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공포증을 극복한 사람들이 터득한 특별한 비법

기사 요약글

해외여행을 가야 하는데, 비행기 타는 건 고역이라는 이들을 위한 솔루션.

기사 내용

 

 

내가 유별난 거야?

 

사실 비행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행기를 못 타는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인 ‘비행공포증연구소’에 따르면 비행공포증은 성인의 약 10%가 경험하는 흔한 공포증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더 겪는다. 

비행공포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보면 선천적인 요인보다 후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났거나, 기압 변화로 인해 귀가 많이 아팠거나, 비행기 엔진소리가 크게 느껴져 귀가 먹먹했거나, 갑작스러운 가속감과 기울임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겪는 등 비행기에 대한 불안하고 불쾌한 경험이 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비행기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순간, 비행기를 타는 것이 큰 도전 과제가 된다. 처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긴장되는 정도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속이 메스껍고, 구토까지 유발한다. 심하면 호흡곤란이 오거나, 공황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외여행을 놓칠 수는 없는 일. 그럼 비행공포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30분 단위로 한 가지에 집중해요 _ 42세 김현지(가명) 씨

 

“5년 전 괌 가는 비행기에서 난생처음 난기류를 만났어요. 3시간 넘게 비행기가 좌우로 흔들려서 정말 무서웠어요. 그때 머릿속에 온갖 나쁜 일들이 상상되는 거예요. 혹시 비행기가 추락하지는 않을지, 이상한 곳으로 불시착하지는 않을지. 다시는 비행기를 못 탈 줄 알았어요. 

그런데 평소에 여유가 없어 하지 못 했던 것들을 30분간 집중해서 하면 불안감이 없어진다는 조언을 들었어요. 그래서 지인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밀렸던 드라마를 몰아 보기도 하고, 뜨개질을 했더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TIP  난기류가 무섭다면, 테이블 위에 물 반 컵을 올려놓는 것도 방법이다. 난기류를 만나면 비행기가 몹시 흔들리는 것 같고 무서운 일이 생길 것 같지만, 컵 안의 잔잔한 물을 보면 안심이 된다. 난기류는 물이 넘칠 만큼의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 (출처 Happiful May 2019)

 

 

술과 커피는 절대 안 마셔요 _ 53세 심두철(가명) 씨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경비행기를 탄 적이 있었어요. 자리에 착석하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밖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비행기가 못 뜬다는 거예요. 무려 4시간 동안 갇혀 있었죠. 그때 너무 불안해서 와인을 계속 마시면서 일부러 잠들려고 노력했는데 오히려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불안할수록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이 더 위험하더라고요. 뇌를 각성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오히려 신경을 더 흥분시켜 공포감을 극대화한대요. 그래서 불안감이 밀려올 때 찬물이나 따뜻한 차를 마셨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차분해져서 불안감을 떨쳐내는 데 도움이 됐어요.”

 

 

막연한 불안함이 어디서 오는지 확인해요 _ 49세 이지현(가명) 씨

 

“뉴스에서 해외 비행기 추락 사고를 보고 충격이 컸어요. 게다가 영화에서 공포에 질린 기장이나 승객의 모습을 비추는 장면까지 보게 되면서 비행기가 더 무서워졌죠. 그래서 해외여행을 다 취소하고,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국내 여행으로 계획을 바꾸기도 했어요. 그런데 평생 비행기를 피할 수 없어서 비행기가 진짜 위험한지 알아봤죠.

자세히 살펴보니 제가 오해한 부분이 많았어요.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2000만~3000만분의 1로 매우 낮았어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었죠. 그리고 난기류도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어요. 단지 불편한 것이지 위험하진 않았죠. 혹여나 비행기 엔진에 결함이 생기더라도 160km는 충분히 날 수 있어요. 이렇게 알고 나니 자세히 모른 상태로 막연하게 무서웠던 비행기가 훨씬 더 편안해지더라고요.“

 

 

병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았어요 _ 45세 최지호(가명) 씨

 

“업무상 해외로 자주 출장을 갑니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가까운 거리는 비행시간이 짧아 괜찮지만,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를 가게 되면 비행기 안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요.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엘리베이터는 물론 영화에서 차 트렁크에 갇힌 사람만 봐도 너무 힘들어요. 

제 의지로 극복이 안 돼서 병원에 찾아갔어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이 혼자 노력해보다 잘 안 되면 약물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많은데,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처방한다고 해요. 그렇게 약을 먹으면서 가까운 거리부터 비행기를 타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죠. 나중에는 약을 먹지 않고 그냥 갖고만 있어도 편해졌어요.”

 

 

인지행동치료로 두려움을 극복했어요 _ 55세 안은주(가명) 씨

 

“비행공포증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큰 스트레스였어요. 비행기가 안전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닫힌 공간에 갇혀 있기만 하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숨이 가빠졌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증상이 심해지면 손이 떨리고 몸이 얼음처럼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게 되기도 합니다. 아직은 그런 적은 없지만 심한 경우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어요.

정신건강의학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인지행동치료를 권유해줘서 하게 됐어요. 먼저 사방이 닫힌 공간에 들어가 적응하는 훈련을 했어요. 여러 번 체험하면서 제가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아갔죠. 나중에는 실제 기내모형에 탑승해서 난기류를 만나보면서 두려움을 극복했어요.”

 

 

아로마 제품으로 심신의 안정을 찾아요 _ 48세 심진경(가명) 씨

 

“3개월마다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는데, 한 번 갈 때 11시간 정도 걸려요. 장거리다 보니 시차 적응 때문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비행기 안에 있는 시간이 상당히 고역스러웠죠. 저도 모르게 몸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나 봐요. 그래서 기내 음식 냄새에도 예민해졌어요.

미국에 도착해서 제가 많이 힘들어하니까 한국 갈 때 딸이 비행기에서 사용하라며 직접 만든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선물해줬어요. 맥박이 뛰는 부위에 발라주니까 피로와 긴장이 완화돼서 몸이 편안해졌어요. 이제 저에게는 아로마 제품이 비행기 필수품이 됐어요.”

 

 

기획 우성민 사진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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