팩트 체크

기사 요약글

부부가 함께하는 택배 일이 고소득을 올려준다는 게 진실?

기사 내용

 

 

“부부 택배 한 달에 얼마나 벌까요?”
“부부 택배 해보려는데 어디로 찾아가면 되나요?”

 


택배 및 일자리 관련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질문들이다. 온라인 거래의 폭증과 함께 택배 배송이 고소득 업종으로 급부상한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부부가 함께 일을 하면 수익도 두 배가 될 거란 인식이 생기며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부 택배  5년 차 기사에게 일의 장단점과 초보자의 유의점에 대해 들었다.

 


 

정진한(가명) 45세. 택배 경력 10년 차로 5년 전부터 부인과 함께 택배 배송을 하고 있다. 하루 평균 250~300개가량의 물량을 배송하고 있으며, 월수입은 500만~600만원 선.

 

‘부부 택배’를 하게 된 계기는?

원래 혼자 다니다 5년 전 다리 부상을 입으면서 집사람이 조금씩 도와주기 시작했다. 처리해야 할 물량은 정해져 있는데, 혼자 배송하려면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집사람과 나눠서 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아파트 1층부터 10층을, 아내가 10층부터 20층까지의 물량을 나눠 돌리는 식이다.

 

업무 패턴은 어떤가?

일단 출근은 혼자 한다. 새벽 6시 반쯤 짐이 모여 있는 터미널로 출근해 물건을 분류해 싣고 오전 9시가 되면 본격적인 배송에 들어간다. 이때 집에 들러 아내를 픽업하기도 하고, 아예 ‘내 구역’으로 아내가 출근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라 등교할 때 아직 엄마의 손이 필요한데 아침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또 언제든 개인적인 용무를 보러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아내의 만족도가 높다.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직원, 아내는 직원인 내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조수’이기 때문에 얼마나 일할지, 어떻게 쉴지 등은 전적으로 우리 두 사람 간의 협의사항이다. 내가 맡은 ‘구역’은 각각 800세대, 400세대가 모여 사는 2개 아파트 단지인데, 많을 때는 배송해야 할 물건이 하루 350개가량 되지만 월요일 같은 경우 100~140개 정도로 물량이 확 줄기 때문에 월요일이면 아예 아내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두 사람이 일하는 만큼 수입도 늘었나?

꼭 그렇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택배 일은 내가 얼마나 물량을 배송했는지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는데 이건 건당(개당 500원, 반품은 800~1000원 정도) 수수료를 수입으로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부부 택배를 하면서 두 사람이 일을 하니 수입도 두 배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택배 기사별로 엄연한 구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갑자기 물량이 확 늘어나는 일은 없다. 다시 말해 회사에 “내 부인이 동참하게 됐으니 물량을 더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얘기다.


+info  모 택배사 소장으로 일하는 김현성(가명) 씨의 말에 따르면 택배 물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근무 기간이 오래될수록 수입은 증가한다고 한다. 임의로 물량을 더 받아 올 수는 없지만, 연차에 따라 배송 양이 늘어나는 것은 확실하므로 차근차근 수입을 늘려가는 일은 얼마든 가능하다는 설명.

 

그렇다면 부부 택배의 장점은 뭔가?

가장 큰 장점은 시간 절약이다. 혼자서 오후 7시까지 배송을 해야 하지만, 집사람이 투입되면 오후 5시에 일을 끝내고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때마다 부부 택배의 장점을 실감한다.

택배 배송은 체력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일인데 뛰어서 할 일을 걸어서 하고 있으니 몸도 한결 편해진 기분이다. 또 여가 시간을 활용해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택배 기사들은 기본적인 배송 외에 ‘집하’라고 해서 쇼핑몰 등 정기적인 배송이 필요한 거래처를 확보해 부차적인 수입을 올리기 때문에 본업인 배송이 일찍 끝나면 아무래도 부업을 하기에 유리하다. 이런 점에서 보니 부부 택배이기 때문에 ‘수입이 두 배’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info 일을 분담해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한다는 점에서 친구, 형제, 자매 등 다양한 ‘2인 1조 택배 배송’의 조합이 가능하지만, 유독 부부 택배가 선호되는 이유는 ‘분란의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부부 택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운전과 배송을 누가 더하고 덜하는지 같은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차량 할부금, 세금 납부 등의 민감한 문제까지 ‘의외의 복병’이 많다는 점을 거론하며 부부 택배를 ‘최선의 선택’으로 꼽았다.

 

모 회사가 부부 택배를 하기에 좋은 기업인 것처럼 회자되는 이유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택배사마다 차이점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A 택배의 경우 개당 배송 단가가 높다는 장점은 있지만, 배송 지역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어 동선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에 반해 부부 택배 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히는 B 택배의 경우 물량이 타사보다 월등히 많아서 좁은 지역을 촘촘하게 배달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당연히 부부가 함께 다니며 일을 분담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그 밖에 직원 복지 차원에서 자녀의 학자금 지원이 된다는 점도 타사와의 차별점이다.

 

부부 택배를 시작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부부 둘 중 한 사람은 화물운송종사 자격증을 취득해 두는 것이 좋다. 이 자격증이 있어야 특정 업체에 취업하고자 했을 때 배송기사 코드가 발부되기 때문이다. 일하고자 하는 택배사가 정해지지 않아도 자격증 취득은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일부터 시작한 뒤 추후에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구체적으로 가고자 하는 회사를 정해 집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택배 기사님에게 물류센터 및 대리점의 위치 등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 뒤 대리점에 찾아가 담당자에게 구직 희망 중이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택배사 취업 알선과 차량 구입을 묶어 마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듯, 하는 곳들을 통해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비싼 웃돈을 얹어 택배 차량을 구입하게 한다든가 소개비 명목으로 일정금을 요구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들었다.

 

 

차량은 꼭 구입해야 하나?

거의 그렇다고 본다. 회사에서 여분의 차량을 두고 기사에게 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택배에 필요한 차량은 2000만원 내외의 1톤 탑차 정도이며 일 시작과 동시에 대개 할부로 구입한다. 중고차도 상관없지만 일의 특성상 계속 시동을 걸었다 껐다 하는 경우가 많아 신차를 뽑아도 5년이 지나면 잔 고장이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물론 차는 기사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수리비는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

 

부부 택배를 시작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택배 배송만 하면 고소득을 올릴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산이다. 처음 일을 시작한 사람에게 속칭 물량이 쏟아지는 ‘목 좋은 구역’이 돌아갈 리도 없고, 스스로 대단한 영업 노하우가 있지 않는 한, 거래처로부터 생기는 추가 수입을 크게 기대할 수도 없다. 초심자라면 월 300만원도 어렵다고 보는 게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에 반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단 신차든, 중고차든 차량을 구입해야 하고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세금 문제나 차량 유지 비용, 하다못해 휴대전화 요금까지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 부부가 함께 일하는 만큼 두 사람의 인건비를 고려해 과연 ‘남는 장사인지’ ‘초반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지’ 등을 세심히 따져봐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생수, 목재 장난감, 가전제품 등 매일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택배 기사들 모두 무릎, 허리 등에 고질병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의 장점은?

어느 정도 버텼다는 전제하에,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월 6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적지 않은 수익 덕분에 두 아이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 택배에 관한 통계

 

평균 연령 남편 48세, 아내 45세

함께 일한 경력 평균 3년 3개월

일 평균 집배송 물량 약 350개

월별 소득 700만원(택배 기사 1인당 평균 월 소득 551만 원)

출처 CJ대한통운

 

기획 장혜정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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