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넘어 기술 배워도 취직할 수 있을까?

기사 요약글

결론부터 말한다면, 가능하다. 심지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기사 내용

 

“사람은 역시 기술이 있어야 해”

 

사무직에서 퇴직한 중년들이 한탄 어린 목소리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기술직은 퇴직 연령이 사무직보다는 늦기 때문이다. 그럼 쉰 넘은 중년은 기술을 배우기에 늦은 나이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 많은 중년이 기술직 재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8년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50세 이상은 6만3929명으로, 5년 전인 2013년 대비 5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기술교육 프로그램이 신설되거나 중장년을 대상으로 전문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50+ 세대는 젊은 세대가 선호하지 않는 취업처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중년들의 자격증 취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퇴직한 중장년은 어디에서 기술을 배우고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교육비 전액 무료! 서울동부기술교육원

 

서울 강동구에 자리한 서울동부기술교육원은 1953년부터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고 배출한 교육원으로, 과거 ‘직업전문학교’라 불리다가 2012년 서울특별시 동부기술교육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다양한 교육을 펼쳐왔다.

최근 몇 년 전부터 40대 이상의 입학 비율이 40% 이상에 달할 정도로 높아지면서 중년을 위한 배움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교육과정은 물론 자격증 취득부터 취업 정보와 알선까지 전액 무료로 받을 수 있어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서울기술교육원은 동부, 중부, 북부, 남부 4개 기관이 있습니다. 모두 서울시에서 전액 지원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요. 저희 동부기술교육원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학과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편하고 개정하면서 입학생들이 취업 후 현장에 투입됐을 때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초부터 실무까지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전혀 경험이 없는 중년들도 교육 후 전문가로 일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은행이나 대기업, 중소기업에서 간부로 퇴직하신 분들이 새롭게 직장을 구하기 위해 교육원의 문을 두드리는 추세입니다.”

서울동부기술원의 공동훈련센터 오미영 센터장은 인생 2라운드를 위해 교육원을 찾은 중년들의 경우 젊은 세대 못지않게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취업률 역시 높은 편이라고 전한다. 고전적으로 취업이 잘되는 전기나 에너지 진단 설비, 특수용접과부터 최근 들어 사람이 몰리고 있는 웹표준코딩이나 서버 보안, 3D프린팅융합디자인과 등은 다른 교육기관에는 없는 장비 및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Q 중년에게 인기 있는 과는?

전기계측제어과, 전기공사과 등 전기를 다루는 과정은 다 인기가 좋다. 자격증 취득 후 거의 바로 취업이 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전기 분야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어 실무 경험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익힐 수 있다. 또한 연차에 따라 월급이 잘 오르는 편이라 중년들이 재취업을 위해 많이 배운다.

그다음 인기 과는 조경관리다. 식재부터 설계, 포장 공사, 수목관리, 시설물관리 등 조경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관련된 실무를 모두 배울 수 있다. 교육 이수 후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에 매우 유리한데, 특히 중장년은 공공기관의 기간제 직원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Q 동부기술교육원에 입학하려면?

등본상 서울시 거주자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모집 요강에 따라 서류를 접수하고 면접을 통과하면 입학할 수 있는데, 인기 있는 과정은 지원자가 몰리는 경우가 많아 면접이 중요하다. 면접 통과는 사실상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기술교육원은 취업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면접 시 취업에 대한 의지와 목표 의식 등이 주효한 점수로 작용하며, 교육과정이 최소 6개월에서 1년으로, 끈기 있고 성실하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Q 자기 부담 교육비가 있나?

서울시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전액 무료다. 점심 식사도 제공한다.

 

 


 

interview

ICT서버보안과 이수 후 취업 성공한 최명석 씨(46세, 서울메트로환경 시설관리)

 

 

Q 지금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3년째 서울메트로환경에서 시설관리와 보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공조기나 수도, 전기 시설 등을 점검하고 서버와 네트워크 관리까지 합니다.

 

Q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자영업을 쭉 해오다가 부모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병원에 모시고 오가야 했기 때문에 일을 접게 됐습니다. 이전에 취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이력서 같은 건 써본 적도 없고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가게를 접은 뒤 생계가 막막했습니다. 그러다가 집 근처에 있는 동부기술교육원을 알게 되었고 교육을 받게 됐습니다. 

 

Q 기술교육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나요?

1년 동안 서버 구축 및 운영, 네트워크 관리 등을 배우는 ICT서버보안 교육과정을 들었습니다. 어릴 때 정보처리를 배웠던 기억이 나서 한번 해보자고 한 것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정보기기운용기능사 등 자격증도 딸 수 있었고요. 이전에 한번도 배워본 적도, 해본 적도 없었지만 기초부터 배울 수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Q 취업 과정은 어땠나요?

교육원과 연계된 기업에서 원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뽑는다는 모집 공고를 내면 교육원에서 연계해줍니다. 저는 처음에 L기업으로 취업을 했는데 서울메트로환경으로 고용승계가 되면서 이쪽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Q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주간 야간 번갈아가면서 일을 하는데, 오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근무를 하면 하루 쉬고 그다음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식입니다. 오후에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하는 일이 많아서 지금 근무하는 시간대가 저한테는 잘 맞습니다. 급여는 평균 200만원 정도로, 야간 근무일 경우 수당을 더 받습니다. 

 

Q 나이가 있어도 이 일을 잘할 수 있나요?

기업에서 젊은 사람을 선호하는 건 사실이라 어릴수록 취업에 유리하긴 합니다. 그런데 젊은 친구들은 오래 버티지 못해서 결원이 많이 생기는데 중년들이 그 사이를 메웁니다. 시설관리나 네트워크 업무는 근무시간대도 그렇고 일이 험한 편이라 젊은 사람보다는 경력이 좀 부족해도 중년들이 덤덤하게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취업이 됐어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교육을 받고 자격증도 땄지만 부족한 게 느껴져서 사이버대학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나이가 크게 문제 될 것 같진 않습니다.

 


 

info. 서울동부기술교육원 모집 일정

원서 접수 7월 8일~8월 23일(건물 보수는 7월 26일까지)
문의 02-440-5500

과정별

학과

정원

주간 6개월

가구디자인

40

건물보수

40

글로벌한식

30

패션산업디자인

40

현대건축시공

40

3D프린팅융합디자인

30

야간 6개월

건물보수

30

건축인테리어

40

관광조리

40

그린카정비

40

디저트브런치

30

디지털콘텐츠디자인

40

에너지진단설비

30

웹표준코딩

30

의상디자인

30

전기공사

40

 

 

기획 서희라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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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
희망 듬뿍입니다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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