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트레커들도 도전할만한 설산과 빙하 호수 코스, 뉴질랜드 후커밸리

기사 요약글

뉴질랜드 최고봉 마운트쿡 주변의 트레킹 명소 중 가장 인기 있는 ‘후커밸리 코스’를 소개한다.

기사 내용

 

뉴질랜드 여행은 북섬보다는 남섬이 우선이다. 남섬의 대자연을 대표하는 것은 두 군데. 섬의 서남단을 중심으로 장쾌하게 펼쳐진 피오드랜드 지역과 그 위쪽으로 등뼈처럼 길게 뻗은 서던알프스산맥이다. 두 지역의 대표 명소 하나씩만 고르라면 간단하다.

피오드랜드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밀퍼드 트랙이 있고, 서던알프스에는 뉴질랜드 최고봉인 마운트쿡이 있다. 마운트쿡 주변의 단거리 트레킹 명소 중 가장 인기 있는 ‘후커밸리 코스’를 소개한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남태평양 타히티 마오리족이 카누를 타고 오면서 뉴질랜드에 사람의 발길이 처음 닿았다. 그들은 이곳을 ‘길고 흰, 구름의 땅’이라는 뜻의 ‘아오 테아 로아(Ao Tea Roa)’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600년이 흐른 후 네덜란드인 아벨 타스만이 이 땅에 내렸다. 서양인 최초였다. 그는 고국 네덜란드 해안의 ‘질랜드’란 지명에 ‘New’ 자를 붙여 이곳을 뉴질랜드라 이름 지었다.

다시 100년이 지나자 이번에는 캡틴쿡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영국인 ‘제임스 쿡’이 이 땅에 내렸다. 그가 뉴질랜드를 탐험하고 알리면서부터 서양인의 이주가 본격화되었다. 

서던알프스는 남섬의 서해안을 남과 북으로 길게 이어가는 험준한 산줄기이다. 서던알프스산맥에서 우두머리는 해발 3,754m인 마운트쿡으로, 원래 이름은 ‘아오라키(Aoraki) 마운트쿡’이다.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봉우리’라는 뜻의 마오리어와 제임스 쿡 선장의 이름이 합쳐져 산 이름이 되었다.

 

 

마운트쿡 주변에는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짧은 트레킹 코스가 여덟 개나 포진해 있다. 만년설로 뒤덮인 아오라키 마운트쿡 정상은 전문 산악인들에게 맡기고, 일반 트레커들은 마운트쿡 아래의 이 코스들을 느긋이 트레킹하면 좋다.

퀸스타운에서 6번과 8번 고속도로를 갈아타며 북으로 다섯 시간을 달리면 푸카키 호수에 도착한다. 마운트쿡에서 녹은 빙하가 남으로 흐르고 흘러 드넓은 호수가 되었다. 주변 여러 곳에 버스가 정차해 있고, 잠시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하나같이 호수와 그 건너 설산들을 응시하며 감탄하고 서 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좁아진 국도를 따라 호숫가를 30분 넘게 달리다 보면 마운트쿡의 관문인 마운트쿡 빌리지에 도착한다. 거대한 마운트쿡 산군에 가로막혀 더는 길이 없는 종점 마을이다. 넓은 평원에 병풍이 둘러쳐진 모양새, 사방에서 수직으로 솟은 설산들의 위용이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황량한 아름다움이 적절한 표현이기도 하다.

 

 

후커 빙하호는 마운트쿡 바로 아래에 있는 호수이다. 설산의 빙하가 녹아내려 고인 빙하수는 남쪽 아래로 흘러 뮬러 호수와 합쳐진다. 그리고 후커강을 따라 흐르다 남쪽 멀리에 있는 드넓은 푸카키 호수로 합쳐진다.

후커밸리 트레킹은 후커강을 거슬러 후커 계곡을 걸어올라 후커 호수까지 다녀오는 여정이다. 후커 호수는 해발 877m이다. 760m인 마운트쿡 빌리지에서 고도차 100여m 정도만 오르는,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지 트레킹이다.

