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기초 떼기] 사찰 가기 전, 이 정도만 알아도

기사 요약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재밌다. 사찰 탐방이 재밌어지는 기본 지식.

기사 내용

 

  

절은 왜 대부분 산속에 있을까?

 

산사(山寺)라는 말이 있듯, 대부분의 절들이 산에 위치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일례로 부처님이 가장 오래 머물렀던 수행처인 기원정사는 당시 번화했던 도시 중 하나인 사위성에 위치했는데, 이는 당시의 환경과 관련이 있다. 그 당시에는 부엌이 없었기 때문에 수행자들이 마을에서 빌어온 음식을 곧바로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왕이나 귀족들이 수시로 참배를 다녔기 때문에 ‘로얄패밀리’의 근거지와도 가까워야 했다.

그랬던 사찰의 ‘입점 위치’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불교가 번성한 중국 당나라 때에는 도심 사찰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사찰 일부가 산으로 들어가게 됐고, 특히나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에 따라 도심 사찰이 철거되거나 양반집 등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사찰이) 산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던 것. 그렇게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절은 이후 교통, 통신, 물류, 국토 방어 등에 큰 도움을 주는 한편, 여관이나 역참의 기능까지 수행했다.

  

  

절에는 왜 문이 세 개나 있을까?

  

불교에는 부처님이 계시는 상상의 산 ‘수미산’이란 개념이 있는데 절에 난 문 3개, 즉 일주문, 천왕문, 해탈문이 각각 산의 초입, 중턱, 정상을 상징한다. 따라서 부처님이 계신 산의 정상에 오르려면 3가지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맨 처음 절에 들어서자 만나게 되는 일주문은 수미산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으로 앞으로 신성한 영역이 펼쳐질 거라는 상징이 담겨 있다.

다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천왕문은 수미산의 중턱쯤으로, 이 곳에서 바로 동서남북 네 방위를 지키는 사천왕이 등장한다. 험악한(?)표정의 사천왕은 모든 악으로부터 부처님의 성역을 지켜내는 상징이다.

마지막 해탈문은 수미산 정상의 입구와 다름 없다. 해탈문은 대놓고 서 있는 앞의 일주문, 천왕문과 달리 ‘비밀의 문’처럼 숨어 있는데 대웅전 등 중요한 전각의 진입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천왕은 누구인가?

 

절의 ‘두 번째 문’에서 등장하는 사천왕은 악귀로부터 사찰을 보호하는 네 명의 왕을 뜻한다. 보통 그림이나 목조 조각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각각 동서남북을 관할하며 철통 경비를 자랑한다.  이들은 나름의 ‘시그니처’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자세나 특징을 가졌는지 살펴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지국천왕 : 동쪽을 지키며 오른손은 칼을, 왼손은 주먹을 쥐어 허리에 대거나, 보석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다.

광목천왕 : 서쪽을 지키며 오른손에 삼지창을, 왼손에 보탑을 들고 있다. 색색으로 치장된 몸, 크게 벌린 입이 특징이다.

증장천왕 : 남쪽을 지키며 오른손에 용, 왼손에는 여의주를 쥐고 있다. 온몸이 적육색이며 늘 노한눈을 하고 있다.

다문천왕 : 북쪽을 담당하며, 늘 환하게 웃고 있다. 왼손엔 늘 비파를 타고 있는 것이 특징. 

 

 

불상의 손 모양은 왜 제각각일까?

 

불상을 유심히 보면 취하고 있는 손 모양이 제 각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상의 손 모양을 ‘수인’이라고 하는데, 마치 수화처럼 이 수인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한 손은 땅을 다른 한 손은 무릎에 얻은 모양인 ‘항마촉지인’은 주로 통일신라시대 때 만들어진 불상에서 볼 수 있으며 부처가 마왕을 항복시키고 성도하신 뒤, 자신이 느낀 깨달음을 증명해 보라고 말하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그런가 하면 주먹을 쥔 손에 검지를 집어 넣은 지권인은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시대 초기 불상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비로자나불에서 볼 수 있으며 오른손은 부처님의 세계를 표현하고 왼손은 중생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중생과 부처가 하나임을 상징한다.

손을 모으고 있는 합장인은 예배를 드리거나 제자와 문답할 때 취하는 수인으로 주로 인도의 불상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방어산 마애삼존불의 오른쪽 협시 보살상, 안압지 금동판보살좌상 등에서 나타난다.

 

 

불상은 왜 뽀글뽀글 파마머리일까?

 

불교에서는 머리카락을 욕망과 번뇌의 상징으로 여긴다. 스님들이 입적하며 파르라니 머리를 깎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불상은 요상하게도 곱슬 머리를 하고 있다. 왜일까?

사실 기원전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불상을 만들거나 이를 숭배하는 문화가 아니었다. 하지만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 대왕이 인도 간다라지역을 정복하면서 그리스와 동양의 문화가 뒤섞이는 이른바 헬레니즘 문화가 생겨났고, 그 과정에서 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불상에서 표현되는 부처님 역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석고상처럼 구불구불한 파마 머리를 갖게 된 것. 

 

 

절에 왜 원숭이 조각이 있을까?

 

서울 수락산의 학림사에는 청학루라는 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에는 각각 눈, 귀, 입을 막고 있는 세 마리의 원숭이 석상이 있다. 그런가 하면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의 모서리에는 두 팔로 법당 기둥을 받치고 있는 목조 원숭이 상이 있다.

이렇듯 유독 절에서 원숭이 상징을 만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는 불교에서 부처님의 전생을 원숭이로 이해하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육도집경(석가가 보살이던 때의 전생 이야기를 모은 경집)에서는 부처님이 전생에 원숭이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기도 하다.

 

 


 

 

 

책 <사찰의 비밀>은? 

 

불교문화와 사찰에 대해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것, 꼭 알아야 함에도 쉽게 지나쳤던 것들을 한 권에 담은 종합 안내서다. 책의 저자 자현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 불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동시에 유튜브 채널 '자현 스님의 댕기기'를 운영하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불교를 이해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획 장혜정 어시스턴트 오은당  참고 도서 사찰의 비밀(자현, 담앤북스) 사진 셔터스톡

 

댓글
댓글
meyo8558
아? 그랬군요~ 잘 읽고 갑니다.감사합니다.
2019.08.05
대댓글
정**
잘 읽고갑니다~
2019.08.06
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