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여행 기획자란?

공정여행 기획자는 지역과 환경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행을 활용하여 상품을 기획한다. 공정여행은 관광산업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여행을 통해 지역사회에 경제적 기여를 높이고 환경과 사회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여행을 말한다. 

7년여 동안 대안학교의 교사였던 변형석 대표는 청소년들과 많은 여행을 경험했다. 도보여행부터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까지, 배움이 있고 현지와의 만남이 있는 여행을 기획하던 그는 여행이 현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알게 되었다. 관광산업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역을 황폐화시키거나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지역 경제에 이익이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고 지역의 문화와 경제 발전은 물론 환경까지 보호하는 새로운 여행을 ‘공정여행’이라 불렀다. 그는 공정여행이 국내에서 매우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된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공정여행을 사회적기업 제도와 연계하여 사업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 것.

그는 대안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통해 남들이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가치를 공유하면서 느꼈던 일이 바로 ‘공정여행’과 일치함을 직감하고 창직을 결심했다. 드디어 2009년 관광산업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공정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주)트래블러스맵이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공정여행 기획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그는 기존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방식과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행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확신이 서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점차 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이 윤택해짐에 따라 여행 인구의 급증으로 인한 과잉 관광이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나친 환경 훼손과 거주지 혼잡도, 상업화 등으로 지역 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관광으로 얻는 경제 수익보다 더 커지고, 지역민들이 주거지를 이탈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까지 나타남으로써, 새로운 여행에 대한 대안 마련의 움직임이 점차 커져갔다.

이를 ‘공정여행’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깨달은 그는 공정여행을 위한 관광산업 내부의 플레이어들을 탐색하고, 찍고 도는 여행이 아닌 새로운 여행의 가치와 즐거움을 상품화하기 위해 국내 구석구석과 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을 답사하며 직원들과 함께 상품 기획에 발 벗고 나섰다.

‘만들어진 관광지’를 도는 대신 현지인의 삶과 문화를 오롯이 체험하고 지역에 이익이 돌아가는 공정한 여행 상품 개발과 운영에 집중한 결과, 공정여행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공정여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다양한 상품 개발과 함께, 공정여행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 때문에 기관들과 협력하여 공정여행 전문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익 구조는▶ 공정여행 상품 판매 대금의 18~20% 

공정여행 기획의 대가는 상품의 판매를 통해 얻어지는데, 상품의 가격이 저가 패키지 상품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는 만큼 상담부터 인솔까지 여행자들의 안전과 만족을 책임지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공정여행 상품의 판매 수익은 대략 판매 대금의 18~20% 선이다. 공정여행 기획자는 역할이나 비중에 따라 수익은 달라진다. 

전망은▶ 공정여행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

10년 전만 해도 공정여행이 우리 사회에서 아주 낯선 개념이었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개념화하지 않을 뿐이지 이제는 공정여행의 콘셉트 자체가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깃발 들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여행 대신 골목과 시장 구석구석을 방문하여 지역을 체험하고, 현지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호텔을 찾고, 지역민을 존중하는 여행 등은 이제 상식적인 에티켓이 되고 있다. 따라서 공정여행은 갈수록 각광받는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창직 선배에게 듣는다

Q. 왜 창직을 결심했나요?

세상에 없던 여행을 만들고 싶었고, 그것이 일이 되고 비즈니스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세상에 없던 여행이어서 새로운 것이 아니라 여행을 접하는 방식, 여행에서 느끼는 감동, 여행의 결과까지가 전혀 다른 무엇이 되어야만 했고, 창직은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Q. 창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여행업이나 여행 기획자는 없었던 것이 아니어서 낯설 것은 없었으나 문제는 기존 여행 상품의 기획과 운영 방식이 대량생산 시스템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공정여행과 같은 것을 전혀 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관광산업 가치사슬 내의 모든 파트너를 다시 발굴하고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특히 절대적으로 그 수가 부족한 파트너들을 각 여행 상품의 매력에 맞게 찾아내어 배치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때로는 아예 파트너를 만들어 내기도 했고, 직접 개발하기도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Q. 직업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홍보는 주로 블로그나 SNS,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진행해왔습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강의나 공정여행 기획자 아카데미 같은 것을 통해 알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지역 곳곳에서 공정여행과 관련된 강의나 아카데미가 많이 열리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Q. 창직 이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공정여행 자체가 개념적으로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표현이라, 이를 여행의 스타일에 녹여내어  자연스럽게 여행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상품을 계속 개발하고 피드백을 받는 순환 루트를 통해 상품을 개선하고 가격도 낮추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Q. 어떤 사람에게 ‘공정여행 기획자’를 추천하나요?

여행을 삶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 그중에서도 그 여행의 결과까지 함께 고민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공정여행 기획자가 되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다만 여행 기획만 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판매하고 서비스하는 일이기 때문에 마냥 즐거울 것이라는 환상을 가진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정원의 원 포인트 레슨 

여행 분야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통한 창직 모델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을 보고 느끼면서 우리의 지친 삶을 뒤돌아보고 생활의 활력을 얻는 계기인 ‘여행’은 항상 즐겁다. 이제는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매년 해외여행을 떠날 정도로 여행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 여행으로 인한 환경 파괴, 주거지 훼손, 경제 식민지화와 같은 어두운 그림자가 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지인의 삶과 문화를 향유하되 그들의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가치를 나누며 경제적 이익이 그들에게 최대한 돌아가게 함으로써 서로 가치를 공유하려는 ‘공정여행’이 출현했다.

이를 지속 가능하도록 실현시킨 이가 바로 공정여행 기획자 변형석 대표다. 이 직업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통한 창직 모델이다. 창직은 ‘불편함’에 대한 ‘해결’을 통해서 출현하기도 한다. 이제는 불편함도 허투루 넘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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