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건강 - 자궁내막염으로 병원에 간 A씨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50대 초반의 주부 A 씨가 복부 팽만감을 느끼기 시작한 건 근래 들어서다. 늘 먹던 밥인데도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했고, 아랫배는 꼭 가스가 찬 것처럼 땡땡했다. 혹시 체기가 있나 싶어 여러 번 소화제를 챙겨 먹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A 씨가 이것이 소화계통의 문제가 아님을 직감한 건 팬티에 다량의 갈색 분비물이 묻어나면서부터. 생리 때가 아닌데도 묽은 피가 비치는가 하면 비릿하고 불쾌한 냄새까지 났다. 질염이 아닐까 싶어 약국에서 파는 질정제를 사용해보기도 했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산부인과 진료를 받게 된 A 씨는 의사로부터 자궁내막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일종의 막인데 자궁경부나 질을 통해 여러 세균(클라미디아, 결핵, 기타 병원체 등)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대개 출산 전후나 자궁경부염, 골반염을 앓는 경우 발생하며 루프 시술이나 점막의 자궁근종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중년 여성은 물론 폐경기 여성에게까지 나타날 수 있는 자궁질환으로 꼽힌다. A 씨의 경우처럼 단순한 소화불량 정도로 치부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폐경기 여성이 비정상적인 출혈을 경험할 경우 약 1/5이 자궁내막암 판정을 받는다고 하니 제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초진

 

병원을 찾는다면 의사는 먼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복용 중인 약은 없는지, 과거 산부인과 적 수술을 했거나 호르몬 치료 등을 받은 경험은 없는지, 기타 질환을 앓고 있진 않은지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할 것이다. 마지막 월경일이나 생리 주기 등 산부인과 진료에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은 미리 인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초음파 검사

 

정기검진이 아니고서야 환자는 대개 평소보다 심한 생리통, 전에 없던 하복부 통증, 비정상적인 출혈 등 이상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확히 어떤 부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실시되는데 자궁질환과 관련해 가장 기본적인 검사가 바로 질초음파(가늘고 긴 탐촉자를 질에 삽입해 자궁, 난소 등 골반 내부를 관찰)다. 복잡한 마취나 큰 통증 없이도 비교적 정확한 상태 파악이 가능해 여러 자궁질환을 발견하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자궁내막염이 의심돼 초음파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골반염(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을 방치해 세균이 자궁을 거쳐 골반까지 타고 올라가 염증을 일으킨 경우), 자궁근종(자궁 근육층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경우로 대부분 양성이다), 자궁선근증(비정상적인 내막 조직이 자궁벽을 파고 들어가 자궁의 크기가 커지는 경우), 난소낭종(난소의 점막에 생긴 양성 종양으로,폐경 이후 여성에게 발견될 경우 난소암일 확률이 높다), 자궁축농증(자궁경부가 막혀 분비물들이 제때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고름), 자궁내막 폴립(양성 종양)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조직검사, 자궁 내시경검사

 

초음파검사에서 암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된 경우 자궁경부나 내막 등 문제 부위의 조직을 채취해 따로 암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작은 솔에 자궁경부의 세포를 묻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지만 안쪽에 있는 내막 조직 검사는 플라스틱 튜브를 자궁경관 내 삽입해 내막 조직을 흡인하는 제트 흡인술 또는 수면 마취 후 자궁내막의 조직을 긁어내 세포를 관찰하는 자궁내막 소파술을 시행하는 등 좀 더 복잡해진다. 자궁내막 소파술의 시술 시간은 10~30분 정도. 최근에는 직접 눈으로 자궁내막을 확인하며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자궁 내시경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는 수액을 넣어 자궁을 팽창시킨 뒤 내시경 기계를 삽입해 모니터를 통해 자궁 내부의 이상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통증이 적다. 시술 시간은 15~30분 정도.

 

항생제, 호르몬 치료

 

여러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암이나 기타 외과적 치료가 필요한 병이 발견됐다면 즉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단순한 자궁내막염 진단을 받았다면 항생제 치료(주사로 맞는 것과 약을 복용하는 것)나 호르몬 치료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폐경 후에는 난소의 호르몬 분비가 떨어져 자궁내막이 점차 얇아지는 위축성 자궁내막염의 양상을 띄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데, 이 경우 질정제 요법을 우선 사용하게 된다. 이 치료는 단기간에 걸쳐국소적으로만 시행하기 때문에 전신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좋으며 만약 이 치료가 듣지 않는 경우에는 호르몬 약을 복용하게 된다. 가끔 출혈이나 염증이 심할 경우(자궁 축농증 등) 자궁내막 소파술을 시행하거나 입원해 항생제 주사 치료를 시행하게 되지만 대부분 위의 과정을 거쳐 회복이 가능하다.

 

자궁 건강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이수윤 교수(사진)

  • □ 작은 일에 짜증이 나거나 신경이 예민해진다
  • □ 눈이 쉽게 충혈되고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
  • □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 근육이 잘 뭉친다
  • □ 아무런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린다
  • □ 방광염에 자주 걸리며 요실금 증세가 나타난다
  • □ 뚜렷한 원인 없이 허리가 자주 아프다
  • □ 소화가 잘 안 된다
  • □ 손과 발 등 몸이 잘 붓는다
  • □ 더웠다 추웠다 하는 증세가 반복된다
  • □ 월경주기가 일정하지 않고 성욕이 저하된다
  • □ 질염이나 냉대하가 재발한다
  • ※위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되면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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