무심코 걷는 와중에 홀연히 만나는 알파인 추모탑은 거대 설산을 배경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탑에는 ‘1914년 2월 마운트쿡에서 산사태를 만나 숨져간 시드니 킹과 일행 셋을 기리며 동료이자 친구들이 세웠다’고 적혀 있다. 

 

 

웨이크필드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자갈길을 걷는다. 후커강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가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잠시 머문다. 뮬러 호수 전망대이다. 뮬러 호수는 세프턴산 골짜기와 건너편 마운트쿡 골짜기 아래 놓인 거대한 빙하호이다. 낮은 돌담을 쌓아 만든 전망대는 맞은편 마운트쿡을 배경으로 뮬러 호수와 후커강이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다. 안내판에 기록된 지질 변천의 역사 글이 인상적이다.

‘100년 전 이 계곡은 빙하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지금 그 빙하는 계곡 위에 조금씩만 남아 있을 뿐이다. 빙하가 녹다 남은 얼음들이 정처 없이 호수를 떠다니고 있다.’

 

 

마운트쿡을 뒤덮던 빙하들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후커 호수로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호수까지는 각각 20명 이내로 인원이 제한되는 구름다리가 3개 있다. 바람이 심한 날에는 다리의 흔들림이 심하다. 다리와 다리 사이에 많은 구간에 걸쳐 나무 데크길이 놓여 있어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다. 더욱이 마운트쿡 설산 봉우리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묘한 감흥을 준다.

 


 

찾아가는 교통편

남섬의 중서부 지역에 위치한다. 북동쪽으로 크라이스트 처치와 남서쪽으로 퀸스타운을 위아래 둔 가운데 위치이다.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남서쪽으로(1번과 8번 고속도로를 번갈아가며) 6시간 정도, 퀸스타운에서도 북동쪽으로(6번과 8번 고속도로를 번갈아가며) 6시간 정도 걸린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

겨울철을 포함하는 5~10월 기간을 피해 나머지 6개월 기간 중에 선택하면 좋다. 복잡한 여름휴가 시즌을 피한다면 2월 중순부터 4월까지가 좋다. 이 기간 3개월이 전형적인 봄가을 날씨이기도 하다.

 

소요 예산

마운트쿡 빌리지에서 숙박지는 두 유형이다. 럭셔리한 허미티지 호텔이 있고, 마운트쿡 백팩커스로지, 마운트쿡 유스호스텔, 아오라키 알파인 로지 등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도미토리식 호스텔이 서너 군데 있다. 

 

여행 팁 

트레킹은 대개 허미티지 호텔 앞이 출발점인데 주변에 8개 트레킹 코스가 포진되어 있다. 모두 마운트쿡 주변의 산과 계곡이나 빙하 호수 주변을 오르내리는 코스들이다.

먼저, 허미티지 호텔 주변의 숲을 한 시간 내외로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두 개 있다. 일출이나 일몰 시간이면 근사한 뷰를 선사해주는 가장 짧은 글렌코 스트림(Glencoe Stream) 코스와 울창한 삼림지대를 걷는 한 시간짜리 거버너스 부시(Governors Bush) 코스이다.

멀리 떨어진 빙하 호수까지 다녀오는 두서너 시간짜리 평지 트레킹 코스도 3개 있다. 마운트쿡과 가장 가까워지는 후커밸리(Hooker Valley) 코스와 키아 포인트(Kea Point) 코스 그리고 타스만 빙하호(Tasman Glacier Lake) 코스이다.

가파른 산행 코스도 3개 있다. 해발 1,143m에 위치한 레드탄스(Red Tarns)와 해발 1,250m의 실리탄스(Sealy Tarns) 그리고 해발 1,830m까지 올랐다 내려오는 뮬러헛(Mueller Hut) 코스이다. 빌리지 해발이 760m이므로 세 코스 모두 낮게는 400m에서 높게는 1,000m까지 고도차가 있다.

 


기획 서희라  과 사진 이영철

 

이전글

3만원 내도 될까? 다들 경조사비 얼마 내세요?

다음글

나무에서 인생을 만나는 책 <나무의 시간>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