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이 불가능해 더 매력적인 서티베트 호수 트레킹

기사 요약글

지구 나이 45억 년을 100이라 치면 히말라야산맥과 티베트고원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100세가 시작되던 첫날부터다.

기사 내용

 

 

 

테티스해를 사이에 두고 적도 아래에 있던 인도 대륙이, 바다 너머 북쪽으로 점차 밀고 올라와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했다. 5천만 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 사람들은 두 충돌 지역에 이름을 붙였다.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른 전자는 ‘히말라야산맥’이요, 넓게 들어 올려진 평평한 후자는 ‘티베트고원’이다.

 

또 티베트고원에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수천 개 널려 있다. 고원의 수많은 호수 중에서도 특히 얌드록쵸, 남쵸, 마나사로와르는 대표적 3대 호수다.

 

 

 

 

 

티베트로 떠나는 트레킹 여행

 

 

티베트를 여행하는 방식은 동과 서, 두 가지다. 칭하이, 간쑤, 쓰촨, 윈난의 동티베트 지역은 자유여행이 가능하지만, 라싸를 중심으로 하는 서티베트, 시짱 자치구는 불가하다. 현지 가이드와 운전기사를 포함하는, 여행사의 패키지를 통해서만 여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서티베트 여행의 압권은 3대 호수 트래킹이다.

 

라싸에서 서쪽 어디까지 다녀오느냐에 따라 여행 범위는 크게 두 가지다. 라싸와 인근 지역을 10여 일간 짧게 다녀오는 경우와 서쪽 멀리 아리지구까지 20여 일 길게 다녀오는 경우다. 어느 쪽이든 초기 2박은 라싸에 머물도록 일정이 짜인다.

 

 

 

 

라싸에서는 역시 포탈라궁과 조캉 사원 그리고 바코르 광장이 들러야 할 우선순위 0번이다. 짧게 10여 일의 티베트 여행 일정에는 티베트 제2의 도시인 시가체를 지나, 남쪽 멀리 네팔 국경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가 한계다. 그 범위 안에는 티베트의 3대 성스러운 호수 중 두 개인 남쵸와 얌드록쵸가 있다. 두 호수 모두 라싸에서 서너 시간 거리다. 라싸 근교의 3대 사원인 세라, 드레풍, 간덴 사원도 라싸에서 짧게는 30분 길게는 두 시간 거리에 있다.

 

20여 일 긴 일정에 포함되는 아리지구는 티베트 전역 통틀어 최서단에 속한다. 라싸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그 먼 길을 다녀오는 건 세 곳의 명소를 둘러보거나 체험하기 위해서다. 성스러운 호수 마나사로와르 주위를 걷고, 사라진 도시 구게 왕국의 유적지를 두 발로 걸어 오른다. 둘 다 각각 하루 코스다.

 

 

 

 

그러나 아리지구의 백미는 역시 카일라스 코라(=순례)다. 불교와 힌두교에서 ‘우주의 중심’으로 일컬어지고 우리에게는 수미산으로 알려진 성산(聖山)의 둘레를 3일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것이다. 백두산 두 배 높이인 해발 5650m까지 올라야 하기에 고산병과 싸워야 하는 등 쉽지 않은 여정이다. 라싸에서 아리지구까지 가고 오는 길은 멀고도 멀다.

 

라싸까지 가고 오는 교통편은 두 종류다. 청두나 시안에서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라싸를 나올 때는 칭하이성 거얼무를 거치는 칭짱(靑藏)열차를 2~3일 탈 수도 있다. 칭짱열차는 칭하이(靑海)성 성도인 시닝과 시짱(西藏) 자치구의 성도인 라싸까지 2,000km를 잇는다. 해발 4,000m 이상, 그리고 최고 해발 5,000m가 넘는 고산 지역까지를 고속열차로 넘는다고 상상해보자. 세계 최고 높이의 고원 열차, 아찔하면서 환상적이다.

 

 

영혼의 안식처로 불리는 3대 호수

 

 

크고 작은 호수가 수천 개 널린 티베트고원은 아시아 지역에 물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수원이기도 하다. 인도와 중국 대륙 그리고 동남아로 흘러드는 인더스강와 갠지스강, 양쯔강, 메콩강이 모두 티베트고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고원의 수많은 호수 중에서도 특히 얌드록쵸, 남쵸, 마나사로와르는 대표적 3대 호수다. 티베트인들에게는 영혼의 안식처와 같은 성지로 여겨지면서 ‘3대 성호(聖湖)’로 불린다.

 

 

 

 

Lake 1. 얌드록쵸

 

세 호수 중 라싸에서 가장 가깝다. 남서쪽으로 차를 달려 3시간 거리다. 라싸에서 네팔 카트만두까지 1,000여km를 잇는 318번 도로는 ‘우정공로’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린다. 이 도로를 타고 두 시간쯤 달리다 라싸강이 얄룽창포강에 합쳐지는 지점에서 왼쪽 샛길로 접어들면 한 시간 후 트레킹 시작점에 닿는다. 얌드록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캄바라 고개 주차장이다.

