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보다 나쁜 음식이 있다? 의사도 몰랐던 설탕의 진실

기사 요약글

설탕 경계론은 날이 갈수록 드높아지고 있다.

기사 내용

 

 

각종 성인병의 원인 설탕 경계론

 

그동안 설탕이 충치와 비만은 물론,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며 심지어 여러 가지 암과 알츠하이머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근거가 제기되면서 설탕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이를 뒷받침해줄 도서 가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게어리 토브스가 최근 펴낸 는 한마디로 ‘설탕 경계론’이다. 설탕이 인체에 미치는 해악을 생각한다면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하지만, 관련 업계의 지원을 받는 학계에서 진상을 호도함에 따라 설탕은 여전히 주된 감미료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우리의 건강을 좀먹고 있다.

사람들은 담배의 해악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설탕은 달콤한 맛에 취한 때문인지, 해독에 대한 경각심이 담배에 비해 훨씬 무디다. 이것이 설탕을 ‘21세기 담배’로 규정한 배경이다. 저자는 미국의 경우 당뇨환자가 전례 없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비만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어린이 중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앓는 숫자가 무려 10%에 육박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현상이 모두 설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설탕이나 사탕하면 충치 정도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여러 가지 암과 알츠하이머, 나아가 장기간 지속되는 여러 퇴행성 질환도 지나친 설탕 소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여론 호도는 이런 인식 부족이나 무지를 활용한다. 의료계와 영양학계, 그리고 관련 업계까지 나서면 진상 은폐나 사실 호도는 한층 손쉬워진다.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원이 찾아낸 문헌에 따르면 거대 제당산업이 1960년대에 하버드대학에 재직하는 학자 3명을 매수해 심장질환의 주된 발병 요인이 설탕임에도 그 자리에 설탕 대신 포화지방을 갖다 놓는 식의 연구결과를 내놓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카콜라나 캔디 제조업체들도 영양학계에 손을 뻗쳐 넉넉하게 연구비를 지급하는 형태로 설탕 섭취와 비만 유발의 상관성을 희석시키는 여론 호도를 일삼았다.

 

 

설탕연구재단에서 내놓은 왜곡된 연구결과

 

 

제당업계는 이미 제2차세계대전 때부터 진상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미국의학협회는 설탕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배급제로 설탕 소비를 억제하자고 제안하자, 제당업계는 즉각 설탕연구재단(SRF)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이 재단이 설탕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왜곡된 연구결과를 계속 내놓았음은 물론이다. 

하버드대학 학자 3명의 사실 호도도 이 재단의 뒷받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950년대에는 칼로리 소비량을 따지는 풍조에 편승해 비만의 원인을 칼로리 과잉 탓으로 돌리는 여론 조성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재단은 설탕 티스푼 하나의 열량이 16칼로리에 불과한데 비만의 원인을 몽땅 설탕에 뒤집어 씌운다고 총공세를 벌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의학계의 새로운 연구결과가 인체에 미치는 설탕의 해독을 계속 뒷받침하자 제당업계는 신문지면을 도배하는 식의 광고 캠페인으로 맞섰으나 큰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화지방이 제당업계의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미국심장학회가 심장질환의 주요 발병요인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지목한 것이다. 

 

 

‘무설탕’이란 이름으로 쓰이는 설탕 대체제

 

 

그러나 심장질환과 당뇨의 가장 두드러진 전조가 대사증후군이고 이런 증후군의 증상과 원인으로는 비만과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이 꼽힌다. 그런데 인슐린 저항성과 비만, 그로 인한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요인이 다름아닌 설탕이라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요인이 설탕이라면 결국 비만과 당뇨, 심장질환의 유발 요인도 된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이처럼 설탕이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요즘에는 단맛 나는 액체 시럽 형태의 액상 과당이 널리 쓰인다. 그러나 액상 과당은 설탕과 다름없이 해롭기 때문에 가령 액상과 당을 첨가한 제품을 ‘무설탕’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이런 액상 과당 제품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단맛 경계심을 허물어뜨리면서 미국인들은 다시 한번 감미료에 빠져들었다. 

그 사이에 스포츠음료나 저지방 요구르트 같은 제품이 건강식품 행세를 했다. 이처럼 기업의 영리 추구와 탐욕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행태가 미국 사회에서만 사회에서만 횡행할까.  우리 사회와 주변도 눈여겨 살펴봐야 할 일이다.

 

 

홍수원(전 한겨레 논설위원, 라이나전성기재단 언론재능나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