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호 표지모델, 강수진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기형적으로 변한 당신의 발가락 사진이 큰 화제가 됐죠. 왼쪽 정강이뼈에 금이 간 상황에서도 이를 꽉 물고 다시 무대에 섰어요. 그렇게 지독하게 연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예요?

어떤 선택을 앞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둘 중 하나예요. 할까, 말까.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게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어준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 안 해요. 그게 더 편하거든요. 저는 그런 선택의 순간에 할지 말지만 생각했어요. 힘들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정신적으로 금방 무너져버리니까. 또 하나 제가 선택한 일에 책임을 지고 싶었어요. 안 하면 안 했지 일단 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노력하는 게 맞잖아요. 그게 반복되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견고한 믿음이 생기는 거죠. 저랑 일해본 사람들은 잘 알아요. 아침에 열이 40도 이상 나지 않는 한, 어떤 일이 있어도 예정된 하루 일과를 끝낼 거라는 점을요.

 

내년 은퇴 무대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관객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든 상관없어요. 어떤 공연이든 저는 항상 똑같이 다 중요했거든요. 그게 은퇴 공연일지라도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으려고 해요. 물론 무대를 내려오면서 슬프긴 하겠죠. 내가 평생 해온 것과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니까. 하지만 은퇴를 하는 시점에 또 다른 삶이 시작될 거란 걸 알아요. 아마 제 성격으로 봤을 때 소파에 누워 있기만 하진 않을 것 같고요(웃음). 근데 그건 그때 가서 봅시다. 예술감독 임기가 2년 더 남은 지금 시점에서는“내년에 내가 이렇게 기억됐으면 좋겠어요”가 아니라 오늘 국립발레단을 위해 뭘 할지를 더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또 내일 닥친 일에 100% 열중하면서, 책임지고 사는 게 그게 내 삶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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