 

해발 4,998m 표지석 앞은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짧은 줄이 만들어져 있다. 표지석 뒤 난간엔 오색의 타르초와 흰색의 ‘하다(하얀 천)’가 촘촘히 걸려 있고, 그 뒤로는 연둣빛 호수 얌드록쵸가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트레킹 루트는 별다른 난코스가 아니다. 해발 5,050m의 캄바라산 정상까지 완만하게 올라갔다가 가파른 경사를 따라 하산해 고도차 550m 아래의 호수까지 이르는 것이다. 시간은 두 시간 반 정도 걸린다. 호수는 둘레 길이만 250km나 된다. 하산하는 동안 호수 자체의 꼬불꼬불 이어지는 풍광도 장관이지만 호수 뒤에 버티고 앉은 해발 7,200m의 넹칭캉상 설산과의 조화가 더 인상 깊다.

 

 

 

 

Lake 2. 남쵸

 

얌드록쵸가 라싸 남쪽으로 3시간 거리라면, 남쵸는 라싸 북쪽으로 다섯 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얌드록쵸 트레킹은 라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지만, 남쵸는 차 타는 시간만 왕복 10시간이니 현지에서의 1박이 필요한 거리다. 라싸에서 출발하면 처음 서너 시간은 천장(=칭짱)공로를 지난다. 라싸에서 칭하이성 성도인 시닝까지 2,000km를 잇는 자동차도로가 천장공로다.

 

칭짱열차는 같은 구간을 철로 위로 달린다. 라싸에서 칭짱열차를 타고 서너 시간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창가 쪽 승객들의 감탄의 함성이 울린다. 열차가 하늘 호수 남쵸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남쵸 트레킹은 드넓은 호수의 남동부쪽 반도 지역을 두 시간 동안 천천히 도는 여정이다. 해발고도를 100m 남짓 더 올랐다가 내려온다. 3대 호수 중 가장 높은 해발 4,800m를 넘는 트레킹이기에 고산병에도 사전 대비를 하고 가야 한다.

 

호수 건너편 북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넨첸 탕글라산맥 설산 봉오리들이 에메랄드빛 호수와 그윽한 대조를 이루며 눈을 사로잡는다. 트레킹 구간에는 부부바위 등 거대 암석들이 불쑥불쑥 솟아나 있다. 지구 아닌 어딘가 다른 혹성에 와 있는 듯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남쵸는 티베트인들이 워낙 신성하게 여기는 호수이기에 발을 담그는 일이 금지되어 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서티베트인 시쨩 자치구에서는 가장 넓은 호수다.

 

 

 

 

Lake 3. 마나사로와르 호수

 

마나사로와르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서쪽 멀리 신장위구르까지 가는 길을 이용해야 한다. 얌드록쵸는 네팔과 이어진 우정공로를, 남쵸는 칭하이성과 이어진 천장공로를 이용했고, 마나사로와르 가는 길은 신장공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라싸에서 신장위구르 카스지구의 이에청까지 이어진 자동차도로가 신장공로다. 3대 호수를 여행하면서 서티베트의 핵심 도로 세 개를 다 경험하는 것이다.

 

라싸에서 마나사로와르까지의 거리는 1,500km 남짓 된다. 포장 상태가 안 좋은 건 물론이고 도로폭도 비좁다. 게다가 아찔한 고산과 계곡 길을 수없이 오르고 내린다. 가는 동안의 복잡 험난함에 비해 호수는 정작 너무나 고요하다. 역시 호수 뒤로는 높고 낮은 설산들이 둘러섰고 수평선 부분은 뽀얀 물안개에 싸여 육지와 수면이 구분되지 않는다.

 

해발 4,556m에 펼쳐진 호수지만 고산증은 덜하다. 라싸에서 여기까지 오는 며칠 동안에 어느 정도 고산에 적응이 되었기 때문이다. 호수 북쪽 인근에 있는 성산 카일라스가 예로부터 티베트 불교에서는 ‘우주의 중심’이라 불려왔는데 이곳 마나사로와르 호수는 ‘우주의 자궁’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카일라스 설산 빙하가 녹아내려 이 호수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앞서의 얌드록쵸와 남쵸가 남성적인 중후장대의 느낌이라면 마나사로와르는 섬세한 마음의 어머니 품처럼 고요하고 아늑하다. 히말라야의 한 줄기인 해발 7,694m의 설산 나모나니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기 때문에 더욱 더 그래 보인다. 인도와 네팔 국경에 아주 가까운 마나사로와르 호수는 카일라스산과 함께, 티베트 불교는 물론 힌두교에서까지 성지로 여겨진다.

 

 

 

찾아가는 교통편

청두나 시안을 거쳐 라싸로 들어가는 항공편이 일반적이다. 나올 때는 라싸에서 칭짱열차를 타고 시안을 거쳐 귀국길에 오르는 게 좋다.

 

소요 예산

서티베트 여행 가격은 10여 일인 경우 200만~250만원 수준, 2주 여행은 150만~200만원 정도면 무난하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서티베트 자유여행의 경우는 여름철 우기나 동절기는 피하는 게 좋다. 역시 봄과 가을이 가장 무난하다.

 

기타 여행 팁

중국어를 전혀 모르면 중국 자유여행은 불가능하다. 자유여행 경우는 중국어 가능 인력 포함한 4인 1조 여행이 비용 등 모든 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글, 사진 이영철 사진 셔터스톡

 

 

[이런 기사 어때요?]

 

>> [전성기TV]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의 폭포들

 

>> 1000년 역사를 걷다, 산티아고 순례길

 

>> 60세에 처음 떠난 배낭여행으로 책까지 낸 고구마 농사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